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사비뉴 영입 1315억, 각포 대신 택한 이유
손흥민이 떠난 뒤 토트넘 경기를 보면서 자꾸 왼쪽 측면만 쳐다보게 되던 시절, 다들 한 번쯤 겪으셨을 거예요.
그 자리를 누가 채우나 싶어 여름 내내 각포 기사만 새로고침했는데요.
8월 25일 저녁, 토트넘이 올린 오피셜에 적힌 이름은 각포가 아니라 사비뉴였습니다.
이적료는 기본 7500만 파운드, 원화로 1300억원대예요.
그리고 그 발표가 나오기 불과 몇 시간 전, 각포 협상은 리버풀에 거절당했다는 보도가 돌고 있었죠.
각포 기다리다가 왜 사비뉴가 나왔을까요
솔직히 저는 8월 25일 낮까지만 해도 각포인 줄 알았어요.
7월에 개인 조건 합의 끝냈다는 얘기가 돌았고, 리버풀만 도장 찍으면 되는 분위기였거든요.
근데 아니었어요.
그날 저녁 6시 32분에서 7시 8분 사이, 토트넘과 맨시티가 거의 동시에 발표를 올렸습니다.
브라질 윙어 사비뉴, 토트넘 완전 이적.
계약 기간은 5년이고요.

기본 이적료가 7500만 파운드예요.
여기에 옵션이 최대 1000만 파운드 붙어서, 다 채우면 8500만 파운드까지 올라갑니다.
한국 돈으로 약 1315억원, 옵션 포함 최대 1600억원대.
토트넘이 이 정도 금액을 윙어 한 명에 쓴다는 게 상상이 잘 안 되시죠, 저도요.
지금 확정된 건 어디까지고, 아직 아닌 건 뭘까요
이 이슈가 하루 사이에 워낙 정신없이 굴러가서, 기사 몇 개 읽고 나면 뭐가 도장 찍힌 거고 뭐가 아직 소문인지 헷갈리기 딱 좋아요.
그래서 확정도별로 갈라봤습니다.
이거 하나만 저장해두셔도 앞으로 나올 후속 기사 읽기가 훨씬 편해질 거예요.
- 사비뉴, 맨시티 → 토트넘 완전 이적 · 5년 계약 · 기본 7500만 파운드+옵션 1000만 8월 25일 저녁 토트넘·맨시티 양 구단 공식 홈페이지 동시 발표
- 맨시티의 알랑(파우메이라스) 영입 — 합의 완료, 메디컬·서류만 남음 기본 3750만 유로+옵션 250만, 총 4000만 유로(약 645억원). 8월 25일 기준 절차 진행 중
- 토트넘의 마르무시(맨시티) 영입 — 협상은 있었으나 합의 미도달 스포티비뉴스가 사비뉴와 동시 추진했다고 보도, 25일 기준 결렬 상태
- 각포 이적 — 토트넘 6000만 파운드 제안 리버풀 거절, 맨시티 에이전트 접촉 8월 25일 마이데일리·포포투 보도 및 파브리지오 로마노 코멘트. 구단 간 합의는 없음
정리하면 확정된 건 사비뉴 하나뿐이고, 각포는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어요.
토트넘이 각포를 포기했다는 말도 아직은 나온 적 없고요.
리버풀은 "대체 윙어를 구해야 판다"는 입장이라, 이 건은 이적시장 마감까지 계속 흔들릴 겁니다.

3년 만에 성사된 짝사랑, 왜 이제야 됐을까요
사비뉴는 토트넘이 갑자기 꽂힌 선수가 아니에요.
이번이 세 번째 시도거든요.
2025년 여름에 한 번 찔러봤다가 무산됐고, 2026년 겨울에 다시 갔는데 이번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얘는 못 준다"고 잡아서 또 엎어졌어요.
그리고 과르디올라가 맨시티를 떠나고 엔초 마레스카 체제로 바뀌자마자 세 번째 시도가 성공했습니다.
감독 한 명 바뀌었다고 안 팔던 선수를 파는 게 축구판이에요.
요한 랑게 테크니컬 디렉터도 발표문에서 "오랫동안 영입 명단에 올려두었던 선수"라고 했어요.
1년 넘게 쫓아다닌 게 맞다는 얘기죠.
선수 본인 코멘트가 좀 웃픈데요.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이곳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쁘다. 세계 최고 감독 중 한 분이 계신 이 훌륭한 클럽에 합류한 것은 멋진 기회다.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자마자 이곳에 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 사비뉴,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이라는 문장에 3년치 이적설이 다 압축돼 있어요.
본인도 알고 있었던 거예요 (그동안 얼마나 시달렸을까 싶더라고요).

