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서 한 번도 안 졌다" 이한범 데뷔전 MOM, 주장도 감탄한 이유
토요일 아침부터 벨기에 리그 개막전 하이라이트 돌려본 분, 저 말고도 계시죠.
이적 발표 난 지 닷새, 팀 훈련은 딱 두 번 소화한 수비수가 개막전 선발로 나왔어요.
그리고 90분 뒤에 양 팀 통틀어 제일 높은 평점을 받고 트로피를 들고 있더라고요.
이틀 전까지만 해도 현지에선 '마케팅용 영입 아니냐'는 말이 돌던 선수인데 말이죠.

한 줄로 압축하면 이렇습니다.
8월 3일 클럽 브뤼헤 이적이 공식 발표된 이한범이, 닷새 뒤인 8월 8일 벨기에 주필러리그 개막전에서 90분을 뛰고 양 팀 최고 평점(풋몹 8.6)으로 공식 MOM에 뽑혔어요.
팀은 코르트레이크를 3-0으로 눌렀고, 이한범은 팀 훈련을 단 두 번 소화한 상태로 선발 명단에 들어갔습니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현지 일각에선 "적응할 시간도 없을 텐데" "한국 시장 노린 마케팅성 영입 아니냐"는 말이 돌던 참이었거든요.
그 회의론이 90분 만에 정리됐어요.
데뷔전 90분에 남은 숫자
먼저 볼 터치 146회, 팀 내 최다였어요.
수비수가 팀에서 공을 제일 많이 만졌다는 건 브뤼헤 빌드업의 출발점이 이한범 발끝이었다는 뜻이죠.
패스는 128회 중 122회 성공, 성공률 95%.
데뷔전에서 뒤로 돌려 시간 벌기 바쁜 선수의 숫자가 아니더라고요.

수비 쪽은 더 노골적입니다.
클리어링 8회, 리커버리 7회, 공중경합은 10번 붙어 8번 이겼어요.
태클 성공은 매체에 따라 2회(마이데일리·엑스포츠뉴스)와 3회(위키트리·코리아데일리)로 표기가 갈리는데, 풋몹 데이터를 옮기는 과정의 차이로 보입니다.

이 숫자들이 왜 3-0 무실점으로 이어졌냐면요.
코르트레이크가 뒷공간과 크로스로 넘길 때 첫 번째 머리가 계속 이한범이었고(공중 8승), 흘러나온 세컨볼까지 본인이 주워 담았습니다(리커버리 7회).
위험 지역에서 걷어낸 게 여덟 번.
즉 상대의 공격이 슈팅까지 가기 전 단계에서 자꾸 끊겼다는 얘기예요.

공격 쪽 지분도 있었어요.
벨기에 매체 니우스블라트는 "이한범의 훌륭한 태클이 두 번째 골의 출발점이었다"고 적었습니다.
수비에서 끊은 공이 그대로 전진해 득점으로 연결됐다는 거죠.
뒤에서 0을 지키고 앞의 3에도 한 다리 걸쳤으니, MOM 표가 그쪽으로 몰린 게 이상하지 않아요.

현지 반응이 재밌었던 게, 북쪽 관중석에서 "LEE, LEE, LEE" 구호가 나왔다고 벨기에 매체 HLN이 전했어요.
같은 매체는 "메헬러조차 감탄했다. 이한범의 데뷔전은 정말 대단했다"고도 썼고요.
구단 공식 SNS는 아예 이렇게 올렸습니다 — "첫 경기, 첫 MOM 트로피!"
"그가 벌써 보여준 모습은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다. 이한범은 한 번도 경합에서 지지 않았고, 공을 다루는 데도 강했다." — 브뤼헤 주장 한스 바나컨(매체에 따라 바나켄·파나컨으로 표기)
감독 코멘트도 나왔는데요.
현지 매체들이 이반 레코 감독의 말로 전한 문장은 "이보다 더 좋은 데뷔전은 없을 것"입니다(위키트리는 "이보다 나은 데뷔전을 바랄 수는 없을 것"으로 옮겼어요).
다만 이 감독 이름 표기는 국내 기사끼리도 교차검증이 되지 않은 부분이라, 여기서는 보도된 그대로만 옮겨둡니다.

'제2의 김민재' 프레임의 근거 세 가지
이 별명이 하루 만에 붙었는데, 그냥 분위기로 붙은 건 아니에요.
보도들이 드는 근거를 뜯어보면 크게 셋입니다.
1) 월드컵에서 나란히 선 스리백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 이한범은 오른쪽 스토퍼로 전 경기 풀타임을 뛰었어요.
김민재·이기혁과 스리백을 구성했고요.
팀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이한범은 대표팀 안에서 호평받은 몇 안 되는 선수로 꼽혔고, 이 활약이 브뤼헤 영입의 결정적 계기였다는 게 다수 보도의 설명입니다.

2) 구단 수비수 역대 최고액이라는 상징
액수 자체는 김민재의 나폴리·바이에른 이적이 훨씬 큽니다.
다만 브뤼헤가 수비수에게 700만 유로 이상을 쓴 전례가 없었다는 점, 그러니까 포지션 한정 구단 역대 1위라는 기록은 이견 없이 모든 매체가 공유해요.
김민재도 두 이적 모두 '구단 수비수 역대 최고액'은 아니었으니, 상징성만 따지면 이한범 쪽이 특이한 케이스인 셈이죠.

