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노 한국 임시감독 내정, 이사회만 남았다
오늘 아침부터 축구 커뮤니티 타임라인이 한 이름으로 도배됐습니다.
로베르토 모레노.
루이스 엔리케 옆에 10년 넘게 붙어 있던 그 코치 맞습니다.
2022년 벤투 후임 공모 때 클린스만한테 밀렸던 그 사람이, 4년 만에 다시 한국 대표팀 문 앞에 섰거든요.
다만 아직 '오피셜'은 아닙니다 — 이 차이가 오늘 글의 핵심입니다.

지금 확정된 건 어디까지일까요?
오늘(9월 1일) 오전 스포츠조선이 단독으로 터뜨렸고, 40분쯤 뒤 중앙일보가 같은 내용을 확인 보도했습니다.
내용은 짧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임시 감독으로 로베르토 모레노를 내정했고, 협상까지 이미 끝냈으며, 남은 건 이사회 절차뿐이라는 것.
그런데 여기서 딱 한 글자가 빠져 있죠. '오피셜'이요.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으로 KFA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커뮤니티 반응도 딱 그 지점에 걸려 있더라고요. 루리웹 쪽에서는 "오피셜은 안 떴지만 스포츠조선 단독이면 신뢰도는 높다"는 식이었고요.
그래서 오늘은 무엇이 확정이고 무엇이 아직 절차 대기인지부터 갈라놓고 시작하겠습니다.
- 모레노 임시 감독 내정 · 협상 마무리 9월 1일 오전 스포츠조선 단독 보도, 중앙일보 확인 보도. KFA 이사회 통과 절차만 남은 상태
- 최종 후보 5인 대상 온라인 면접 완료 8월 20~21일 전력강화위원회 진행, 외부 위원 3명 포함
- 협상단 스페인 출국 후 8월 31일 귀국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 등, 우선협상 대상자와 조건 조율
- 임시 체제가 2027 아시안컵까지 이어질 가능성 스포츠경향 보도 기반 관측 — 협회장 선거 일정 불투명, 확정 아님
- 연봉·코칭스태프 규모 등 세부 조건 전면 미공개 — 어느 매체도 숫자를 못 적고 있습니다

모레노, 대체 어떤 감독일까요?
1977년생, 만 49세, 스페인 국적입니다.
제일 재밌는 건 선수 경력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에요.
프로 무대를 밟아본 적 없는 무명 출신이 영상분석가로 시작해서 20대에 지도자 판으로 넘어왔습니다.
2011년 AS로마에서 루이스 엔리케를 보좌하며 코치 커리어가 시작됐고, 그 뒤로 셀타비고와 FC바르셀로나까지 엔리케를 따라다녔습니다.
2014-15시즌 바르셀로나 트레블 시즌에도 코칭스태프로 있었고요.
그러니까 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가 유럽을 갈아엎던 그 벤치 한켠에 이 사람이 앉아 있었다는 얘깁니다.

인생이 바뀐 건 2019년입니다.
엔리케 감독이 딸 간병을 이유로 스페인 대표팀을 떠나면서 모레노가 감독대행으로 승격했거든요.
9경기 7승 2무, 유로2020 예선을 무패로 통과시켰습니다.
다만 이 전적은 매체마다 살짝 다르게 적혀 있습니다.
중앙일보와 스포츠조선은 '9경기 7승 2무'로, 나무위키를 비롯한 일부 커뮤니티 정보는 '8승 2무'로 표기하고 있어요.
무패 통과라는 결론은 모든 자료가 일치하지만, 정확한 승수는 원문 대조가 필요한 지점입니다. 오늘 나온 기사 중에 이걸 짚은 곳은 거의 없더라고요.

그럼 정식 감독으로는 어땠나요?
여기서부터가 솔직히 아쉬운 대목입니다.
엔리케가 복귀하면서 둘 사이에 갈등이 생겼고, 모레노는 독립해서 AS모나코, 그라나다, 러시아 소치를 차례로 맡았습니다.
결과는? 대체로 기대 이하였습니다.

