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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진심으로 원했다" 이강인, 맨시티전 벤치 출발 이유

"날 진심으로 원했다" 이강인, 맨시티전 벤치 출발 이유

축구 국가대표 ·

어제 목동 관중석에 빨강-흰 줄무늬가 쫙 깔렸어요.
경기도 아니고 그냥 훈련 구경인데요.
이강인이 슈팅 한 번 때릴 때마다 함성이 터졌고, 훈련 끝나고는 직접 팬들 쪽으로 걸어가 사인까지 해줬죠.
그리고 오늘 저녁 상암, 그 이름은 선발 명단이 아니라 교체 명단에 있었습니다.
아니 근데 이게 또 이해가 가는 구석이 있어요.

아틀레티코 훈련복을 입고 미소 짓는 이강인
아틀레티코 훈련복을 입고 미소 짓는 이강인

오늘 상황을 한 줄로 압축하면 이래요.
이적은 7월 25일에 이미 끝난 오피셜이고 입단식도 어제 서울에서 먼저 치렀는데, 정작 첫 무대에서 이름은 선발이 아니라 교체 명단에 있습니다.
킥오프는 오늘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 상대는 맨체스터 시티예요.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으로 경기 결과와 이강인의 출전 시간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맨시티 vs 아틀레티코 친선전 현장 풀샷
서울월드컵경기장 맨시티 vs 아틀레티코 친선전 현장 풀샷

지금 이 건에서 어디까지가 확정이고 어디부터가 추측인지, 먼저 선을 그어두고 갈게요.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강인 영입 공식 발표 7월 25일 구단 발표 — 이적료 3500만 유로에 옵션 500만 유로, 계약은 2031년 6월까지, 등번호는 7번
  • 입단식을 스페인이 아닌 서울에서 먼저 개최 8월 8일 밤 진행, 다비드 비야 이사 참석과 '레전드' 문구 특별 유니폼 전달 (뉴스1·헤럴드경제)
  • 8월 9일 맨시티전 선발 제외, 교체 명단 포함 토마 르마·파블로 바리오스 등과 함께 벤치 (스타뉴스·포포투)
  • 경기 결과와 실제 출전 시간은 아직 미확정 오늘 저녁 8시 킥오프, 이 글 작성 시점엔 확인 불가
  • 벤치 출발의 '이유'는 현지 매체끼리도 해석이 갈림 AS는 출전 시간 관리, 마르카는 상당 시간 소화 가능성 — 둘 다 관측입니다

3500만 유로짜리 이적이 3주 동안 인천을 못 넘은 사연

발표가 7월 25일이었어요.
그럼 8월 초쯤엔 마드리드에서 훈련하는 사진이 올라와야 정상인데, 이 선수는 7월 26일에 상암에서 FC서울-울산 경기를 보고 있었습니다.
흰 모자 쓰고요.
스페인 대신 K리그 직관이라니, 팬 입장에선 반가운데 뭔가 이상하죠.

이유는 그라운드 밖에 있었어요.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예술·체육요원에 편입된 상태라, 국외 이동에 별도 허가가 필요했거든요.
그 서류가 늦어지는 동안 GS챔피언스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갔고요.
본인도 이 대목은 담담하게 말했어요. "구단도, 나도 가능한 한 빨리 합류하길 원했지만, 서류를 처리하는 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고요.

경기장에서 훈련하는 아틀레티코 선수들
경기장에서 훈련하는 아틀레티코 선수들

그래서 보도 시점별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한 표에 몰아넣었어요.
기사 하나씩 따로 보면 조각으로 흩어져 있는데, 붙여놓으면 그림이 훨씬 선명해집니다.

시점그때 새로 확인된 것출처
7월 25일영입 오피셜. 3500만 유로 + 옵션 500만 유로, 계약 2031년 6월까지, 등번호 7번구단 발표
7월 26일스페인 대신 상암. FC서울-울산 K리그1 경기 직관스포츠월드
7월 말~8월 초병역특례 관련 국외여행 허가 등 서류 지연으로 합류 불발, 국내 개인 훈련 지속스포츠서울 등
8월 5일팀 K리그 1-3 맨시티. 관중 2만8036명으로 '흥행 실패' 지적스포츠경향·데일리안
8월 7일서울 고깃집에 선수단·스태프 등 약 80명 초청 저녁, 시메오네와 이적 후 첫 포옹이데일리·스타뉴스
8월 8일목동 오픈 트레이닝에서 오블락과 합동 훈련, 현장 인터뷰 진행뉴시스
8월 8일 밤서울 입단식. 홈구장 아닌 곳에서 먼저 여는 건 구단 역사상 이례적뉴스1
8월 9일맨시티전 선발 제외, 교체 명단 포함스타뉴스·이데일리

경기장에서 뛰는 아틀레티코 노란 훈련복 선수
경기장에서 뛰는 아틀레티코 노란 훈련복 선수

표를 세로로 훑어보면 재밌는 게 보여요.
7월 25일부터 8월 초까지는 축구 얘기가 거의 없어요.
행정, 서류, 개인 훈련, 직관.
진짜 축구가 시작된 건 팀이 한국에 온 8월 7일 이후입니다.

