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완전체 소집, 손흥민 합류 - 모레노호 첫날 정리
"감독님께서 '벤치에 있어도 괜찮으냐'고 농담하셨어요.
저도 '싫다'고 답했고요." 천안 소집 첫날, FC서울 정승원이 취재진에게 전한 모레노 감독과의 첫 면담 장면이에요.
9월 22일 손흥민과 황희찬까지 합류하면서 대표팀 30명이 완전체가 됐고, 같은 날 오후 4시 열린 오픈트레이닝데이는 일반 신청이 0.04초 만에 마감됐습니다.
지금 천안에서 확정된 것과, 아직 아무도 모르는 것을 갈라서 정리해봤어요.
정승원 선수가 저 말을 한 건 9월 2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 입소 직후였어요.
새 감독이 첫 면담에서 "벤치에 있어도 괜찮냐"고 물었다는 거죠.
K리그1에서 30경기 8골 6도움 찍고 7·8월 이달의 선수상을 연속으로 쓸어담은 선수한테요.
농담인 건 알겠는데, 농담이 제일 무서울 때가 있잖아요.

22일 기준, 확정된 것만 먼저
기사가 하루에 스무 개씩 쏟아지는 시기라 뭐가 사실이고 뭐가 아직 추측인지 뒤섞이기 딱 좋아요.
그래서 오늘 시점에서 확정된 것과 아직 아닌 것을 먼저 갈라놓고 시작할게요.
- 로베르트 모레노, 대표팀 임시 감독 선임 (계약 11월 27일까지) 9월 1일 대한축구협회 발표, 사상 첫 스페인 출신 A대표팀 사령탑
- 9월 21일 천안 1차 소집 — K리거·J리거·중국리그파와 김민재·설영우·이태석 입소 첫날 참석 인원은 매체별로 18~19명으로 소폭 엇갈림(집계 시점 차이)
- 9월 22일 손흥민·황희찬 합류로 30명 완전체 복수 매체 공통 보도, 이날 오후 4시 오픈트레이닝데이 개최
- 9월 2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 에콰도르전이 모레노호 데뷔전 KFA 일정 공지. 이후 28일 우루과이, 10월 2일 베네수엘라, 6일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어짐
- 2027년 1월 아시안컵까지 계약 연장 여부 9~11월 6경기 성과에 따라 논의 가능성이 거론되는 단계, 확정 아님
- 4-4-2 포메이션과 손흥민·황희찬·이강인의 배치 취임 회견에서 4-4-2를 예고했고 오세훈이 "투톱을 선호하신다"고 전한 정도. 선발 라인업 관련 공식 언급은 없음
- 손흥민과 모레노 감독의 첫 대면 장면·대화 내용 22일 오후 합류 사실만 보도됐고, 본인 인터뷰나 면담 내용은 이 글 작성 시점 기준 미확인
마지막 두 줄이 좀 허탈하시죠.
솔직히 저도 그 장면이 제일 궁금했어요.
근데 아직 안 나왔습니다.
나온 척하는 글이 있다면 그건 지어낸 거예요.

0.04초, 이 숫자가 다 말해줍니다
화제성을 설명하는 데 형용사가 필요 없을 때가 있어요.
KFA가 9월 17일 오픈트레이닝데이 참가 신청을 열었는데, 일반회원 모집이 약 0.04초 만에 마감됐습니다.
선착순 200명이었고요.
거기에 가족팬 이벤트로 40명을 더 뽑아 총 240명, 노쇼를 빼도 200명 이상이 22일 오후 천안에 모일 거라는 게 현장 전망이었어요.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하고 홍명보 감독이 물러난 게 불과 몇 달 전이에요.
그때 분위기 기억하시죠.
대표팀 얘기만 나와도 한숨부터 나오던 시기.
그런데 새 감독 훈련 한 번 보겠다고 클릭이 0.04초에 몰렸다는 건, 화가 났던 게 아니라 여전히 보고 싶었다는 뜻에 가깝다고 봐요.
팬들은 뙤약볕에 일찌감치 줄을 섰고, 유니폼 입고 카페 라커룸 모형 앞에서 사진부터 찍었다고 하고요.

첫날 훈련장에서 감독이 한 일: 30명 전원 개별 면담
21일 입소 선수 전원과 일대일로 앉았어요.
전술 브리핑이 아니라 면담이요.
이게 왜 눈에 띄냐면, 모레노 감독의 과거 이력을 알면 좀 다르게 읽히거든요.
러시아 소치 팀을 맡았을 때 이 감독은 선수단과 심하게 어긋났습니다.
훈련 프로그램을 왜 이렇게 짰는지 설명하지 않았고, 결국 베테랑 선수들이 보이콧하는 데까지 갔어요.
그 경험을 본인이 직접 복기했는데, 2026년 2월 개인 홈페이지에 "감독 업무의 80%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고 적었습니다.
천안 첫날의 30명 개별 면담은 그 문장의 실천편으로 보는 해석이 많아요.

