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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70승 선착·최원태 10K, 한화는 8연패 추락

삼성 70승 선착·최원태 10K, 한화는 8연패 추락

KBO ·

"오늘은 민호 형이 던지라고 하는 대로 던졌는데 잘 된 것 같다." 10탈삼진을 잡고 나온 선수의 소감이 이렇게 담백해도 되나 싶었어요.
9월 2일 대구에서 삼성은 롯데를 8-5로 잡고 7연승, 리그 최초 70승에 도달했습니다.
같은 날 수원에서는 한화가 KT에 6-9로 지며 8연패에 빠져 9위로 내려앉았고요.
같은 날짜 두 경기가 이렇게까지 정반대일 수 있나 싶어서, 이 흐름이 팀 구조상 뭘 뜻하는지 한 번 뜯어봤어요.

9월 2일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요?

한 줄로 압축하면 이래요.
삼성은 리그에서 가장 먼저 70승에 도달했고, 한화는 8연패로 8위 자리마저 SSG에 내주고 9위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두 문장만 보고 "삼성 우승 굳었네"라고 넘기면 이 판의 절반도 못 본 거예요.

왜냐하면 2위 KT가 삼성과 승률 0.001 차이거든요.
네, 소수점 셋째 자리.
그리고 KT는 삼성보다 3경기를 덜 치렀습니다.

  • 삼성 117경기 70승 3무 44패 (승률 0.614) · 7연승 · 잔여 27경기
  • KT 114경기 68승 3무 43패 (승률 0.613) · 2연승 · 잔여 30경기 · 0.5게임차
  • 한화 116경기 49승 3무 64패 (승률 0.434) · 8연패 · 9위
  • SSG 120경기 50승 5무 65패 (승률 0.435) · 2연승 · 8위 탈환

SSG는 같은 날 키움에 1-6으로 끌려가다 9-6으로 뒤집었어요.
대역전승 한 번에 순위가 바뀌었죠.
한화 입장에선, 지고 있는데 위에서 밧줄까지 걷어간 셈입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파란 유니폼을 입고 덕아웃에서 승리를 축하하며 모여 있는 장면. 남성 선수 약 10명이 화면 중앙에서 우측에 분포하고 있으며 상반신까지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파란 유니폼을 입고 덕아웃에서 승리를 축하하며 모여 있는 장면. 남성 선수 약 10명이 화면 중앙에서 우측에 분포하고 있으며 상반신까지 보인다.

최원태의 10탈삼진, 왜 이게 그냥 호투가 아닌가요?

기록부터 볼게요.
6이닝 4피안타 2피홈런 무사사구 10탈삼진 2실점.
이날 승리로 시즌 6승(4패), 개인 4연승이 됐어요.

여기서 눈여겨볼 숫자는 탈삼진 10개보다 사사구 0개예요.
홈런을 두 방이나 맞고도 볼넷을 하나도 안 줬다는 건, 공을 못 던진 게 아니라 맞을 걸 각오하고 존에 넣었다는 뜻이거든요.
박진만 감독 코멘트도 딱 그 지점을 짚었어요.

선발 최원태가 팀 연승을 이어가기에 충분한 호투를 해줬다. 홈런 2개를 맞았지만 4사구 없이 깔끔하게 막아주면서 선발투수의 몫을 잘 해줬다. — 박진만 삼성 감독

삼성 라이온즈 투수 1명이 화면 중앙에서 상반신까지 보이며, 흰색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는 순간 포착. 배경에 흐릿한 관중이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1명이 화면 중앙에서 상반신까지 보이며, 흰색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는 순간 포착. 배경에 흐릿한 관중이 보인다.

이게 왜 팀 구조상 중요하냐면요.
최원태는 7월 말 우측 삼두근 원위부 미세 손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가 8월 중순에 돌아온 선수예요.
복귀 후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38.
부상 복귀 선수가 이 페이스라는 건, 삼성이 9월과 가을에 쓸 선발 카드가 한 장 더 늘었다는 얘기죠.

본인은 반등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어요.