그래서 오늘 왜 벤치에서 시작하나

솔직히 저는 선발일 줄 알았어요.
구단이 입단식까지 한국에서 열어줬는데 데뷔전을 안 뛰게 한다? 그림이 안 맞잖아요.
근데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현지 매체 둘의 해석이 정면으로 갈려요.
스페인 AS는 시메오네 감독의 출전 시간 관리, 그러니까 로테이션 차원으로 봤고요.
마르카는 반대로 이강인이 이미 컨디션을 끌어올린 만큼 상당 시간을 소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같은 사실을 놓고 한쪽은 "아껴 쓴다", 다른 쪽은 "많이 쓴다"로 읽은 거예요.

중요한 건 양쪽 다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관측이라는 점이에요.
구단이 출전 계획을 발표한 적은 없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순전히 제 감상인데, 팀 훈련에 정상 합류한 지 이제 이틀 지난 선수를 90분 돌리는 감독은 별로 없죠.
벤치 출발 자체는 저는 놀랍지 않았어요.

"1위팀 나란히 충격패...이강인! 왜 상암" 자막의 축구 토크 콘텐츠
"1위팀 나란히 충격패...이강인! 왜 상암" 자막의 축구 토크 콘텐츠

다만 관중석 입장은 좀 다를 수 있어요.
데일리안은 시메오네 감독이 이강인을 오래 앉혀둘 경우 상암벌이 한 번 더 들썩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근거는 2022년 벤투호 카메룬 평가전이에요.
그때 관중석에서 이강인 이름을 연호하며 투입을 요구했던 장면, 기억하시는 분 많을 거예요.

고깃집 80명, 그리고 시메오네가 감동한 대목

이번 방한 기간에서 제일 이야깃거리가 된 건 사실 경기가 아니라 저녁 식사였어요.
8월 7일, 서울의 한 고깃집에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까지 약 80명을 불러 밥을 샀거든요.
새 팀 온 지 얼마나 됐다고.
스케일이 좀 남다르죠.

아틀레티코 선수가 어린 팬에게 저지 사인해주는 장면
아틀레티코 선수가 어린 팬에게 저지 사인해주는 장면

"이강인은 생각했던 대로 열심히 하는 선수이자 겸손하고 자신을 낮출 줄도 안다. 아틀레티코가 원하는 선수가 바로 이런 선수다." —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이데일리)

아틀레티코 감독 디에고 시메오네의 공식 인물 사진
아틀레티코 감독 디에고 시메오네의 공식 인물 사진

사람과의 관계에서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어요.
이 감독 성향을 생각하면 꽤 후한 코멘트입니다.
물론 이건 밥값이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증명해야 할 문제고요.

입단식을 왜 스페인이 아니라 서울에서 했나

이것도 많이들 궁금해하시더라고요.
8월 8일 밤, 아틀레티코는 서울에서 이강인 입단식을 열었습니다.
홈구장이 아닌 곳에서, 그것도 한국 팬들 앞에서 먼저 하는 건 쿠팡플레이 측 설명대로 구단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에요.
구단 레전드 다비드 비야 이사가 직접 왔고, '레전드' 문구가 박힌 특별 유니폼도 전달됐고요.

쿠팡플레이 배경에서 아틀레티코 1903번 저지를 공개하는 입단식 행사
쿠팡플레이 배경에서 아틀레티코 1903번 저지를 공개하는 입단식 행사

아틀레티코 감독이 입단 선수와 악수하며 인사하는 입단식
아틀레티코 감독이 입단 선수와 악수하며 인사하는 입단식

감독과 아틀레티코 입단 선수의 입단식 순간
감독과 아틀레티코 입단 선수의 입단식 순간

등번호 7번 얘기도 나왔어요.
그리즈만이 달던 번호라 부담 아니냐는 질문에 본인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높은 수준의 선수들이 달았다", "개인적으로 과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팀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요.
모범답안이긴 한데, 이런 질문에 흥분하지 않는 게 또 이 선수 스타일이죠.

입단식 행사에서 미소 짓는 아틀레티코 선수
입단식 행사에서 미소 짓는 아틀레티코 선수

아틀레티코 선수들이 참석한 인터뷰·토크 현장
아틀레티코 선수들이 참석한 인터뷰·토크 현장

아틀레티코라는 팀에 대해선 좀 더 말이 길어졌어요.
"어렸을 때부터 아틀레티코 구단을 봐왔다. 항상 하나로 뭉쳐있는 가족같은 팀"이라고 했고, "명문팀으로서 중요한 것을 이뤄왔다. 나도 선수로서 팀을 도와서 좋은 성과를 이루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적 배경을 묻는 자리에선 "ATM이 진심으로 날 원했다", "팀을 위해 120% 해내겠다"고도 했고요.

아틀레티코 팬들의 입단 환영 메시지 영상 클립
아틀레티코 팬들의 입단 환영 메시지 영상 클립

참고로 오늘 이 카드는 3년 만의 리턴매치예요.
2023년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두 팀이 붙어 아틀레티코가 2-1로 이겼고, 그날 관중이 6만4185명이었습니다.
그때 상암을 채운 이유와 오늘 상암을 채우는 이유가 같지 않다는 게 재밌는 지점이고요.

7번이 몇 분에 몸을 풀러 나가는지, 오늘은 그것부터 보게 될 것 같네요.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표기 단계가 바뀌면 이 글도 갱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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