크로우암스트롱 끝내기 홈런, 오타니 MVP 흔들린 이유
아침에 폰을 켰는데 포털 실시간 순위에 '화이트삭스 컵스'가 올라와 있더라고요.
야구 안 보는 지인까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볼 정도였어요.
범인은 컵스 중견수 피트 크로우-암스트롱, 줄여서 PCA였습니다.
1회 초구를 리드오프 홈런으로 넘기더니, 연장 10회에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를 자기 손으로 닫았거든요.
오타니 이름이 뒤로 밀리는 날이 있나 싶었는데, 하필 그날이 이날이었어요.

"이런 선수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 그날 리글리필드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컵스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이 경기 첫 타석과 마지막 타석을 모두 홈런으로 끝내면서, 오타니 쇼헤이의 4년 연속 MVP 시나리오가 처음으로 크게 흔들렸어요.
흩어진 보도를 날짜로 붙여보면 이게 하루짜리 소동이 아니라는 게 보이더라고요.
- 2026년 5월 — 크로스타운 클래식 도중 화이트삭스 여성 팬과 설전, 욕설 섞인 발언으로 5,000달러 벌금과 공개 사과
- 8월 6~8일 — 오타니와 나란히 멀티 홈런을 치며 MVP 경쟁 점화
- 8월 10일 — 미 칼럼니스트 밥 나이팅게일의 전망이 머니투데이를 통해 국내 소개
- 8월 17일(현지) — 리글리필드에서 리드오프 홈런 +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 컵스 7-5 승
- 8월 19일 새벽(한국시간) — 두 선수 WAR 비교 기사가 확산되며 포털 실시간 트렌드 급상승

초구가 그대로 담장 밖으로 나가더라고요
현지 8월 17일 밤, 리글리필드였어요.
상대는 같은 시카고를 연고로 쓰는 화이트삭스, 이른바 크로스타운 클래식이었죠.
1회 첫 타자로 나온 PCA가 초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리드오프 홈런을 만들었습니다.
여기까지도 충분히 좋은 날인데, 진짜는 뒤였어요.
경기가 연장으로 넘어갔고 10회에 그의 방망이에서 끝내기 2점 홈런이 나오면서 컵스가 7-5로 이겼습니다.
이날 최종 성적이 5타수 4안타(2루타 1개·홈런 2개) 3타점 1볼넷 1도루.
OptaSTATS 집계로는 한 경기에 이걸 전부 묶어낸 선수가 MLB 역사상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초구 홈런으로 열고 경기 마지막 투구를 홈런으로 닫은 건 엘리아스 스포츠 기준 약 70년 만의 장면이에요.
리드오프 홈런과 끝내기 홈런을 한 경기에서 동시에 친 건 역대 여섯 번째고요.
빅 파워, 대린 어스태드, 리드 존슨, 이안 킨슬러, 크리스 영 다음이 이 24살 중견수입니다.
"이것이 바로 위대한 선수들이 하는 일이다" — 크레이그 카운셀 컵스 감독
"이런 선수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 이마나가 쇼타
"피트가 MVP라고 말하고 싶다" — 컵스 불펜투수 제이콥 웹
(국내 매체가 옮긴 번역문이고, 영어 원문은 확인하지 못했어요)

"2년 연속 30-30" 컵스 구단 역사에선 처음
이 끝내기 홈런에는 기록이 하나 더 달려 있었어요.
시즌 30호 홈런이자 31도루와 짝을 맞춘, 2년 연속 30홈런-30도루였거든요.
컵스 구단 역사에서 2년 연속 30-30은 이번이 처음이고, MLB 전체로도 열 번째입니다.
앞선 아홉 명 명단이 좀 무섭습니다.
윌리 메이스, 바비 본즈, 론 간트, 배리 본즈, 블라디미르 게레로, 알폰소 소리아노, 라이언 브론, 바비 위트 주니어, 호세 라미레즈.
게다가 126경기 만에 도달해 지금 페이스면 40홈런-42도루 언저리라니, 이건 좀 반칙 아닌가 싶더라고요.

"선구안이 달라졌다" — 컵스에서 그가 차지한 자리
왜 하필 1번 타자냐면, 올해 이 선수의 출루 쪽이 실제로 달라졌기 때문이에요.
2026시즌 출루율 .379, 장타율 .550, OPS .929.
현지에서는 이 변화의 배경으로 알렉스 브레그먼의 조언을 언급하는 얘기가 나옵니다(선구안 개선에 영향을 줬다는 취지예요).
여기에 중견수 수비가 얹힙니다.
2025년 내셔널리그 중견수 골드글러브에 올해 수비 지표 OAA +22.
2025시즌 올스타·골드글러브·All-MLB 세컨드팀까지 받은 뒤, 올해는 방망이까지 붙어서 '공수 양면 완성형'이라는 평가로 넘어간 케이스예요.