강점으로 꼽히는 건 철저한 자료 준비와 분석·데이터 활용 능력, 그리고 최신 축구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스페인식 점유·패스 기반 전술입니다.
약점으로 거론되는 건 빅클럽급 장기 성공 사례가 없다는 점, 그리고 수비 조직력이 불안했다는 평가고요.
소치 시절에는 "경기 준비를 챗GPT에만 의존한다"는 비판 기사까지 나왔습니다 (본인은 부인했습니다).
이 대목, 팬들 사이에서 반응이 갈리는 지점이에요.
누군가는 "AI까지 쓰는 과학적 전력분석"이라고 반기고, 누군가는 "그거 그냥 준비 부실 아니냐"고 의심하죠.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고, 대표팀에서 어떤 방식으로 일할지도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토렌트도 카사스도 있었는데 왜 모레노였을까요?
이번 선임은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KFA 사상 최초의 감독 공개채용이었습니다.
8월 9일 지원서 접수를 마감했고, 17일에 서류 심사 결과를 통보했으며, 20~21일 온라인 면접을 진행했어요.
시차 때문에 새벽까지 이어졌다는 후문입니다. 위원들도 고생 좀 했겠네요.
최종 후보 5인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 후보 | 국적 | 핵심 경력 | 결정적 변수 |
|---|---|---|---|
| 로베르토 모레노 (내정) | 스페인 | 엔리케 오른팔(로마·셀타·바르사·스페인대표팀), 스페인 감독대행, 모나코·그라나다·소치 | 서류 최고점, 준비성. 현재 무직 |
| 도메네크 토렌트 | 스페인 | 과르디올라 오른팔 11년(바르사·바이에른·맨시티), 뉴욕시티FC·플라멩구·갈라타사라이·몬테레이 | 대표팀 감독 경험 없음. 현재 무직 |
| 헤수스 카사스 | 스페인 | 이라크 대표팀 감독(2023 아시안컵 일본 격파), 스페인대표팀 코치, 현 싱가포르 라이언시티 | 현직이라 위약금 문제 (골닷컴 시각) |
| 에르빈 쿠만 | 네덜란드 | 로날드 쿠만의 형, 히딩크 PSV 수석코치, 헝가리 대표팀·오만 감독 | 최근 독립 감독 존재감 약함 |
| 드라간 스토이코비치 | 세르비아 | 나고야·광저우, 세르비아 대표팀(2021~2025) | 보도 엇갈림 — 아래 설명 |
마지막 줄에 별표를 하나 붙여야 합니다.
위키트리는 스토이코비치를 최종 5인에 포함시켜 서술했는데, 스포츠조선은 "스토이코비치는 이번 공채에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명시했거든요. 정면으로 배치되죠.
스포츠경향도 토렌트·모레노·카사스·쿠만 네 명만 거명했고요.
즉 최종 후보 5인 중 마지막 한 자리가 실제로 누구였는지는 아직 매체 간에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왜 모레노냐.
스포츠조선은 "철저한 자료 준비와 계획"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고, 위키트리는 서류전형에서 5명 중 최고점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실 이 사람, 2022년 벤투 후임 공모 때도 한국 축구 분석 자료를 50장 넘게 제출했다는 보도가 있었어요.
4년 전에도 숙제를 제일 열심히 해왔던 사람이라는 얘깁니다. 일관성 하나는 인정.
재밌는 건 하루 전만 해도 아무도 확신을 못 했다는 점입니다.
골닷컴은 8월 31일에 "1순위는 모레노, 토렌트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고 썼거든요.
KFA 관계자 표현을 빌리면 이 정도로 깜깜이였습니다.
"1순위 후보가 누구인지는 온라인 면접에 참여한 평가위원들조차 알기 어렵다. 현재 현 위원장 등 극소수의 실무자에게만 공유된 사안이다."
—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스포츠경향