밸런스를 바꾸고 나니 좋아졌다. 2군에 있을 때 김동호, 박희수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이후로 계속 좋아졌다. 그래서 두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최원태

참고로 이날 투심 최고 구속이 152km/h까지 찍혔어요.
삼두근 다치고 온 투수가 말이죠.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은 삼성 이적 후 처음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인데, 커리어 최다는 키움 시절인 2018년 7월 5일 고척 SSG전 11탈삼진이었어요. 8년 만에 그 근처까지 돌아온 겁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투수)가 야구장에서 손을 가슴팍에 댄 절을 하는 표정으로 상반신이 화면 중앙에 클로즈업되어 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투수)가 야구장에서 손을 가슴팍에 댄 절을 하는 표정으로 상반신이 화면 중앙에 클로즈업되어 있다.

승부를 끝낸 건 결국 누구였나요?

최원태 본인 말로는 자기가 아니었대요.

1점 차에 라팍이라 힘들긴 하더라. 그래서 지찬이가 싹쓸이를 쳐줘서 고마웠다. — 최원태

김지찬이 6회 2사 만루에서 3타점 싹쓸이 3루타를 쳤어요.
이날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홈런 하나만 더 있었으면 사이클링 히트였습니다 (야속하게도 3루타가 이미 있었죠).

리드오프가 만루 찬스를 직접 청소하는 팀.
1번 타자가 이러면 하위 타선이 좀 못 쳐도 경기가 굴러가요.
삼성이 7연승 하는 동안 계속 이런 식이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가 타석에서 투구를 기다리는 배팅 포지션으로 좌측 상반신이 프레임에 들어와 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가 타석에서 투구를 기다리는 배팅 포지션으로 좌측 상반신이 프레임에 들어와 있다.

그런데 삼성, 정말 우승 굳은 건가요?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하고 싶은 얘기예요.
대부분 기사가 "역대 70승 선착 팀 정규시즌 우승 확률 77.8%(36회 중 28회)"라는 통계를 붙였어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는 63.9%(23회)고요.

근데 이 숫자, 함정이 있어요.

이데일리는 "77.8%는 잔여 경기 수와 패수 차이를 반영하지 않은 착시효과"라고 지적했고요.
동아일보는 아예 자체 AI 시뮬레이션(브래들리-테리 모형, 10만 회)을 돌려서 삼성의 최종 1위 확률을 53.8%로 산출했습니다.
전통 통계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아요.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요.
패수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삼성 44패, KT 43패.
패배 숫자는 KT가 오히려 하나 적어요.
삼성이 앞서 보이는 건 경기를 3개 더 치러서 승수가 먼저 쌓였기 때문이지, 내용에서 앞선 게 아니라는 거죠.

KT wiz 선수 2명이 야구장에서 악수를 나누는 모습, 상반신까지 프레임에 들어온다
KT wiz 선수 2명이 야구장에서 악수를 나누는 모습, 상반신까지 프레임에 들어온다

KT와의 마지막 계산, 어디까지가 확정인가요?

지금 시점에서 뭐가 확정이고 뭐가 아직 추측인지 갈라볼게요.

  • 삼성 시즌 70승 선착 · 7연승 9월 2일 대구 롯데전 8-5 승리로 확정. 2015년 이후 처음(매체에 따라 11년 만/10년 만 표기가 엇갈립니다 — 산술적으로는 11년)
  • 한화 8연패 · 9위 추락 9월 2일 수원 KT전 6-9 패배, 같은 날 SSG가 키움을 잡으며 8위 자리 교체
  • 삼성-KT 시즌 상대전적 9승 3패로 삼성 우위 9월 2일 종료 기준. 승률 동률 시 1위 결정전이 열리면 삼성이 홈 이점을 갖습니다
  • 삼성-KT 잔여 맞대결 4경기 9월 9일 대구, 10월 7일 수원 확정. 8월 28·30일 우천취소분은 별도 편성 예정
  • 삼성 최종 1위 확률 53.8% 동아일보 AI 시뮬레이션(10만 회) 결과이며 예측치입니다. 다른 매체는 역대 통계 기반 77.8%를 인용해 편차가 큽니다

여기에 변수가 하나 더 있어요.
아시안게임 차출입니다.
삼성은 김지찬·이재현·배찬승 3명이 대표팀 소집 후 8경기를 빠지고, KT는 소형준·오원석·박영현 3명이 10경기를 빠져요.
이데일리는 "KT의 마운드 공백이 더 크다"고 봤습니다. 야수 셋 빠지는 것과 투수 셋 빠지는 건 무게가 다르니까요.

