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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홈런이 내 꿈이었다" 디아즈, 통산 2호 그랜드슬램

"만루홈런이 내 꿈이었다" 디아즈, 통산 2호 그랜드슬램

KBO ·

2026년 8월 27일 고척, 6회초 2사 만루에서 르윈 디아즈의 배트가 돌았습니다.
원종현의 3구째 137km 슬라이더, 비거리 130m, 우측 담장 너머.
개인 통산 2번째 그랜드슬램이자 시즌 21호 홈런이에요.
그런데 이 선수,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프로 통산 만루홈런이 0개였습니다.
그것도 227개나 홈런을 치는 동안요.

한눈에 보는 8월 27일 고척

먼저 지금 무슨 일인지부터 짧게 깔고 갈게요.
디아즈가 8월 27일 고척 키움전 6회초 2사 만루에서 우완 구원 원종현의 3구째 137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습니다.
비거리 130m, 개인 통산 2번째 그랜드슬램이자 시즌 21호 홈런이에요.
전날 20호를 친 지 하루 만에 21호. 이 사람 배트에 뭐 발라놨나 싶더라고요.

여기에 하나 더.
삼성은 8월 26일 최형우·김영웅의 만루홈런 2방에 이어 이날 디아즈까지, 이틀 연속 만루홈런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2경기에서 만루포만 3개예요.
만루 상황에서 삼성 타자가 들어서면 상대 벤치가 조용해지는 그림, 요즘 실제로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남성 1명(디아즈로 추정)이 화면 중앙에서 타구를 향해 올려다보며 상반신까지 나와 있다. 스윙 후 팔로스루 동작이다.
삼성 라이온즈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남성 1명(디아즈로 추정)이 화면 중앙에서 타구를 향해 올려다보며 상반신까지 나와 있다. 스윙 후 팔로스루 동작이다.

227홈런 동안 0개, 그리고 두 달 열흘 만에 2개

이 대목이 이 사건의 진짜 재미입니다.
디아즈는 마이너리그·메이저리그·멕시칸리그를 통틀어 프로 통산 227홈런(6월 14일 시점)을 때린 타자예요.
그런데 그 227개 중 만루홈런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홈런 227개를 치는 동안 베이스가 세 개 다 찬 타석은 한 번도 못 맞췄다는 뜻이죠.

그 0이 깨진 게 2026년 6월 14일 대구 SSG전이었습니다.
6회말 1사 만루, 상대는 노경은.
디아즈가 역전 만루홈런(시즌 12호)을 때려내면서 KBO 첫 만루홈런이자 커리어 첫 만루홈런을 동시에 기록했어요.
그리고 8월 27일 두 번째가 나왔습니다. 두 달 열흘 만이에요.

삼성 라이온즈 선수 1명이 더그아웃에서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팀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는 모습, 손가락 제스처와 환한 표정
삼성 라이온즈 선수 1명이 더그아웃에서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팀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는 모습, 손가락 제스처와 환한 표정

당시 경기 후 인터뷰가 꽤 인상적이었는데, 그냥 "좋다"가 아니었습니다.

"만루 홈런을 쳐보는 게 내 꿈 중에 하나였다. 오늘 만루 홈런은 KBO에서 첫 만루 홈런인 동시에 내 커리어 첫 만루 홈런이다."
"만루 홈런을 치고 나서 '해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아내에게도 올 시즌 만루 홈런을 꼭 쳐보고 싶다고 자주 이야기했었다."
— 디아즈, 2026년 6월 15일 OSEN 보도

아내한테 자주 얘기했다니, 이 사람 진짜 오래 별렀던 거예요.
박진만 감독도 그날 "오늘은 디아즈의 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했고요.
0에서 1까지 227홈런이 걸렸는데, 1에서 2까지는 두 달 열흘. 야구가 이런 식입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 1명이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배트를 들고 서 있으며 경기장에서 하늘을 보는 모습
삼성 라이온즈 선수 1명이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배트를 들고 서 있으며 경기장에서 하늘을 보는 모습

디아즈 2026시즌, 그래서 부진했던 거 맞나요

검색창에 "디아즈 홈런 몇 개"를 쳐본 분들이 많을 텐데, 이유가 있어요.
디아즈의 2025시즌이 워낙 미쳐 있었거든요.
144경기 전 경기 출장, 타율 0.314 / 50홈런 / 158타점 / OPS 1.025.
이 숫자 뒤에 오는 시즌은 뭘 해도 "작년보단 못하네" 소리를 듣게 돼 있습니다.

