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고명준 복귀전 115m 역전 스리런, 시즌 10호
"생각보다 빨리 올라와서 다행이다.
아까 얼굴을 봤는데, 표정이 밝더라." 이숭용 감독이 경기 전에 남긴 말입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고명준은 5회말 2사 2·3루에서 조상우의 145km 직구를 좌측 담장 밖 115m 지점으로 보내버렸습니다.
58일 만의 1군 복귀전에서 나온 역전 스리런이었어요.
감독 표정 관리가 이렇게 정확할 일인가 싶더라고요.
복귀전 첫 홈런 한 방, 그날의 5회말
9월 15일 문학구장, SSG와 KIA의 홈 15차전이었습니다.
고명준은 6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했어요.
부상으로 빠졌다가 58일 만에 1군 엔트리에 다시 이름을 올린 날이었습니다.

승부처는 5회말이었습니다.
2-2 동점, 2사 2·3루.
마운드에는 조상우가 서 있었고, 고명준은 6구째 145km 직구를 받아쳤습니다.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 비거리 115m 지점에 떨어졌어요.
복귀전 역전 스리런. 이런 게 실제로 나옵니다.

확정된 것과 아직 확인 안 된 것
속보 기사들을 여러 개 읽다 보면 어디까지가 확정이고 어디부터가 정황인지 헷갈리더라고요.
그래서 단계별로 먼저 갈라두겠습니다.
- 고명준 9월 15일 1군 재등록, KIA전 6번·3루수 선발 출전 엑스포츠뉴스·일간스포츠·스포츠월드 9월 15일 보도, 이숭용 감독 경기 전 인터뷰로 확인됐습니다.
- 5회말 2사 2·3루에서 조상우 상대 115m 역전 스리런, 시즌 10호 스포츠월드 9월 15일 20시 46분 기사 기준입니다. 이로써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채웠습니다.
- 2026시즌 부상 두 차례 — 4월 손목 골절, 7월 허벅지 미세손상 4월 18일 창원 NC전에서 커티스 테일러의 투심에 왼손 척골을 맞아 골절, 7월 20일에는 왼쪽 장내전근 미세손상으로 말소됐습니다.
- 이 경기의 최종 스코어와 승패 1차 자료인 스포츠월드·엑스포츠뉴스 기사에는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보조 검색에서 "연장 무승부"라는 설명이 보였지만 이닝별 전개가 1차 자료와 어긋나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미확인으로 둡니다.
- 조상우가 몇 회에, 어떤 상황으로 등판했는지 스포츠월드는 "상대 투수 조상우"라고만 적었습니다. 5회말 등판이라면 통상 마무리 롤과는 결이 다른데, 등판 이닝·투입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이날 실점에 대한 조상우 본인이나 KIA 측 코멘트 수집된 자료 안에는 없습니다. 추후 인터뷰가 나오면 달라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손목 골절과 허벅지, 부상 두 번의 결
"또 다쳤다"는 말만 들으면 재발처럼 느껴지는데, 사실 이 둘은 부위가 완전히 다릅니다.
4월 18일 창원 NC전에서는 커티스 테일러의 147km 투심에 왼손 손목을 맞았습니다.
척골 골절 진단, 그대로 1군 이탈이었어요.
하필 그때가 제일 잘 칠 때였습니다.
이탈 시점 성적이 타율 0.365(63타수 23안타), 4홈런 12타점이었거든요.
야구 참 얄궂죠.

두 번째는 7월 20일, 왼쪽 장내전근 미세손상이었습니다.
허벅지 안쪽 근육이니 손목과는 아예 다른 부위고요.
2024년 첫 풀타임 시즌 이후 장기 결장을 겪은 게 2026시즌이 처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만성 부위의 반복 재발이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두 건의 사고에 가깝습니다.
6월 복귀와 9월 복귀, 결과가 갈린 이유
여기서부터는 이 글의 본론입니다.
고명준은 올 시즌 복귀를 두 번 했습니다.
같은 선수, 같은 시즌, 같은 "부상 복귀전"인데 결과는 정반대였어요.
그 차이를 한 줄로 말하면 1군에 올라오기 전에 실전을 치렀느냐 아니냐입니다.
1차 복귀는 6월 17일 문학 롯데전이었습니다.
그리고 6월 한 달 성적은 12경기 타율 0.188, 1홈런 2타점.
손목 골절에서 막 돌아온 타자에게 1군 공은 너무 빨랐던 거죠.