그리고 이 구도,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으세요?
2021년엔 KT가 먼저 70승에 올랐고, 3경기 뒤지던 삼성이 막판에 따라붙어 KBO 단일리그 최초 타이브레이커가 열렸어요.
딱 지금이랑 팀만 바뀐 그림입니다.
2019년 SK는 106경기 만에 70승을 찍고 한때 두산에 9경기를 앞섰다가, 최종전 동률 끝에 상대전적에서 밀려 2위로 내려갔고요.
그래서 70승 선착은 축하할 일이지 도착점이 아니에요.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마운드에서 회의를 나누는 장면으로 7명이 화면 중앙에 모여 있고 좌측에 다른 선수 1명이 떨어져 서 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마운드에서 회의를 나누는 장면으로 7명이 화면 중앙에 모여 있고 좌측에 다른 선수 1명이 떨어져 서 있다.

삼성이 진짜 조심해야 할 건 KT가 아닐지도요

연승 중인 팀 기사에 잘 안 나오는 이름이 하나 있어요.
마무리 김재윤입니다.

9월 2일 등판이 시즌 56번째 출근이었어요.
스탯티즈 기준으로 이대로면 시즌 69경기 66.5이닝 페이스인데, KT 시절 한 시즌 최다 출장이 2021·2024년의 65경기, 최다 이닝이 2021년 67이닝이었거든요.
커리어 최다 출장을 갈아치우는 속도라는 뜻이에요.

성적은 좋아요.
6승 5패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17, 삼성 이적 후 개인 최고 성적입니다.
근데 마이데일리는 "3점 차 세이브 상황까지 등판시킨 것은 과도한 혹사"라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어요.
이건 기자의 분석이지 구단 공식 입장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둘게요.

다만 구조적으로 보면 일리가 있어요.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하면 한국시리즈까지 2주 넘게 쉬는 게 아니라, 그 전까지 계속 짜내야 하거든요.
1위와 2위가 0.001 차이라 매 경기가 결승전이니까 마무리를 아낄 방법이 없어요.
"가을 전에 지칠라"는 팬들 걱정이 괜한 게 아닌 겁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 4명이 마운드에서 환호하는 장면. 남성 선수들이 화면 중앙에 모여 있고 상반신까지 나오며, 만석 관중이 배경에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 4명이 마운드에서 환호하는 장면. 남성 선수들이 화면 중앙에 모여 있고 상반신까지 나오며, 만석 관중이 배경에 보인다.

한화는 대체 왜 이렇게까지 무너졌나요?

작년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이에요.
그 팀이 8월 이후 3승 17패입니다 (인사이트 집계 기준. 스포츠경향은 8월만 떼어 3승 13패로 적었는데, 집계 구간 차이로 보여요).
어느 쪽 숫자로 봐도 처참한 건 같아요.

9월 2일 KT전이 이 팀 상태를 압축해서 보여줬어요.
1회와 2회에 연속으로 실책이 나오면서 자멸했고, 이날 실책만 3개였습니다.
8회 연속 실점이 나오자 3루 관중석 팬들이 경기 끝나기도 전에 대거 자리를 떴다는 보도까지 나왔어요.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덕아웃에 앉아 있는 무드컷.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남성 선수 5명이 벤치에 앉아 있으며, 화면 우측에 한 선수가 더 있다. 상반신이 보인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덕아웃에 앉아 있는 무드컷.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남성 선수 5명이 벤치에 앉아 있으며, 화면 우측에 한 선수가 더 있다. 상반신이 보인다.

원인은 한두 개가 아니라 겹쳤어요.
포지션별로 갈라보면 이렇습니다.

  • 선발진 문동주·엄상백이 부상으로 시즌아웃. 로테이션 한 축이 통째로 비었어요
  • 불펜 김범수·이태양이 빠진 자리를 김서현·정우주가 메워야 했는데 둘 다 부진. 필승조가 사실상 무너졌습니다
  • 타선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8월 중순 이후 주전에서 빠지고 대타로만 나오는 중이에요

선발이 짧게 던지면 불펜이 갈리고, 불펜이 무너지면 타선이 더 쳐야 하는데 타선의 중심축이 벤치에 있는 상황.
이게 연쇄로 물리면 연패는 실력이 아니라 구조로 나옵니다.
김경문 감독의 경기 전 코멘트도 답답함이 그대로 묻어났어요.

