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체티노 "우승은 토트넘에", 손흥민 EPL 무관 반전 사연
먼저 결론부터요.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는, 지금으로선 생기지 않습니다.
포체티노 감독이 "2016-17시즌 챔피언은 토트넘이 됐어야 한다"고 말한 건 사실이지만 그건 공식 이의제기가 아니라 인터뷰 중 소신 발언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한마디가 왜 이렇게 커졌냐면, 첼시가 실제로 규정 위반 74건을 인정하고 징계를 받았는데 우승은 그대로 남았기 때문이에요.
그 시즌 2위가 누구였죠.
승점 86점,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의 토트넘이었습니다.
2026년 9월 10일, 미국 대표팀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첼시는 처벌을 받았고, 그들도 인정했다. 그걸로 끝이 나선 안 된다. 트로피는 2위를 차지한 토트넘에 돌아가야 한다."
그 2위 팀 스쿼드에 누가 있었는지 떠올린 순간, 한국 축구 커뮤니티가 한꺼번에 술렁였습니다.
34경기 14골 6도움. 스물넷의 손흥민이었어요.

그래서 지금 상황이 정확히 어디까지인지, 확정된 것부터 관측인 것까지 한 줄로 갈라봤어요.
이거 하나만 보고 가셔도 오늘 뉴스는 다 정리됩니다.
- 첼시, 에이전트 관련 규정 위반 74건 인정 → 벌금·유예 징계 확정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2026년 3월 벌금 1,075만 파운드, FA가 7월 벌금 1,000만 파운드를 각각 부과했습니다.
- 승점 삭감·우승 박탈 등 스포츠적 제재는 없음 애초 승점 6점 삭감 유예 처분이 나왔으나 첼시 항소로 취소되고 이적시장 등록 금지 유예로 대체됐습니다.
- 포체티노 "2016-17 챔피언은 토트넘" 발언 9월 10일 텔레그래프 인터뷰가 원출처이고, BBC·가디언·디 애슬레틱이 각자 취재·보도한 내용을 국내 매체들이 재인용했습니다.
- 2016-17시즌 우승 소급·순위 변경 절차 EPL·FA가 검토 중이라는 공식 발표는 없습니다. 현재로선 포체티노 개인 주장 단계입니다.
- 포체티노 토트넘 복귀 및 손흥민 재회 시나리오 더선이 "복귀했다면"이라는 가정으로 짠 가상 라인업 보도이고, 포체티노는 미국 대표팀과 2030년까지 계약돼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첼시의 위반은 확정 사실, 손흥민의 우승 소급은 아직 아무 절차도 밟지 않은 희망 사항이에요.
기사 헤드라인들이 "손흥민 우승 도둑맞았다", "PL 우승 돌려내" 같은 문장을 뽑아놓으니 뭔가 진행 중인 것처럼 읽히는데, 실제 진행된 건 하나도 없어요.
김칫국은 맛있지만 아직 배추도 안 절였습니다.

왜 하필 지금 이 얘기가 나왔나
타이밍이 절묘하거든요.
첼시가 2022년 구단주 교체 과정에서 아브라모비치 시절 회계 문제를 자진 신고했고, 미등록 에이전트와 제3자에게 총 4,700만 파운드를 비공개로 지급한 사실을 인정했어요.
우리 돈 855억 원 규모입니다.
그 결과가 올해 3월과 7월에 차례로 나왔는데, 벌금만 내고 끝났어요.
포체티노 입장에선 이게 참 억울했겠죠.
그가 던진 비유가 꽤 날카롭더라고요.
어떤 팀은 오프사이드 규칙을 적용받는데 다른 팀은 적용받지 않는 것과 같다. 어떤 팀에는 VAR이 있고 다른 팀에는 없다면 말이 되지 않는다. 모두에게 같은 규칙이 적용돼야 한다. — 포체티노, 텔레그래프 인터뷰
여기에 한 문장을 더 얹었는데, 이게 이 인터뷰의 진짜 속내 같아요.
"난 우승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직장을 잃었다."
규정을 어긴 쪽은 벌금 내고 트로피를 지켰고, 규정을 지킨 쪽은 준우승 하고 잘렸다는 거죠.
감독 입장에서 이건 축구 얘기가 아니라 생계 얘기입니다.

본인도 이 발언이 어떻게 읽힐지 알고 있었어요.
"제가 이런 말을 하니 첼시 팬들은 저에게 화를 낼 수도 있겠지만, 만약 토트넘이 규칙을 위반했다면 저도 똑같이 인정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거든요.
콘테와 첼시의 경기력 자체를 깎아내린 것도 아니에요.
"첼시가 좋은 축구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규정을 어겼다면 그 순간 안녕이다"가 그의 논리였습니다.