2026년 월별 흐름을 리서치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3~4월 : 27경기 4홈런 — 출발은 무난, 폭발력은 아직
  • 5월 : 25경기 4홈런, 득점권 타율 0.323(시즌 타율 0.307보다 높음)
  • 6월 : 25경기 7홈런 — 시즌 최고조. 6/14 커리어 첫 만루홈런(시즌 12호)
  • 7월 : 타율 0.320, OPS 0.910으로 지표는 최상급인데 홈런은 1개 수준으로 급감
  • 8월 초 : 홈런 가뭄 지속, 타순이 7번까지 내려감. 현장 기사에선 "상대 투수 압박하는 면이 부족하다"는 평가까지
  • 8월 말 : 8/23 NC전 19호 → 8/26 20호 → 8/27 21호(그랜드슬램). 고척 3연전 내내 안타, 이 기간 홈런 2개

7월 데이터가 재밌습니다.
타율 0.320에 OPS 0.910이면 못 친 게 아니에요. 잘 쳤어요.
다만 넘어가지를 않았을 뿐이죠.
4번 타자한테 그건 사실 꽤 답답한 그림이고, 그래서 8월 초 타순이 7번까지 내려간 겁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 1명(등번호 34)이 배트를 들고 스윙하는 모습을 경기장에서 촬영했으며, 화면에 스피드 표시와 KBO 최고경 텍스트 오버레이가 있는 방송 화면
삼성 라이온즈 선수 1명(등번호 34)이 배트를 들고 스윙하는 모습을 경기장에서 촬영했으며, 화면에 스피드 표시와 KBO 최고경 텍스트 오버레이가 있는 방송 화면

그러다 8월 말에 홈런이 세 경기 사이에 세 개.
다만 이게 페이스 회복의 신호인지, 3연전 하나에 몰린 일시적 반등인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습니다.
표본이 3경기예요. 남은 일정이 답을 줄 문제고요.

지금 확정된 것과 아직 아닌 것

이 이슈, 숫자 하나 때문에 온라인에서 살짝 꼬여 있습니다.
디아즈 홈런 개수를 "23개"로 적어놓은 글을 보신 분 있을 텐데요.
그건 실측이 아니라 페이스 환산 추정치예요.
8월 초 시점 기사들이 "이 페이스면 시즌 23홈런·121타점, 삼성 단일 시즌 역대 11위급"이라는 식으로 스탯티즈 기반 추정을 언급한 게 그대로 돌아다니는 겁니다.

확정도별로 갈라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디아즈, 8월 27일 키움전 통산 2번째 그랜드슬램 · 시즌 21호 홈런 원종현의 3구 137km 슬라이더, 비거리 130m — OSEN(고척) 8월 27일 보도
  • 커리어 첫 만루홈런은 6월 14일 대구 SSG전(시즌 12호, 역전포) 본인 인터뷰 포함 — OSEN·스포츠조선 6월 15일 보도
  • 8월 26일 최형우·김영웅 만루홈런 2방으로 삼성 12-2 승 최형우는 42세 8개월 10일로 KBO 역대 최고령 만루홈런 — 뉴스핌·스포츠조선 8월 26일
  • 디아즈의 8월 반등이 시즌 끝까지 이어질지 3경기 표본에 기반한 흐름, 잔여 일정 소화 후 판단 가능
  • "시즌 23홈런·121타점 페이스" 8월 초 기사에 등장한 스탯티즈 기반 환산 추정치로, 8/27 실측(21호)과는 성격이 다른 수치

정리하면 지금 이 시점 실측은 21호가 맞습니다.
23이라는 숫자를 보셨다면 그건 미래를 예측한 값이지 지금 친 개수가 아니에요.

야구 경기 스코어보드 및 경기 기록표, 선수 교체 현황 등 통계 데이터
야구 경기 스코어보드 및 경기 기록표, 선수 교체 현황 등 통계 데이터

삼성 순위, KT와 0.5경기

디아즈 개인 기록보다 대구 팬들 심장에 직결되는 건 이쪽이겠죠.
삼성은 8월 27일 경기 전 기준 66승 3무 44패로 2위, 선두 KT와 0.5경기 차입니다.
8월 내내 이 두 팀 격차가 0.5~1.5경기 사이를 왔다 갔다 했어요.
순위표 새로고침이 취미가 된 분들, 손 들어보세요.

팀 지표는 사실 무섭습니다.