컵스 입장에서 의미는 더 큽니다.
이 팀은 2016년 크리스 브라이언트 이후 리그 MVP를 배출한 적이 없어요.
PCA가 받으면 10년 만이고, 그것도 2020년 메츠 1라운드 지명 선수를 트레이드로 데려와 2023년 데뷔시켜 여기까지 키운 결과라 구단 서사가 완전히 달라지죠.
"오타니도 그날 5타수 4안타였다" — 숫자로 본 두 사람
웃긴 건 오타니도 같은 날 미쳤다는 거예요.
콜로라도 원정에서 시즌 28~29호 연타석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3타점, 다저스는 11-5로 이겼습니다.
같은 날 둘이 똑같이 5타수 4안타 3타점. 짜고 친 거 아닌가요.

| 항목 | 크로우-암스트롱 | 오타니 쇼헤이 |
|---|---|---|
| 포지션 · 나이 | 컵스 중견수 · 24세 | 다저스 지명타자 · 32세 |
| 팬그래프 WAR | 8.2 (리그 1위) | 7.0 |
| bWAR | 7.7 | 6.7 |
| 홈런 | 30 | 29 |
| 타율 / OPS | .281 / .929 | .294 / .945 |
| 도루 | 31 | 자료 없음 |
| 수비 | 중견수 OAA +22, 2025 골드글러브 | 현재 지명타자로만 출전 |
| 투수 성적 | — | 14경기 8승 2패 ERA 1.79 |
오타니의 타율·OPS·투수 성적은 8월 10일 보도 기준이고, 홈런과 WAR은 8월 17일 경기까지 반영된 값이에요.
PCA 성적은 8월 18일 국내 보도 기준(480타수 135안타 포함)입니다.

지표가 갈리는 지점은 의외로 단순해요.
타율과 OPS 같은 타격 수치는 오타니가 앞서는데, 종합 지표인 WAR은 PCA가 팬그래프 기준 8.2 대 7.0으로 앞섭니다.
PCA는 중견수로 매 경기 수비를 소화하면서 도루 31개까지 얹는 반면, 오타니는 후반기 들어 타석에서만 값을 만들고 있거든요.
그래서 변수는 하나로 좁혀집니다. 오타니의 마운드 복귀요.
오타니는 올해 이미 14경기를 던져 8승 2패 평균자책 1.79를 남겼고 그 기록은 시즌 성적에 이미 들어가 있어요.
다만 지금은 등판 없이 지명타자로만 나오는 상태라, 남은 시즌에 다시 오르면 그만큼 던진 이닝이 더 쌓이는 거죠.
밥 나이팅게일은 8월 10일 보도에서 "오타니가 마운드로 돌아오면 다섯 번째 MVP가 유력, 못 돌아오면 PCA가 2016년 브라이언트 이후 컵스 첫 MVP"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말 선택을 후회한다" — 5월의 그 사건은 어떻게 됐나
지금 그를 두고 '악동' 프레임이 붙는 건 5월 사건 때문이에요.
같은 화이트삭스와의 크로스타운 클래식 도중, 수비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온 직후 상대 팬과 욕설 섞인 설전이 벌어졌거든요.
결과는 5,000달러 벌금과 공개 사과. 그걸로 절차상 종결됐습니다.
본인은 "말 선택을 가장 후회한다, 어린 팬들이 SNS에서 그 장면을 보게 될 거라는 게 속상하다"는 취지로 사과했어요.
카운셀 감독은 "피트가 단어 선택에서 실수했다, 실수했고 우리는 넘어가야 한다"고 정리했고요.
당사자와 감독이 같은 방향으로 마무리한 건 분명합니다.

여론은 갈립니다.
미국 쪽에선 "상대 팬이 먼저 도발했는데 그 정도도 못 받아치면 어쩌냐"는 옹호(OutKick 보도)와 "돈 많이 받는 진상"이라는 강한 비판(TotalProSports)이 동시에 나왔어요.
반면 국내 보도는 '동료 챙기는 오타니 vs 팬에 폭언한 PCA'라는 대비 프레임이 강해서, 같은 사건인데 온도가 꽤 다르더라고요.
지금 확정된 것과 아직 아닌 것
- 8월 17일(현지) 화이트삭스전 5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 컵스 7-5 승 NBC스포츠·ABC뉴스·야후스포츠 등 미 다수 매체가 같은 날 보도
- 2년 연속 30홈런-30도루 달성, 컵스 구단 역사상 최초 끝내기 홈런이 시즌 30호로 기록(NBC스포츠 8월 18일)
- 5월 팬 설전 건은 5,000달러 벌금과 공개 사과로 종결 MLB.com·야후스포츠 보도
- 오타니의 정규시즌 마운드 복귀 여부 구단이 복귀 시점을 밝힌 적은 없고, 밥 나이팅게일의 8월 10일 전망이 근거의 전부
- 오타니의 무릎 문제라는 설명 커뮤니티 중심으로 도는 얘기로, 머니투데이 원문은 부위·경위를 특정하지 않음 — 미확인

MVP 투표는 시즌이 끝나야 열리니까 결론은 아직 한참 남았어요.
다만 리그 최고 선수 자리를 놓고 24살 중견수가 오타니를 이 정도로 밀어붙이는 시즌, 저는 이게 올해 야구에서 제일 재밌는 그림이라고 봅니다.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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