K리그 2관왕 포옛이 왜 서류에서 떨어졌을까요?
이번 공채 최대의 이변은 사실 모레노가 아니라 거스 포옛의 탈락입니다.
전북현대를 K리그1·코리아컵 2관왕으로 이끈, 국내 팬들이 가장 익숙하게 떠올리던 이름이 8월 17일 서류 심사 단계에서 걸러졌거든요.
면접도 못 가고요.
그런데 이 사람, 열흘 만에 다른 무대에서 튀어나왔습니다.
8월 27일 알제리 매체가 포옛을 알제리 대표팀 차기 사령탑 유력 후보로 보도했어요.
경쟁자는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입니다.
"구스타보 포옛이 알제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예상치 못한 후보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바로 로베르토 마르티네스다. (…) 마르티네스는 알제리 대표팀 프로젝트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연봉 조건에서 양보할 준비가 돼 있다."
— 세바스티안 데니스(풋 메르카토), 인터풋볼 인용
한국에서 서류 컷당한 감독이 다른 대륙에서는 마르티네스와 맞붙는 그림.
이게 좋은 신호인지 나쁜 신호인지는 각자 판단이 다르겠습니다만, 최소한 "포옛이 능력 미달이라 떨어졌다"는 해석은 성립하기 어려워 보이네요.
공채 기준이 커리어 지명도가 아니라 다른 데 있었다는 뜻이겠죠.

비슷한 상황, 우리는 이미 두 번 겪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오늘 제일 하고 싶은 얘기입니다.
KFA가 외국인 사령탑을 앉히는 장면,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미 여러 번 봤거든요.
그 결말들을 나란히 놓고 보면 이번 건이 어디쯤 서 있는지 감이 잡힙니다.
2022년 — 모레노 vs 클린스만
벤투 감독이 카타르 월드컵 후 떠났을 때, 후임 공모에 모레노가 지원했습니다.
앞서 말한 그 50장짜리 자료를 들고요.
그리고 위르겐 클린스만에게 밀렸습니다.
그 뒤는 다들 아시는 대로입니다.
아시안컵 조기 탈락, 재택근무 논란, 성의 없는 기자회견, 그리고 경질.
선임 절차의 불투명성까지 도마에 올랐죠.
그래서 팬 커뮤니티에서는 그 뒤로 꾸준히 "그때 모레노를 뽑았어야 했다"는 재평가가 돌았습니다. 오늘 보도에 반가워하는 반응 상당수가 여기서 나온 겁니다.

클린스만 이후 — 제시 마치 선임 실패
클린스만 경질 뒤에는 제시 마치 감독 선임을 추진하다 무산됐습니다.
마치는 캐나다 대표팀으로 갔고요.
이 실패 경험이 이번 공채 도입의 직접적인 배경 중 하나입니다.
물밑 접촉으로 찔러보다 놓치느니, 아예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에 따라 공개채용 + 감독·코치 사단 일괄 선발로 가자는 결론이 나온 거죠.
그래서 이번엔 뭐가 다를까요?
세 사례를 붙여놓으면 패턴이 보입니다.
2022년엔 지명도로 뽑았다가 실패했고, 그다음엔 물밑 협상으로 가다 놓쳤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서류 점수와 준비도로 뽑았습니다. 커리어 화려한 포옛을 서류에서 떨어뜨리고, 자료 잘 만든 무명 출신을 1순위에 올렸으니까요.
다만 흥분하기 전에 짚어야 할 게 있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임시 감독입니다.
스포츠경향 보도에 따르면 협회장 선거 일정이 불투명해서 임시 체제가 2027년 1월 아시안컵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확정된 건 하나도 없어요.
"임시감독인데 이렇게까지 유명한 사람을 찾아야 하냐"는 반문도, "한국이 처음인 외국인 감독이 적응하다 시간만 보내는 거 아니냐"는 걱정도 커뮤니티에 함께 올라와 있습니다.

당장 확인해야 할 건 이겁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내정과 협상은 끝났지만 9월 1일 이사회 통과 여부가 확인돼야 진짜 오피셜입니다.
연봉도, 코칭스태프 규모도, 임기가 어디까지인지도 전부 미공개고요.
그리고 부임하면 곧바로 9월 A매치 명단이라는 첫 시험지를 받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최종 후보 5인 중 3명이 스페인 국적이었다는 점이 꽤 흥미로웠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아르테타, 사비 알론소 같은 스페인 지도자들이 흐름을 잡고 있는 시기와 겹치거든요.
KFA가 어떤 축구를 그리고 있는지가 후보 명단에서 이미 드러난 셈이죠.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나요.
4년 전 클린스만 대신 모레노였다면 달랐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임시 사령탑에 이 정도 이름값이면 충분하다고 보시나요.
이사회 결과가 나오면 그때 다시 이어서 정리해 오겠습니다.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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