지금 중요한 것은 공격이다. 팬들에게 득점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저도 많이 답답하다. — 김경문 한화 감독 (9월 2일 경기 전)

그 와중에 류현진은요?

이날 5이닝 7피안타 4실점(3자책).
삼진 5개를 추가하면서 시즌 탈삼진 101개를 채웠고, 이걸로 KBO 역대 네 번째 10시즌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을 달성했어요.

기록은 대단한데 옆에 붙은 숫자가 좀 아파요.
6월 11일 KIA전 이후 82일간 무승.
개인 최장 무승 기록을 스스로 갈아치우는 중이에요(종전은 2011년 71일).
혼자 잘 던져도 뒤가 안 받쳐주면 승리가 안 붙는다는 걸, 이 선수가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죠.

한화 이글스 선수 2명이 야구장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모습, 우측 선수(34번)가 팔을 들고 있다
한화 이글스 선수 2명이 야구장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모습, 우측 선수(34번)가 팔을 들고 있다

감독 경질 얘기는 어디까지가 사실인가요?

이 부분은 조심해서 정리할게요.
한화 팬 연대의 트럭 시위와 서명 운동은 5월경부터 여러 차례 있었고, 손혁 단장까지 묶은 "동반 사퇴" 요구로 번진 것도 사실이에요.
주최 측은 "순위가 낮아서가 아니라 납득할 수 없는 투수 운용, 덕아웃에서 선수 의견을 무시하는 행동, 선수 부상 등에 대한 항의"라고 밝혔고요.

다만 9월 2일 8연패 직후 새로 시위가 열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구단의 공식 경질 발표도 현재까지 없어요.
팬들 사이에서도 "경질은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함께 나오고 있고, 어떤 팬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어요.

보살이라 해도 저희도 사람이기 때문에 안 좋은 경기를 보면 다른 팬들과 같이 화도 나고, (선수들) 안 다치게 관리만 잘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한화 팬 인터뷰

화가 났다는 말 뒤에 붙은 게 "안 다치게 해달라"라는 게 좀 오래 남더라고요.

삼성 라이온즈 선수 1명이 파란 유니폼을 입고 화면 중앙에서 전신까지 나오며, 양손을 펼쳐 환호하는 자세. 배경에 관중과 스타디움이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 1명이 파란 유니폼을 입고 화면 중앙에서 전신까지 나오며, 양손을 펼쳐 환호하는 자세. 배경에 관중과 스타디움이 보인다.

그래서 이 판, 어디로 가나요

다시 정리하면 이래요.
삼성은 70승을 먼저 찍었지만 패수는 KT보다 하나 많고, 최원태라는 카드를 되찾은 대신 김재윤이라는 소모품 계기판이 빨간불이에요.
한화는 선발·불펜·타선이 동시에 무너져서 한두 경기 잘 던진다고 회복될 종류의 부진이 아니고요.

다음 분기점은 9월 9일 대구입니다.
삼성과 KT의 직접 맞대결이 거기서 다시 시작돼요.
시즌 상대전적은 삼성이 9승 3패로 앞서 있고, 승률이 동률로 끝나면 1위 결정전 홈 이점도 삼성 몫이죠.

근데 2019년 SK도 딱 이맘때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그리고 2021년 KT는 먼저 70승을 찍고도 타이브레이커까지 끌려갔고요.
이 리그에서 9월 초에 확정되는 건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진짜 승부는 대구에서 시작됩니다.
그때 최원태가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지, 김재윤이 며칠을 쉬고 나오는지.
이 두 개만 봐도 삼성이 지금 상황을 어떻게 읽고 있는지 답이 나올 거예요.

삼성 라이온즈 선수 남성 2명이 화면 중앙에 나란히 있고 한 선수는 뒤에서 물을 끼얹으며 축하하는 야구장 내 승리 후 장면이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 남성 2명이 화면 중앙에 나란히 있고 한 선수는 뒤에서 물을 끼얹으며 축하하는 야구장 내 승리 후 장면이다.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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