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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했다" 혹평 뒤 손흥민, 케레타로전 승부차기 성공 반전

"무모했다" 혹평 뒤 손흥민, 케레타로전 승부차기 성공 반전

해외축구 ·

지난주 과달라하라전 승부차기 직전, 손흥민이 그라운드 밖으로 걸어 나가던 장면 기억하시죠.
저는 그때 화면에 대고 혼자 "왜요" 했거든요.
미국 매체까지 "무모한 결정이었다"고 감독을 때렸을 만큼 말이 많았던 교체였어요.
그런데 일주일 만에, 같은 자리에서 정반대의 그림이 나왔습니다.
이번엔 90분을 다 뛴 손흥민이 두 번째 키커로 직접 걸어 들어갔어요.

먼저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만 짧게 깔고 갈게요.
2026년 8월 13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LA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스컵 리그페이즈 3차전에서 LAFC가 멕시코 케레타로와 정규시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5-3으로 이겼어요.
손흥민은 4-3-3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90분을 모두 뛰었고, 승부차기에서는 두 번째 키커로 나서 성공시켰습니다.
필드골은 이번에도 없어서 리그스컵 3경기 연속 무득점이 됐는데, 경기 평점은 오히려 7.7로 팀 내 3위였어요.
LAFC는 승점 7로 조 3위까지 올라왔지만, 8강 진출은 아직 확정이 아닙니다.

승부차기 2번 키커가 하필 손흥민이었던 이유는요?

이 장면이 왜 의미가 있냐면, 딱 일주일 전에 정반대 장면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8월 6일 과달라하라전에서 도스 산토스 감독은 승부차기를 코앞에 두고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였거든요.
그 경기도 승부차기 5-4로 이기긴 했는데, 미국 매체는 이렇게 적었어요.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비록 이겼다고 해도 손흥민을 경기에서 뺀 것은 좋게 포장해 봐야 '대담한' 결정이었고, 사실상 그냥 '무모한' 결정이었다."
"자칫하면 완전히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뻔했다."
이겼는데도 이런 소리를 들었으니, 감독 입장에선 꽤 따끔했겠죠.

그리고 일주일 뒤, 같은 상황에서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남아 있었어요.
1번 키커 부앙가가 성공한 뒤 두 번째로 걸어 나왔고, 골키퍼 무게중심을 완전히 반대로 보내면서 오른쪽 아래 구석에 깔아 넣었습니다.
케레타로 네 번째 키커 다니엘 파라의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면서 흐름이 완전히 넘어왔고, 마지막 라이언 포르테우스가 마무리하며 5-3으로 끝났어요.
감독이 지난주 지적을 어떻게 소화했는지는 말이 아니라 키커 순서에 그대로 적혀 있었던 셈이에요.

승부차기 장면에서 골키퍼가 슈팅을 막으려는 모습
승부차기 장면에서 골키퍼가 슈팅을 막으려는 모습

LAFC 승부차기 승리 후 벤치의 축하 장면
LAFC 승부차기 승리 후 벤치의 축하 장면

3경기 연속 무득점인데 평점은 왜 올라갔을까요?

헤드라인만 보면 이상하긴 해요.
어떤 기사는 "또 침묵"이라고 쓰고, 어떤 기사는 "평점 7.7"을 앞세우고 있으니까요.
둘 다 맞는 말인데, 세 경기를 나란히 놓고 보면 결이 좀 다르게 보입니다.

경기(한국시간)출전 시간평점팀 결과
8/6 과달라하라전86분(후반 41분 교체)풋몹 7.0 / 소파스코어 6.91-1 → 승부차기 5-4 승
8/9 톨루카전68분풋몹 6.6 / 소파스코어 6.51-0 승
8/13 케레타로전90분 풀타임7.7(팀 내 3위)1-1 → 승부차기 5-3 승

7.0에서 6.6으로 떨어졌다가 7.7로 반등한 곡선이에요.
바닥이 톨루카전이었는데, 그날은 슈팅 0회에 오프사이드 1회가 기록의 전부였습니다.
공을 잡을 자리를 못 찾았다는 뜻이죠.

반면 케레타로전 세부 기록은 성격이 완전히 달라요.
기회창출 5회, 패스 성공률 92%(35/38), 유효슈팅 1회, 드리블 성공 1회, 태클 성공 1회.
득점 기록지에는 안 남지만 경기 지표에는 촘촘하게 남는 숫자들이에요.
여기에 승부차기 득점까지 얹혔으니 평점이 올라간 게 이상한 일은 아니에요.
다만 7.7이라는 수치를 어느 매체가 매겼는지는 원 기사에 명시돼 있지 않아 풋몹으로 추정만 할 뿐입니다. 이건 그냥 미확인이라고 적어두는 게 맞아요.

LAFC 유니폼의 선수가 경기 중 뛰는 장면
LAFC 유니폼의 선수가 경기 중 뛰는 장면

LAFC 유니폼 선수의 경기 중 모습
LAFC 유니폼 선수의 경기 중 모습

그럼 최전방에 선 손흥민은 팀에서 어떤 역할일까요?

여기가 오늘 경기에서 제일 재밌게 본 지점이에요.
숫자를 하나씩 뜯어보면 이 팀이 손흥민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가 좀 보이거든요.

