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리어드 7월 MVP 오피셜, 9홈런 26타점 3관왕
주말 내내 KT 경기 다시보기를 돌려보다가 월요일 아침에 알림을 봤어요.
7월 월간 MVP, 힐리어드.
4월까지만 해도 방출 후보라는 말이 돌던 그 선수 맞습니다.
타율·출루율 1위였던 김지찬을 제쳤다는 게 더 화제였고요.
확정된 숫자와 아직 추측인 부분을 갈라서 정리해봤어요.
"왜 주목을 못 받는지 모르겠다" — 감독이 옳았다
이강철 감독이 7월 말에 이 말을 했을 때만 해도, 솔직히 저는 감독의 애정 어린 립서비스인 줄 알았어요.
근데 열흘 만에 KBO가 답을 줬습니다.
2026년 8월 10일, KBO는 KT 위즈 외야수 샘 힐리어드를 7월 월간 MVP로 공식 선정했어요.
4월까지 방출 후보 소리 듣던 선수가 말이죠.

지금 무슨 일인지, 숫자로 먼저
스크롤 내리기 전에 이것만 보셔도 됩니다.
7월 19경기에서 9홈런·26타점·장타율 0.743, 세 부문 모두 리그 단독 1위. 기자단 35표 중 22표를 쓸어담아 총점 39.67점으로 김지찬(29.48점)을 제쳤습니다.
타율은 0.365, 출루율 0.413이었고요.
KBO 데뷔 첫 시즌 만에 받은 상이에요.

확정된 것과 아직 추측인 것을 갈라보면
이 이슈, 기사마다 톤이 좀 달라요.
어떤 데는 "MVP 오피셜"만 담백하게 쓰고, 어떤 데는 "홈런왕 3파전 합류"까지 밀고 나갑니다.
둘은 사실 격이 다른 얘기거든요.
그래서 확정도별로 나눠봤어요.
- 7월 월간 MVP 수상 확정 — 상금 300만원·트로피 KBO가 8월 10일 공식 발표, 기자단 22표(62.9%)·팬투표 7만702표(16.5%) 반영
- KT 소속 외국인 타자로는 2020년 6월 로하스 이후 6년 만의 월간 MVP 수상 발표와 함께 다수 매체가 동일하게 보도
- 시즌 성적 타율 0.309·29홈런·92타점·OPS 0.967(8월 6일 기준 97경기) 홈런 3위, 타점 2위 — 기록 기준일 명시된 수치
- 시즌 막판 홈런왕 경쟁 합류 가능성 김도영(33)·오스틴(31)과 2~4개 차, KT가 경기 수가 적다는 점을 근거로 매체들이 거론한 관측 — 확정 아님
- 재계약·내년 활약 전망 이강철 감독의 "아마 내년에는 더 잘할 거 같다"는 코멘트 외에 구단 발표 없음
정리하면 MVP와 시즌 스탯까지가 팩트고, 홈런왕이니 재계약이니 하는 건 아직 전망의 영역이에요.
이거 구분 안 하고 읽으면 8월 말에 배신감 느낍니다 (경험담입니다).

"타율 1위가 왜 졌지?" — 김지찬과의 표차 뜯어보기
이번 발표에서 제일 말이 많았던 지점이에요.
2위 김지찬의 7월은 20경기 타율 0.431·출루율 0.506으로 둘 다 리그 1위였거든요.
31안타에 도루 6개까지, 흠잡을 데가 없었어요.
그런데도 총점에서 10점 넘게 벌어졌습니다.
갈린 건 결국 장타력이었어요.
김지찬의 기자단 표는 2표, 힐리어드는 22표.
팬투표에서도 힐리어드가 7만702표로 앞섰고요.
월간 MVP라는 상 자체가 "그 달에 누가 제일 무서웠나"를 묻는 성격이라, 9홈런·26타점·장타율 0.743이라는 조합을 이기기가 어려웠던 거죠.
둘 다 잘했는데 한 명만 받는 게 이런 상의 고약한 점이에요.

"미국에선 전형적인 파워히터였다" — 방출 후보에서 4번타자까지
이 서사가 재밌는 이유는 시작점이 바닥이라서예요.
KT는 2025년 12월 4일 앤드류 스티븐슨 대체 자원으로 힐리어드를 데려왔습니다.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30만·연봉 70만).
MLB 통산 332경기 타율 0.218이라는 숫자만 보면, 솔직히 기대치가 높을 수 없는 영입이었어요.

실제로 시작도 안 좋았고요.
4월까지 28경기 타율 0.232, 5홈런, OPS 0.728.
스프링캠프에서 주전 1루수로 쓰려던 계획도 수비 적응 실패로 접었습니다.
그래서 본래 포지션인 외야로 돌아갔고, 1루는 김현수가 맡았어요.

반등은 5월부터였습니다.
14경기에서 타율 0.340에 홈런 7개.
본인이 밝힌 이유는 의외로 단순해요.
"부족한 부분을 타격코치와 여러가지 훈련으로 잡아갔다. 스윙을 컴팩트하게 가면서 변화가 생겼다." (스포츠경향, 2026.08.05)
MLB 시절 그의 약점이 삼진율이었거든요.
2020~2025년 500타석 이상 타자 중 하위 2% 수준이었다는 기록이 있어요.
컴팩트 스윙으로 방향을 튼 게 정확히 그 구멍을 메운 셈입니다.
파워를 조금 접었더니 파워가 더 나온다는, 야구의 오래된 아이러니.