3) 수비와 빌드업을 동시에 하는 스타일
데뷔전에서 클리어링 8회와 패스 성공률 95%가 같이 나왔다는 게 이 프레임의 실물 근거예요.
다만 여기서 선을 하나 그어둡시다.
이건 어디까지나 언론의 수사적 프레이밍이고, 성적·개인 수상 같은 객관적 동급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90분 하나로 커리어를 재단하는 건 팬 입장에서도 좀 성급하잖아요. (물론 저도 어제는 좀 흥분했습니다)

이적료 700만이냐 1050만이냐
검색해보면 숫자가 두 개 나와서 헷갈리실 텐데, 매체별 셈법이 달라서 그래요.
트랜스퍼마크트 공식 집계는 700만 유로(약 115억원)이고 인터풋볼·인사이트가 이 값을 씁니다.
위키트리·마이데일리는 1,050만 유로(약 190억원)를 대표값으로 적었고요.
스포츠경향은 덴마크 매체 팁스블라데트를 인용해 "기본 900만 유로 + 옵션 150만 유로 + 향후 이적수익 15%" 구조를 설명하면서, 옵션을 전액 채우면 총액 약 1,050만 유로(약 172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정리하면 기본액에 옵션을 얹느냐 마느냐에서 갈리는 숫자이고, 기본액 자체도 700만과 900만으로 매체가 엇갈립니다.
원화 환산이 190억과 172억으로 달라지는 것도 환율 시점 차이죠.
지금 시점에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에요.
포지션 한정 구단 역대 최고액이라는 사실, 이건 어느 매체도 다르게 쓰지 않았습니다.

3년 전 150만 유로와의 대조
이 이적이 왜 화제냐를 이해하려면 3년 전을 같이 봐야 해요.
비슷한 조건의 사례들을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 사례 | 이적료·조건 | 그 뒤 어떻게 됐나 |
|---|---|---|
| 이한범, 2023년 FC서울 → 미트윌란 | 약 150만 유로(약 25억원) | 초기 언어·문화 적응 문제로 주전 경쟁에서 밀림. 이후 자리 잡아 지난 시즌 전 대회 49경기 출전 |
| 이한범, 2026년 미트윌란 → 브뤼헤 | 트랜스퍼마크트 집계 700만 유로 / 옵션 포함 최대 1,050만 유로 보도 | 이적 5일·훈련 2회 만에 개막전 선발 풀타임, 평점 8.6으로 MOM |
| 김민재 (프레임 비교군) | 나폴리·바이에른 이적 당시 절대 액수는 더 컸음 | 다만 '구단 수비수 역대 최고액' 기록은 아니었음. 이한범은 브뤼헤 수비수 역대 1위 |
| 브뤼헤의 올여름 | — | 올여름에 한정해 보면 선수 4명을 유럽 4대 리그로 진출시킴 |
첫 줄이 핵심이에요.
3년 전엔 벤치에서 시작해 언어부터 붙들고 있던 선수였는데, 이번엔 훈련 두 번 하고 개막전 90분을 씹어먹었습니다.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은 낙차죠.
그 3년의 49경기가 헛돈 게 아니었다는 얘기고요.

지금 확정된 것과 아직 아닌 것
- 클럽 브뤼헤 이적, 계약 2029년까지·등번호 3번 브뤼헤 구단이 8월 3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 개막전 90분 풀타임 출전과 공식 MOM 선정 8월 8일 코르트레이크전, 구단 SNS도 "첫 경기, 첫 MOM 트로피"라고 게시했어요.
- 옵션 150만 유로는 조건 충족 여부에 달림 스포츠경향이 덴마크 팁스블라데트를 인용해 전한 구조로, 실제 지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총액 1,050만 유로(약 190억원) 표기 국내 다수 매체 기준이고, 트랜스퍼마크트 집계값은 700만 유로입니다.
- 오르드녜스 복귀 이후 주전 경쟁 구도 매체 관측 단계 — 구단이 밝힌 내용은 아직 없어요.

오르드녜스가 돌아오면
이게 팬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대목일 거예요.
이한범이 개막전에 바로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엔 기존 주전 센터백 조엘 오르드녜스의 부상 이탈이 있었고, 데뷔전에선 브랜던 메헬레와 짝을 이뤘습니다.
그러니까 오르드녜스가 복귀하면 경쟁 구도가 다시 짜일 수 있어요.
다만 브뤼헤가 수비수 역대 최고액을 쓴 선수를, 그것도 개막전 MOM을 벤치로 돌리기는 쉽지 않겠죠. (여기까진 제 관측이지 구단 발표가 아닙니다)

일정도 만만치 않아요.
브뤼헤는 지난 시즌 벨기에 리그 우승으로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직행합니다.
즉 이한범 앞에 챔스 무대가 예정돼 있다는 뜻이에요.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아쉬움을 삼킨 선수한테 이만한 무대가 또 어디 있겠어요.
그래서, 지금은
본인 코멘트가 참 담백했습니다.
"팬들이 나의 이름을 불러줘서 기분이 좋았고 동료들의 도움도 컸다.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이고 싶다."
미트윌란 크리스티안 바흐 디렉터가 이적 발표 때 "이한범은 브뤼헤에서도 엄청난 성공을 거둘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는데, 첫 경기부터 이러면 그 말이 인사치레가 아니게 되죠.

한 경기로 다 판단할 순 없어요.
그래도 "마케팅용 영입"이라는 말을 90분으로 지워버린 데뷔전이라는 건 분명합니다.
다음 라운드,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 이 페이스가 이어지는지 같이 지켜보죠.
여러분은 이 선수 어디까지 갈 것 같으세요? '제2의 김민재'라는 별명, 붙일 만하다고 보시는지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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