먼저 확인된 것부터요.
후반 12분 동점골은 손흥민이 관여한 빌드업 → 라포소의 크로스 → 부앙가의 논스톱 왼발 마무리라는 순서로 만들어졌어요.
여기까지가 기록으로 확인되는 전부입니다.
손흥민이 수비수를 끌어냈다거나 상대 라인을 흔들었다는 디테일은 어디에도 확인되지 않았어요. 그 부분은 저도 화면으로 본 인상일 뿐이라, 사실처럼 쓰진 않을게요.

대신 지표로 유추해볼 수는 있어요.
기회창출이 5회인데 지상 경합 성공률은 38%(3/8)였습니다.
등지고 버티며 볼을 받아내는 전형적인 타깃형 9번의 숫자와는 거리가 있는 조합이에요.
공을 지키기보다 공을 흘려주고 옆으로 빠져 기회를 만드는 쪽에 무게가 실린 역할로 읽힙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수치를 근거로 한 제 해석이고, 구단이 그렇게 설명한 적은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 LAFC의 그림은 부앙가가 마무리 담당, 손흥민이 만들어주는 담당에 가깝게 굴러가는 모양새예요.
손흥민 하면 반사적으로 골 숫자를 세게 되는 우리 입장에선 좀 낯설죠.
그런데 후반 13분, 27분, 31분에 직접 슈팅을 계속 시도한 걸 보면 마무리를 포기한 것도 아니었어요.
특히 후반 27분 침투 패스를 받아 때린 오른발 슛은 골키퍼 선방에 걸렸는데, 저는 그 장면에서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가 그대로 다시 주저앉았습니다.

LAFC 선수(번호 9)의 골 기념 장면
LAFC 선수(번호 9)의 골 기념 장면

LAFC 유니폼의 선수가 사각형 프레임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
LAFC 유니폼의 선수가 사각형 프레임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

그래서 8강은 확정된 건가요?

아직이에요. 여기서 헤드라인이 조금씩 앞서가고 있어서, 지금 확정된 것과 아닌 것을 갈라둘게요.

  • LAFC, 케레타로전 승부차기 5-3 승 · 승점 7 확보 8월 13일 경기 종료, 리그페이즈 3경기 1승 2승부차기승
  • 손흥민 90분 풀타임 + 승부차기 2번 키커 성공 경기 기록 기준, 필드골은 없어 리그스컵 3경기 연속 무득점
  • 8강 진출 여부는 미확정 8월 14일 오스틴FC·시카고 파이어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갈림
  • 평점 7.7의 산정 매체 원 기사에 명시되지 않아 풋몹으로 추정되는 단계 — 확정 아님

참고로 리그스컵 승점 규정이 좀 특이해요.
정규시간 승은 3점, 승부차기 승은 2점, 승부차기 패는 1점, 정규시간 패는 0점입니다.
LAFC가 3경기에서 승점 7인데 이게 1승 2승부차기승이라는 뜻이고, 즉 정규시간에 이긴 건 톨루카전 딱 한 번이라는 얘기예요.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미국 조 7~8위권에 승점 5로 적혀 있던 팀이라, 오늘 하루로 순위표가 꽤 요란하게 움직였습니다.

LAFC 선수들의 팀 사진
LAFC 선수들의 팀 사진

LAFC 팀 전체의 기념 사진
LAFC 팀 전체의 기념 사진

정작 감독이 걱정하는 건 다른 거였어요

도스 산토스 감독은 경기 전부터 8강에 대해 이렇게 말했어요.
"물론 쉽지 않겠지만, 8강에 진출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러니 반드시 도전해야 한다."
거기에 이 말도 붙였고요.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느냐다. 나는 8강행 여부와 상관없이, 선수들이 보여준 마음가짐만으로 이미 만족한다."

그런데 경기 후 나온 코멘트는 톤이 조금 달랐어요.
"교체 카드가 7장 있었다면 모두 썼을 것이다."
"당장 다음 경기에 누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나설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앞으로 강행군이 이어지는 일정을 두고 한 말인데, 90분을 다 뛴 데다 승부차기까지 찬 선수가 몇 명인지 생각하면 웃어넘길 말은 아니죠.

LAFC 검은색 유니폼의 선수 공식 기자회견 사진
LAFC 검은색 유니폼의 선수 공식 기자회견 사진

정리하면 오늘은 골이 아니라 키커 순서로 이야기가 남은 날이에요.
일주일 전엔 승부차기 직전에 빠졌던 선수가, 이번엔 두 번째로 걸어 나가 넣었어요.
감독이 무엇을 바꿨는지는 굳이 인터뷰로 설명하지 않아도 다 보인 셈이고요.
다만 이 이야기의 결말은 아직 안 나왔습니다.
8월 14일 오스틴FC와 시카고 파이어가 90분을 어떻게 끝내느냐에 따라, 오늘 이 승부차기가 8강으로 가는 문이 될지 시즌의 짧은 각주로 남을지가 갈려요. 하루만 더 기다려보죠.

LAFC 유니폼의 선수가 하트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
LAFC 유니폼의 선수가 하트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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