1315억 쓸 만한 선수는 맞을까요
여기서부터는 좀 냉정하게 봐야 하는데요.
사비뉴는 2004년생, 이제 만 22세인 브라질 윙어예요.
좌우 측면 다 소화하고요.
커리어 최고점은 지로나 시절이었어요.
2023-24시즌 라리가 41경기 11골, 그리고 드리블 돌파 104회로 그 시즌 라리가 최다.
지로나를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진출로 끌고 간 게 이 선수예요.
맨시티가 3080만 파운드 주고 데려간 게 그 활약 때문이었죠.
맨시티에서의 2년은 나쁘지 않았어요.
84경기 7골 16도움, FA컵과 카라바오컵 우승에도 지분이 있었고요.
2024-25시즌엔 오픈 플레이 찬스메이킹과 단독 드리블 전진 지표가 리그 최정상급이었습니다.

문제는 바로 직전 시즌이에요.
2025-26시즌 프리미어리그 24경기 출전, 그중 선발은 단 7경기, 1골 2도움.
공식전 다 합쳐도 36경기 4골 3도움(도움 개수는 매체마다 2개로도 표기돼요).
지난 주말 맨시티 개막전 명단에서는 아예 빠졌고요.
선발 7경기짜리 선수에게 1300억원.
포포투는 아예 기사 제목에 "너무 비싼 거 아니야?"를 박았고, 스포츠조선은 "냉정히 말해 득점력을 갖춘 공격 자원이라 보기는 어려운 성적표"라고 짚었어요.
반대로 스포티비뉴스는 개막전 0-3 참패 뒤 무뎌진 창을 살릴 "일거양득 카드"라고 평가했고요.
여론이 이렇게까지 갈리는 영입도 오랜만이에요.
그래서 '손흥민 후계자'는 맞는 표현일까요
기사 제목마다 "쏘니 후계자"가 붙어 있길래 저도 반사적으로 클릭했는데요.
솔직히 말하면 이 프레임은 언론의 수사에 가깝다고 봐요.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하던 역할은 왼쪽에서 시작해 골로 마무리하는 거였잖아요.
사비뉴의 강점은 마무리가 아니라 돌파와 찬스 메이킹이에요.
지로나 시절 데이터도, 맨시티 첫 시즌 지표도 전부 "부수고 만들어주는 쪽"이었거든요.
데 제르비 감독 코멘트를 보면 구단이 기대하는 것도 그쪽입니다.

감독은 "수비수를 상대로 과감하게 공격할 수 있는 용기와 창의성으로 경기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어요.
득점왕을 데려온 게 아니라, 측면을 다시 살아 움직이게 만들 선수를 데려온 거죠.
손흥민의 대체자라기보다는, 손흥민이 없어서 죽어버린 측면 자체를 되살릴 카드에 가깝습니다.
배경도 무시 못 해요.
토트넘은 직전 시즌 38경기 48골에 그치면서 시즌 막판까지 강등권 경쟁을 했어요.
거기에 8월 22일 개막전 브렌트포드 원정에서 0-3 완패.
새로 뽑은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넣었는데 수비는 무너지고 공격은 무득점이었으니, 프런트 입장에선 지갑을 안 열 수가 없었을 거예요.