방망이가 다시 돌기 시작한 건 7월 들어서였습니다.
7월 1일 전후 KIA전에서 5타수 2안타를 치더니, 7월 3~4일 삼성전에서 이틀에 걸쳐 3연타석 홈런을 때렸어요.
구단 역대 최연소(23세 11개월 26일) 3연타석 홈런이자 구단 통산 5번째 기록이었습니다.
1차 복귀일(6월 17일)부터 이 기록까지 약 보름 남짓, 그러니까 1군에서 직접 부딪히며 감을 되찾는 데 그만한 시간이 걸린 셈입니다.

2차 복귀는 접근이 달랐습니다.
1군에 올라오기 직전인 9월 12~14일, 두산과의 퓨처스리그 원정 3연전을 먼저 소화했거든요.
거기서 9타수 4안타(타율 0.444) 1타점. 감을 2군에서 미리 켜놓고 올라온 겁니다.
이숭용 감독도 경기 전에 이 점을 짚었습니다.
"타구 스피드나 이런 게 다 괜찮다고 보고를 받았는데, 연습경기를 포함해서 4경기 정도를 치른 걸로 알고 있다. 경기를 소화하면서 조금씩 경기 감각이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 — 이숭용 감독 (엑스포츠뉴스, 9월 15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6월엔 몸이 나은 시점에 곧장 1군, 결과는 타율 0.188.
9월엔 퓨처스 3경기로 실전 감각을 확인한 뒤 1군, 결과는 복귀전 역전 스리런.
물론 표본이 하루치라 이걸 공식처럼 말할 순 없습니다. 다만 두 번의 복귀 사이에 뭐가 달랐냐고 묻는다면, 확인 가능한 차이는 여기뿐이에요.

재활 기간에 대한 본인 이야기
7월 5일 엑스포츠뉴스 인터뷰에서 고명준이 손목 부상 시기를 돌아본 대목이 있습니다.
스물세 살 선수 입에서 나온 말치고 꽤 담담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부상을 당한 게 좀 아쉽다고 생각했지만, 크게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면서 크게 휘둘리지 않았던 것 같다"
"스스로 더 단단해지는 계기였던 것 같다. 2군에서 지내면서 야구에 대해 많이 생각했고, 야구도 많이 봤다. 그만큼 훈련도 많이 했다"
이숭용 감독과의 홈런 내기 이야기도 이 인터뷰에 나옵니다.
시즌 초 목표는 30홈런이었는데, 손목 부상 뒤 본인이 직접 기준을 낮춰달라고 요청했대요.
그래서 20홈런이면 무승부, 25홈런이면 고명준 승으로 조정됐습니다.
9월 15일 기준 10호.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무승부 기준도 빡빡하긴 합니다만, 일단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은 챙겼습니다(2024년 11개, 2025년 17개).

1루수가 왜 3루에 서 있었나
이날 고명준의 포지션이 3루수였다는 점, 그냥 지나칠 대목이 아닙니다.
원래 주 포지션은 1루수거든요.
SSG의 3루는 오랫동안 최정의 자리였고, 이제 그 자리를 나눠 맡을 자원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겁니다.
"많이 올라왔다고 해서 1군에 등록했다. 3루수로 테스트를 더 해야 할 것도 있다. 내년에는 (최)정이와 함께 3루수를 맡아야 할 것 같다" — 이숭용 감독 (엑스포츠뉴스, 9월 15일)
"테스트"라는 단어가 들어간 게 핵심입니다.
남은 시즌은 고명준에게 3루 적응 기간이라는 뜻이니까요.
본인도 7월 인터뷰에서 3루 수비가 아직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타구에 반응하는 부분이 잘되지 않는 것 같다"면서도 "실책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고 덧붙였고요.
그러니까 이 홈런은 단순한 개인 활약이 아니라, 구단이 차세대 거포로 점찍어둔 선수가 새 포지션 테스트 첫날에 낸 성적표이기도 합니다.
감독 입장에서 이보다 보기 좋은 1일차가 있을까 싶네요.

두 달 공백이 팀에 남긴 자리
고명준의 이탈이 SSG에 얼마나 아팠는지는 5월 흐름이 보여줍니다.
당시 SSG는 7연패에 빠지면서 순위가 3위에서 공동 6위까지 밀렸어요.
5월 25일 마이데일리 보도에서도 "최정, 고명준 등이 부상으로 빠졌고"라며 부재를 부진 요인으로 짚었습니다.
그 자리를 메우던 선수들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이숭용 감독은 같은 날 안재연에 대해 이렇게 말했어요.
"일단 수비는 안정적이다. 공격에서도 콘택트 능력이 좋다. 상황에 따라 당겨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선수. 절박함이 있고, 에너지가 있다."
공백은 누군가에겐 기회이기도 했던 셈입니다.