"펜스에 올라가는 선수는 처음 봤다" — 감독이 반한 순간들
이강철 감독의 코멘트를 모아보면 이 선수를 왜 참고 기다렸는지가 보여요.
부진하던 시기에도 근거가 있었던 겁니다.
"못할 때도 볼넷을 골라 걸어 나갔고 수비와 주루가 확실했다"는 게 감독 설명이었어요.
그리고 타구 속도.

6월 17일 잠실 두산전 프리배팅에서 힐리어드 타구가 펜스를 넘어 올라가는 걸 보고 감독이 웃으며 한 말이 "펜스에 올라가는 선수는 처음 봤다"였습니다.
같은 날 171km/h대 타구 속도도 나왔고요.
평소 160km/h가 기본이니 "저게 제대로 맞으면 어떨까 궁금했다"는 말이 나올 만하죠.
그 궁금증이 7월에 아홉 번 해소됐습니다.

감독이 로하스와 비교한 대목도 인상적이었어요.
"힐리어드는 로하스랑 다르게 주루와 수비가 확실히 된다"고 했거든요.
실제로 스탯티즈 WAR 5.19로 리그 3위인데, 이건 방망이만으로 나오는 숫자가 아니에요.
wRC+는 148.7(5위).

7월 17일 잠실, 만루포와 투런포
7월을 상징하는 경기 하나만 꼽으라면 이날입니다.
잠실 LG전에서 만루 홈런과 투런 홈런을 연타석으로 때렸어요.
한 경기 2홈런 6타점, 개인 최다 타점 타이기록.
에펨코리아에 올라온 그랜드슬램 영상 글에는 "쟤는 진짜 서있는거 보면 꼭 무슨 이대형같은데.. 저런 힘이 어디서 나오냐"는 댓글이 달렸는데, 이게 팬들 심정을 제일 잘 요약한 문장 같아요.

KT 성적도 같이 움직였습니다.
후반기(7월 16일부터) 12승 1무 1패.
전반기 1위였던 삼성을 밀어내고 8월 10일 기준 59승 2무 36패로 리그 선두에 올라섰어요.
7월의 힐리어드가 그 흐름 한가운데 있었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남은 두 달, 뭘 지켜보면 되나
본인은 홈런 개수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어요.
"홈런을 별로 의식하지는 않지만, 내가 쳐야 할 공은 놓치지 않는다"는 말.
라이벌로 거론되는 김도영에 대해서도 "재능 넘치고 실력 좋은 선수"라고 순순히 인정했고요.
다만 하나는 확실히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 전 경기 출장.
"선수 생활 하는 동안 출전하고 싶어도 벤치에 있어야 했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나는 늘 전경기 출장 하고 싶다." (스포츠경향, 2026.08.05)
MLB에서 수차례 DFA를 겪은 사람이 하는 말이라 무게가 다르게 들려요.
홈런왕 레이스 결과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확실한 건, 12월에 100만 달러짜리 대체 자원이라고 불리던 선수가 8월엔 리그 1위 팀의 4번타자로 트로피를 들었다는 것.
야구 오래 봐도 이런 반전은 매번 새롭네요.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표기 단계가 바뀌면 이 글도 갱신됩니다.이웃 글
2027 KBO 드래프트 하현승 키움 1순위 오피셜, 최지만 KT 지명 결과
안녕하세요, 일요일 낮부터 중계 켜놓고 드래프트 보신 분 계시죠. 저도 점심 먹다 말고 화면 앞에 앉아 있었는데요. 1순위 하현승까지는 다들 예상하던 그림이었는데
KBO
2027 신인드래프트 이호민 KIA 3순위 지명 이유
"키움 히어로즈는 부산고 투수 야수 하현승을 전체 1순위로 지명하겠습니다." 오후 2시 23분,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이 한 문장이 나오는 순간 장내가
KBO
아시안게임 야구 대만전 선발 곽빈-린이웨이 오피셜, 왕옌청 제외 배경
"왕옌청이 어떤 제한이 있는지 한국은 알고 있을 것이다." 대만 탕덩카이 감독이 툭 던진 이 한마디에, 9월 21일 대만전 마운드 그림이 통째로 바뀌었어요. 11
KBO
노시환 태극기 거꾸로 단복, 인쇄 오류 나온 이유
출국길 인터뷰 사진 보고 "어, 저 태극기 좀 이상한데?" 하셨던 분 계시죠. 눈 잘못된 거 아니었어요. 9월 18일 나고야로 떠난 야구대표팀 주장 노시환의 단복
KBO
"선수 보호 차원" 구자욱 햄스트링 교체, 삼성 비상
일단 결론부터요. 구자욱, 9회까지 뛰지 못하고 6회에 빠졌어요.<br>그것도 2사 만루에서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치고 2루에 선 직후에요.<br>허벅지 뒤를
KBO
류지현호 나고야 입국, 21일 대만전까지 남은 변수 셋
야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마지막으로 진 게 언제인지 기억하세요?<br>2006년 도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어요(공식 기록상 마지막 패배로 전해지는
K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