면담 분위기는 선수들 입을 통해 조금씩 새어나왔어요.
정승원한테는 "벤치에 있어도 괜찮냐"고 농담을 던졌고, 오세훈한테는 최근 아기가 태어난 걸 알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고 합니다.
오세훈 본인이 "감독님이 최근 아기가 태어난 사실을 알고 축하해주셨다"고 전했어요.
참고로 모레노 감독은 취임 회견에서 1700명 규모 선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명단을 짰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건 기량 선별 얘기고 위 축하 인사는 별개의 에피소드예요.
둘을 엮어서 "사생활까지 다 파악했다더라" 식으로 도는 얘기는 근거가 없습니다.

정승원과 송민규, 이 둘의 서사가 제일 재밌어요
이번 명단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눈이 간 두 명이에요.
둘 다 오래 기다린 케이스거든요.
정승원은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 이후 1년여 만의 재발탁이고, A매치 통산이 아직 2경기입니다.
동아시안컵은 유럽파가 빠진 대회였으니까 사실상 이번이 첫 '풀 전력' 합류예요.
손흥민·이강인·김민재와 같은 훈련장에 서는 게 처음이라는 뜻이죠.
그래서 21일에 이런 말을 남겼어요.
"아직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처음으로 흥민이 형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아직 인사를 못했지만 기분 좋게 인사를 나눌 것 같다" — 정승원, 9월 21일 입소 직후
손흥민은 그 다음 날인 22일에 합류했으니까, 저 인사가 실제로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기대 멘트만 남고 실물 장면은 미확인.
이게 은근히 감질나요.

송민규 쪽은 동선 자체가 드라마예요.
2024년 3월 태국전 이후 약 1년 반 만의 재승선이고, 지난달 말 FC서울에서 포르투갈 CD 나시오날로 이적했어요.
A매치 통산 14경기 1골.
근데 천안에 오기 직전 어디 있었냐면, 9월 20일 마드리드 더비 스카이박스였습니다.
이강인이 초대했대요.
본인 설명이 이래요.
"강인이랑 같은 비행기였는데 강인이가 먼저 연락해 자기 경기를 보러 오라더라. '알겠다, 티켓 구해줘라' 했더니 스카이박스를 마련해줘 재밌는 경기를 보고 왔다" — 송민규
티켓 구해달라 했더니 스카이박스가 나오는 인맥.
부럽다는 말밖에 안 나오네요.
그 경기에서 이강인은 선발로 89분을 소화했고 아틀레티코가 2-1로 이겼습니다.
더비 보고 비행기 타고 천안 입소, 동선이 참 알차요.

재발탁 소감도 담백했어요.
"대표팀에 다시 발탁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냥 너무 감사했다"고 했고, 유럽 진출 덕에 뽑힌 거 아니냐는 뉘앙스엔 "유럽 진출을 해서 뽑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고요.
모레노 감독 첫인상을 묻자 "점심 식사 때 처음 뵀다", "밝고, 눈동자도 초롱초롱해 보이시더라"고 했는데, 이것도 21일자 인터뷰예요.
참고로 감독 외모 평가에서 가장 후한 점수를 준 건 정승원이었습니다.
"감독님을 실제로 뵀는데 너무 잘생기셨다"고 고민도 없이 답했다고.
면담에서 벤치 얘기 들은 사람치고는 평가가 너무 후한데요.

입소 풍경 하나: 전투복과 올블랙
소집 첫날 사진 중에 재밌는 게 두 장 있었어요.
김천 상무 소속 박태준은 전투복 차림 그대로 입소했고, 김민재는 올블랙으로 맞춰 입고 나타났습니다.
같은 훈련장에 서는 두 사람의 도착 복장 격차가 이 정도라는 게 대표팀의 매력이기도 하죠.
레인저스의 김민수는 이번이 첫 A대표팀 승선인데, 합류 순번상 가장 늦게 도착하는 그룹이었어요.

그래서 24일, 뭘 보면 되냐면
9월 2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 상대는 FIFA 랭킹 25위 에콰도르입니다.
모레노 감독의 공식 데뷔전이에요.
감독이 취임 회견에서 못 박은 기준이 하나 있죠.
"이름값이 아닌 경기력".
정승원한테 벤치 농담을 던진 것도, 30명 전원과 굳이 마주 앉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히고요.

그래서 이번 경기는 결과보다 명단 배분이 진짜 관전 포인트예요.
4-4-2를 예고한 감독이 투톱에 누구를 세우는지, 오랜만에 돌아온 송민규와 사실상 첫 풀 전력 합류인 정승원에게 몇 분을 주는지.
여기서 감독의 말이 말로만 끝나는지 아닌지가 90분 안에 다 드러납니다.
솔직히 저는 데뷔전에서 완성된 축구가 나올 거라곤 기대 안 해요.
4연전 중 첫 경기고, 감독이 선수들 얼굴 익힌 지 사흘밖에 안 됐거든요.

손흥민과 모레노 감독이 처음 마주한 순간이 어땠는지, 정승원의 "흥민이 형 인사"가 실제로 어떻게 성사됐는지는 아직 빈칸입니다.
훈련 영상과 22일 저녁 이후 인터뷰가 풀리면 채워질 부분이에요.
선발 윤곽은 아마 경기 하루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조금 나올 거고요.
24일 에콰도르전 라인업과 데뷔전 총평은 경기 끝나는 대로 다시 정리해서 들고 올게요.
28일 우루과이전까지 나흘 간격이라, 이번 주는 좀 바쁩니다.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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