손흥민 커리어에서 2016-17이 어디쯤 있었냐면
이번 논쟁이 유독 아프게 박히는 이유가 있어요.
손흥민의 커리어를 분기점으로 쪼개보면, 그가 리그 우승에 가장 가까이 갔던 딱 한 순간이 바로 그 시즌이거든요.
그 뒤로는 매번 다른 종류의 정점을 찍었지 리그 트로피 근처엔 가본 적이 없어요.
- 2015년 · 토트넘 입단 — 포체티노 체제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고, 케인·알리·에릭센과 함께 'DESK 라인'을 만들었어요. 커리어의 진짜 출발선이었죠.
- 2016-17시즌 · 승점 86점 2위 — 34경기 14골 6도움. 케인이 29골로 득점왕, 알리가 18골. 구단 EPL 역대 최고 성적에 최다 득점·최소 실점을 동시에 달성했습니다. 리그 우승에 가장 근접했던 유일한 시즌이자, 이번 논쟁의 무대예요.
- 2018-19시즌 · 챔피언스리그 결승 — 리버풀에 졌습니다. 포체티노 시절 마지막 불꽃이었고, 감독은 2019년 11월 경질됐어요.
- 2021-22시즌 · 아시아 선수 최초 EPL 득점왕 — 23골. 개인 타이틀의 정점인데, 정작 팀 트로피는 없었습니다.
- 2024-25시즌 · 유로파리그 우승 — 주장으로서 41년 만의 유럽대항전 타이틀을 들어 올렸어요. 다만 같은 시즌 리그 성적은 17위였습니다.
- 2025년 여름 · LAFC 이적 — 유럽을 떠났습니다. EPL 우승 경력은 결국 0인 채로요.
이 목록을 쭉 보고 있으면 좀 얄궂어요.
득점왕도 했고, 유럽 트로피도 들었고, 주장 완장까지 찼는데 딱 하나 리그 우승만 비어 있거든요.
그리고 그 빈칸이 채워질 뻔했던 유일한 시즌이 하필 지금 "그때 상대가 규정을 어겼다"는 얘기가 나온 그 시즌입니다.
솔직히 저는 이 대목에서 잠깐 멍하니 스크롤을 멈췄어요.

그래서 트로피가 손흥민한테 갈까요
냉정하게 말하면 안 갑니다.
프리미어리그와 FA는 이미 징계를 확정했고, 그 징계에 승점 삭감이나 우승 박탈은 빠져 있어요.
신구단주가 자진 신고하고 조사에 협조한 점이 정상 참작됐다는 게 보도의 공통된 설명입니다.
과거 시즌 순위를 되돌리는 절차 자체가 시작된 적이 없어요.
국내 매체들 온도도 갈렸더라고요.
OSEN과 포포투(김재우 기자)는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실적으로 매우 낮다"고 대놓고 선을 그었고요.
MHN과 엑스포츠뉴스는 회의론 없이 "우승 멤버로 기록될 수 있었다"는 가정법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같은 인터뷰를 놓고 누구는 팩트체크를, 누구는 로망을 택한 거죠.
원출처가 갈린 것도 재미있는 지점이에요.
스포츠경향과 엑스포츠뉴스는 텔레그래프, 골닷컴과 포포투(박진우 기자)는 BBC, 인터풋볼은 가디언, OSEN과 MHN은 디 애슬레틱을 인용했거든요.
인터뷰는 한 번이었는데 영국 매체들이 각자 취재해 문장 배열을 다르게 편집했고, 그걸 국내 매체가 또 다른 조합으로 받아온 구조예요.
"그 순간 안녕이다"라는 표현이 엑스포츠뉴스에만 보이는 것도 그래서고요.
같은 발언인데 기사마다 온도가 다르게 읽혔다면, 그건 포체티노가 말을 바꾼 게 아니라 편집 가위가 달랐던 겁니다.

복귀설은 완전히 다른 얘기예요
여기서 많이들 헷갈리시는데요.
더선이 "포체티노가 토트넘에 복귀했다면 손흥민과 낭만적인 재회를 할 수 있었다"며 가상 라인업을 짠 보도가 있었어요.
말 그대로 가정입니다. 실제 복귀 협상도, 손흥민의 유럽 리턴 논의도 근거가 없어요.
포체티노는 2026 월드컵에서 미국을 16강에 올린 뒤 8월에 2030년까지 재계약을 마쳤고, 손흥민은 2025년 11월에 이미 유럽 임대 복귀설을 직접 부인했습니다.
다만 포체티노가 토트넘을 두고 "내가 언제든 도울 의향이 있는 유일한 클럽이다"라고 말한 건 사실이에요.
이 문장 하나 때문에 여러 기사가 우승 논쟁과 복귀설을 한 봉지에 담아버렸고, 읽는 사람만 헷갈리게 됐습니다.
두 얘기는 그냥 남남이에요.

팬들이 이 뉴스에 유난히 크게 반응한 데는 다른 이유도 있는 것 같아요.
지금 토트넘 상태가 너무 참담하거든요.
2025-26시즌엔 한때 강등권까지 밀렸다가 프랭크 감독이 2026년 2월에 경질됐고, 2026-27시즌은 개막 3경기에서 1무 2패에 무득점으로 출발했습니다.
공이 골대 근처에도 못 가는 팀을 보다가 승점 86점 시절 얘기를 들으면, 그건 뉴스가 아니라 앨범이죠.


정리하면요.
첼시의 규정 위반은 확정 사실, 징계도 확정 사실, 그런데 그 징계에 우승 박탈은 없었고 앞으로 생길 조짐도 지금은 없습니다.
포체티노의 발언은 제도적 절차가 아니라 한 감독의 7년 묵은 항변이에요.
손흥민 본인은 이번 사안에 대해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요.

그래도 하나는 남았어요.
이제 그 시즌을 기억할 때 "토트넘이 아깝게 2위 했지"가 아니라 "왜 2위였는지 한 번은 따져볼 만하다"는 문장이 따라붙게 됐다는 것.
트로피는 못 바꿔도 서사는 조금 바뀐 셈이죠.
손흥민의 EPL 커리어에서 가장 빛났던 시즌이 무관으로만 남지는 않게 됐으니, 그거 하나는 챙겨가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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