조상우와 KIA 마운드, 그리고 7월 17일
이 홈런을 맞은 투수가 조상우였다는 점 때문에 이야기가 더 붙습니다.
조상우는 시즌 중 KIA 마무리로 주로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날 등판이 5회말이 맞다면 통상적인 롤과는 결이 다릅니다.
다만 앞서 적었듯 등판 이닝과 투입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어요.
기사에 "상대 투수 조상우"라고만 적혀 있어서, 이 부분은 추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7월 17일에도 만났습니다.
그날은 나성범의 역전 스리런(통산 300홈런)과 이의리의 불펜 전환 복귀, 그리고 조상우의 시즌 첫 세이브가 한 경기에 몰린 날이었어요.
빗속에서 2루타와 볼넷을 내주고도 조상우가 경기를 닫았던 날입니다.
고명준은 그 경기에서 이의리에게 삼진을 당하는 등 KIA 마운드 상대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두 달 뒤, 같은 상대 마운드에서 역전 스리런이 나왔습니다.
이걸 "복선이 회수됐다"고 부르고 싶은 마음이 들긴 하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결과를 보고 붙인 제 해석입니다.
경기 내용상 인과가 확인된 건 아니에요.

2만 3천 명 앞에서 나온 한 방
이날 문학은 만원이었습니다.
2만 3천여 명, 시즌 18번째 매진이었어요.
KIA는 김도영과 박재현이 라인업에서 빠진 상태였는데도 관중은 그대로 들어찼습니다.
선발은 KIA 김태형, SSG는 김민준이었고요. 김민준은 시즌 13경기 6승 2패 ERA 3.38인데 KIA전만 2경기 ERA 10.80이라는 묘한 기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만원 관중 앞에서 58일 만에 돌아온 타자가 역전 3점포를 쳤습니다.
각본이었다면 좀 뻔하다고 했을 겁니다.
근데 실제로 일어났네요.

그래서 남은 질문
솔직히 말하면 이 글에서 제일 답답한 대목은 "그래서 경기 어떻게 끝났는데?"입니다.
속보 기사들이 5회 역전 스리런까지만 전하고 최종 스코어를 남기지 않았거든요.
보조 검색에서 나온 설명은 이닝 전개가 어긋나 신뢰하기 어려워서, 이 글에서는 미확인으로 남겨둡니다.
확인되는 대로 보완하겠습니다.
남은 시즌 고명준이 몇 개를 더 칠지, 감독과의 홈런 내기에서 20개 무승부 선은 넘길 수 있을지도 지켜볼 대목이고요.
내년 3루 자리가 어떻게 정리될지도 궁금하죠.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나요.
퓨처스에서 감을 확인하고 올리는 방식이 정답이었다고 보시는지, 아니면 그냥 이날 컨디션이 좋았던 걸로 보시는지.
그리고 고명준, 남은 경기에서 몇 개나 더 칠 것 같으세요?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표기 단계가 바뀌면 이 글도 갱신됩니다.이웃 글
2027 KBO 드래프트 하현승 키움 1순위 오피셜, 최지만 KT 지명 결과
안녕하세요, 일요일 낮부터 중계 켜놓고 드래프트 보신 분 계시죠. 저도 점심 먹다 말고 화면 앞에 앉아 있었는데요. 1순위 하현승까지는 다들 예상하던 그림이었는데
KBO
2027 신인드래프트 이호민 KIA 3순위 지명 이유
"키움 히어로즈는 부산고 투수 야수 하현승을 전체 1순위로 지명하겠습니다." 오후 2시 23분,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이 한 문장이 나오는 순간 장내가
KBO
아시안게임 야구 대만전 선발 곽빈-린이웨이 오피셜, 왕옌청 제외 배경
"왕옌청이 어떤 제한이 있는지 한국은 알고 있을 것이다." 대만 탕덩카이 감독이 툭 던진 이 한마디에, 9월 21일 대만전 마운드 그림이 통째로 바뀌었어요. 11
KBO
노시환 태극기 거꾸로 단복, 인쇄 오류 나온 이유
출국길 인터뷰 사진 보고 "어, 저 태극기 좀 이상한데?" 하셨던 분 계시죠. 눈 잘못된 거 아니었어요. 9월 18일 나고야로 떠난 야구대표팀 주장 노시환의 단복
KBO
"선수 보호 차원" 구자욱 햄스트링 교체, 삼성 비상
일단 결론부터요. 구자욱, 9회까지 뛰지 못하고 6회에 빠졌어요.<br>그것도 2사 만루에서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치고 2루에 선 직후에요.<br>허벅지 뒤를
KBO
류지현호 나고야 입국, 21일 대만전까지 남은 변수 셋
야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마지막으로 진 게 언제인지 기억하세요?<br>2006년 도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어요(공식 기록상 마지막 패배로 전해지는
K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