  • 득점 : 638점으로 리그 1위
  • 팀 타율 : 0.278로 2위
  • 팀 OPS : 0.786으로 공동 2위
  • 득점권 타율 : 0.297로 2위
  • 팀 평균자책점 : 4.26으로 2위

득점 1위에 평균자책점 2위. 이게 2위 팀 성적표라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예요.
여기에 뒷문도 정리가 됐습니다.
8월 22일 NC전에서 마무리 김재윤이 KBO 역대 5번째 220세이브를 달성했거든요.
오승환·손승락·임창용·김용수 다음 이름입니다. 이 정도면 9회가 편해지는 게 당연하죠.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남성 선수 5명이 마운드에서 모여서 경기 중 이야기하는 장면. 팀 무드컷으로 경기 중간의 회의 모습이다.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남성 선수 5명이 마운드에서 모여서 경기 중 이야기하는 장면. 팀 무드컷으로 경기 중간의 회의 모습이다.

최근 흐름도 나쁘지 않아요.
8/22 NC전 역전승 → 8/25 키움전 연장 11회 3-3 무승부 → 8/26 키움전 12-2 대승 → 8/27 디아즈 만루포.
특히 고척은 삼성에게 오랫동안 불편한 구장이었습니다.
박진만 감독이 8/26 승리 후 "키움과 고척에서 만날 때마다 항상 쉽지 않은 경기를 해왔다. 그동안 묵혀왔던 답답함이 확 풀린 기분"이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삼성 라이온즈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남성 1명이 화면 좌측 베이스라인을 향해 달리고 있으며 전신이 나와 있다. 배경에 관중과 스타디움 시설이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남성 1명이 화면 좌측 베이스라인을 향해 달리고 있으며 전신이 나와 있다. 배경에 관중과 스타디움 시설이 보인다.

남은 한 달, 그리고 미정인 것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어요.
왜 하필 지금, 세 명이 동시에 터졌느냐는 질문입니다.
사실 삼성 타선은 시즌 내내 득점 1위·팀타율 2위·득점권 타율 2위였습니다. 못 친 팀이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만루 화력이 8월 말에 몰린 데는, 세 선수의 서로 다른 곡선이 우연히 같은 지점에서 겹친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김영웅은 시즌 내내 극심한 부진 끝에 8월 13일 2군에 내려갔다가 퓨처스에서 훈련량을 늘리고 8월 22일 복귀한 케이스예요.
박 감독이 "퓨처스리그에서 훈련량도 많이 늘리고 준비를 정말 잘한 것 같다", "점차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 그 구간입니다.
디아즈는 반대로, 7월에 타율 0.320·OPS 0.910을 찍으면서도 장타만 안 나오던 유형이었고요.
타격 자체가 무너진 게 아니라 장타 생산 구간만 비어 있던 케이스였다는 뜻인데, 이런 유형은 회복이 오면 한꺼번에 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 어디까지나 흐름을 보고 붙이는 해석이고, 확정된 분석은 아니에요.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 5명 정도가 더그아웃에서 함께 있으며, 중앙의 선수가 경기를 봐고 있는 장면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 5명 정도가 더그아웃에서 함께 있으며, 중앙의 선수가 경기를 봐고 있는 장면

여기에 42세 최형우가 최고령 만루홈런을 치는 그림까지 얹혔습니다.
2군 조정을 마친 젊은 타자, 장타가 돌아온 외국인 4번, 그리고 베테랑.
득점 1위 타선이 마지막으로 못 채우던 '만루' 칸이 이틀 사이에 세 번 채워진 셈이고, 삼성 입장에선 순위 싸움 가장 예민한 시점에 이게 온 겁니다.

그렇다고 다 정해진 건 하나도 없어요.
KT와는 여전히 0.5경기고, 3위 KIA와도 3.5경기 차(8/22 기준)라 중위권과 완전히 벌어진 상태가 아닙니다.
디아즈가 21호에서 더 갈지, 7월처럼 다시 안타만 쌓는 구간에 들어갈지도 지금은 아무도 모르고요.
확실한 건 하나뿐입니다. 227홈런 동안 만루홈런 0개였던 타자가, 이제 두 개를 가졌다는 것.

삼성 라이온즈 선수 1명이 흰색 유니폼을 입고 파란색 헬멧을 쓴 채 손을 모자에 올린 모습을 상반신 정면
삼성 라이온즈 선수 1명이 흰색 유니폼을 입고 파란색 헬멧을 쓴 채 손을 모자에 올린 모습을 상반신 정면

세 번째가 언제 나올지는요.
글쎄요, 이 페이스면 다음 주라고 해도 안 놀랄 것 같은데.
그건 남은 경기가 대답할 일이죠.

삼성 라이온즈 선수 2명이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서로 팔짱을 끼며 웃고 있는 모습, 우상단에 배지 보임
삼성 라이온즈 선수 2명이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서로 팔짱을 끼며 웃고 있는 모습, 우상단에 배지 보임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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