1315억이랬다가 1600억이랬다가, 어느 게 맞을까요
기사 여러 개 읽으신 분들은 숫자가 계속 달라져서 헷갈리셨을 거예요.
같은 이적인데 스타뉴스는 1315억, 포포투는 1416억, 스포츠조선과 스포티비뉴스는 1600억대를 씁니다.
어디가 오보인 게 아니에요.
파운드 금액은 다 똑같거든요.
기본 7500만 파운드, 옵션 포함 최대 8500만 파운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둘이에요.
첫째, 기본만 환산했느냐 옵션까지 다 채운 총액을 환산했느냐.
둘째, 환율을 어느 시점 기준으로 적용했느냐.
그러니까 1315억은 기본 이적료, 1600억은 옵션 다 채웠을 때의 총액이라고 이해하시면 깔끔해요.
실제로 토트넘이 지금 당장 지출하는 건 기본 쪽입니다.
(제목에 큰 숫자 넣고 싶은 마음, 뭐 이해는 갑니다.)
토트넘 이번 여름 장바구니는 어떻게 채워졌을까요
사비뉴까지 포함하면 이번 여름 영입이 꽤 두툼해졌어요.
자유계약으로 앤디 로버트슨, 마르코스 세네시, 골키퍼 마르틴 두브라프카를 데려왔고요.
돈 쓴 쪽은 얀 폴 판헤케(브라이턴), 산드로 토날리(뉴캐슬), 마테우스 페르난데스(웨스트햄), 그리고 사비뉴입니다.
수비와 중원은 나름 촘촘하게 메웠는데, 공격 쪽 마지막 퍼즐이 계속 안 맞고 있어요.
맨시티의 마르무시는 합의 미도달, 각포는 리버풀이 제안을 거절한 상태고요.
거기다 맨시티가 사비뉴 판 돈으로 각포를 노린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자기가 판 선수 돈으로 우리가 찜해둔 선수를 사간다니, 이거 좀 얄궂죠.

각포 본인 상황도 애매해요.
2024-25시즌 49경기 18골 7도움으로 리버풀 우승에 기여했는데, 2025-26시즌엔 52경기 9골 6도움으로 확 꺾였거든요.
그를 신뢰하던 아르네 슬롯 감독이 경질되고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이 오면서 거취가 흔들렸는데, 정작 이라올라 감독도 각포를 높게 평가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게다가 2026-27시즌 개막전 뉴캐슬전에서 선발로 나와 팀 첫 골까지 넣었어요.

계약도 2030년까지 남아 있고요.
리버풀이 급할 게 하나도 없다는 뜻이에요.
토트넘 팬 입장에선 답답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이 딜은 리버풀이 대체자를 먼저 구하지 않는 한 잘 안 굴러갈 거예요.
맨시티는 어떻게 정리했을까요
맨시티도 손 놓고 있진 않았어요.
사비뉴를 내보내기로 한 그날, 파우메이라스의 2004년생 브라질 윙어 알랑 영입 합의를 발표했습니다.
기본 3750만 유로에 옵션 250만, 총 4000만 유로(약 645억원)예요.
같은 2004년생 브라질 윙어를 브라질 리그에서 다시 데려오는 그림이라, 사실상 "사비뉴 시즌2"를 노린 셈이죠.
맨시티는 베르나르두 실바, 로드리 같은 기존 자원까지 정리되면서 공격진 개편이 한창이거든요.
휴고 비아나 디렉터의 작별 코멘트도 담백했어요.
"20세의 나이로 경험이 부족한 상태로 왔지만, FA컵과 카라바오컵 우승을 차지하고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도 많이 뛴 선수로 팀을 떠난다"고요.

이제 무엇을 지켜보면 될까요
당장 확인해야 할 건 세 가지예요.
첫째, 사비뉴가 언제 데뷔하고 왼쪽에 서느냐 오른쪽에 서느냐.
둘째, 각포 협상이 마감 전에 되살아나느냐 아니면 맨시티로 넘어가느냐.
셋째, 마르무시가 다시 테이블에 올라오느냐.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으니, 기사 제목에 "확정" 같은 단어가 붙어도 한 박자 쉬고 보시는 게 좋아요.
오늘 시점에서 도장이 찍힌 건 사비뉴 딱 하나거든요.

사실 저는 이 영입이 성공할지 아직 모르겠어요.
선발 7경기 뛴 선수에게 1300억을 걸었는데, 그 선수가 22살이고 두 시즌 전엔 라리가 드리블 1위였다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토트넘 팬으로 사는 게 늘 이런 식이었죠, 확신 없이 그냥 기대해보는 것.
그래도 이번 여름 내내 텅 비어 보이던 왼쪽에 드디어 사람이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음 경기가 좀 기다려지긴 하네요.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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