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건 즈베즈다 이적설, 빅클럽 유스 대신 세르비아 택한 이유
열여덟 살 여름에 유럽행 비행기를 탄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전북 현대의 2008년생 김예건이 세르비아 명문 츠르베나 즈베즈다로 향한다는 소식이 어제부터 하루 종일 타임라인을 덮었어요.
황인범이 되살아났던 팀이고, 지금은 설영우가 주전으로 뛰는 팀이라 더 눈이 가죠.
다만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 양 구단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디까지가 확정이고 어디부터가 전망인지, 팬 입장에서 차분히 갈라볼게요.

먼저 지금 상황을 한 문장으로 압축할게요.
전북 현대 18세 김예건이 세르비아 츠르베나 즈베즈다로 이적하는 데 구단 간 합의와 선수 개인 합의까지 끝났다는 보도가 8월 21일 쏟아졌지만, 양 구단의 공식 발표는 8월 22일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어요.
메디컬 테스트를 포함한 마지막 절차가 남아 있고, 매체들은 이걸 두고 "확정"과 "임박"이라는 서로 다른 단어를 쓰는 중이에요.
이적료는 즈베즈다가 전북에 지불하는 구조로 보도됐지만 액수·계약 기간·연봉은 전부 미공개고요.
"대한민국에 있으면 안 되는 아이"
이 말, 어제오늘 나온 칭찬이 아니에요.
김예건에게 축구를 처음 가르친 청주FCK 박종현 감독이 스타뉴스 인터뷰에서 꺼낸 표현인데, 읽고 나서 좀 오래 붙잡고 있었어요.
"(김)예건이는 승부욕이 굉장히 강했고, 라이벌과 경쟁 상대를 두고 어떻게든 쫓아가는 선수였다." — 박종현 감독(청주FCK), 스타뉴스
사실 이 선수의 유럽행은 이번이 첫 시도가 아니거든요.
청주FCK 시절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입단 테스트 초청을 받았고 페예노르트 테스트까지 봤는데, 코로나19로 출국 자체가 막혀버렸어요.
그래서 국내에 남아 2021년 전북 유스(금산중)로 들어온 거예요.
몇 년을 돌아 다시 유럽 문 앞에 선 셈이죠.

17세 11개월, 하필 현대가더비에서 터진 데뷔골
프로 데뷔전은 7월 4일 강원전, 후반 40분 교체 투입이었어요.
그리고 일주일 뒤 7월 11일 울산 HD와의 현대가더비에서 데뷔골이 나옵니다.
17세 11개월 4일, K리그 최연소 득점 7위이자 2008년생 선수의 리그 첫 골이었어요.
하필 더비에서 터뜨리는 것도 재능이라고 봅니다.

전북의 대응도 빨랐어요.
3월 20일 준프로 계약을 맺은 선수를 7월에 곧바로 정식 프로계약으로 전환했는데, 고교 재학 중 정식 계약은 구단 역사상 처음이었습니다.
김정훈·김준홍·강상윤 같은 선배들은 보통 고교 졸업 시점인 이듬해 1월에 전환했거든요.
이 이례적인 결정이 뒤에서 어떤 의미였는지는 조금 뒤에 다시 얘기할게요.

"확정"과 "이변 없으면" 사이 — 지금 어디까지가 사실일까요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한 대목이에요.
같은 이적을 두고 매체가 쓰는 단어의 온도가 꽤 달라요.
그래서 확정도별로 한 번 갈라봤습니다.
- 전북 현대와 정식 프로계약 체결 7월 9일 합의, 7월 13일 구단 발표 — 고교 재학 중 전환은 구단 최초
- 전북·즈베즈다 구단 합의 + 선수 개인 합의(삼자 합의) 8월 21일 스포츠조선·머니투데이 등이 복수의 이적시장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
- 메디컬 테스트 등 최종 절차 뉴스1은 22일 경기 후 세르비아 출국·메디컬 진행 예정으로 보도
- 1군 스쿼드 즉시 합류 약속 즈베즈다 측이 제시했다는 보도 인용 — 계약서로 확인된 사항은 아님
- 이적료 액수·계약 기간·연봉 전액 미공개, 어느 매체도 수치를 적지 못함
| 매체 | 쓴 표현 | 뉘앙스 |
|---|---|---|
| 뉴스1 (8/22) | "즈베즈다행 확정" | 가장 단정적. 출국 일정까지 명시 |
| 스포츠조선 (8/21) | "삼자 합의 완료", "수일 내 출국" | 합의는 끝, 절차는 남음 |
| 풋볼리스트 | "임박", "이변 없으면" | 가장 유보적 |
| 모차르트 스포츠(세르비아) | "오랫동안 관찰해 왔다" | 구단 관심의 배경 설명 |
재밌는 건 나이 표기도 갈린다는 거예요.
대부분은 "18살"로 썼는데 뉴스1은 "17세 김예건"으로 나갔어요.
2008년 8월 7일생이니 8월 22일 기준 만 18세가 맞습니다 (생일이 딱 2주 전에 지났어요).
결론적으로 지금은 "오피셜 직전 단계"로 보는 게 정확해요.

"전북하고 프로계약한 게 몇 달 안 됐잖아"
커뮤니티에서 제일 많이 나온 반응이 이거였어요.
7월에 정식 계약해놓고 8월에 유럽행이라니, 갸웃할 만하죠.
여기에 팬들이 내놓은 해석이 꽤 설득력 있었어요.
"유럽행은 오래전부터 결정된 것 같고, 프로계약을 해야 전북이 이적료를 챙기니까."
실제로 국제이적 규정상 만 18세 미만 선수의 정식 프로 신분과 해외 이적은 조건이 까다롭고, 유스 신분으로 나가면 구단은 이적료가 아닌 육성보상금 수준만 받게 돼요.
전북이 7월에 서둘러 정식 계약으로 바꾼 게 이 상황을 내다본 선제 조치였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구단이 공식적으로 그렇게 설명한 건 아니니, 여기까진 관측으로 남겨둘게요.

"설영우 선수에게 물어보니 적응이 힘들 거라고 했다"
톱스타뉴스가 전한 김예건 본인의 코멘트들이 이번 소식에서 제일 사람 냄새 나는 부분이었어요.
"설렙니다. 어렵겠지만 자신감 있게 도전하겠습니다"로 시작해서, 즈베즈다를 고른 이유는 "많은 얘기가 있었지만, 미팅하면서 마음을 열어준 팀"이라고 했대요.
"저와 플레이 스타일이 잘 맞는 팀이고, 공격진 대부분 자리에서 뛸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붙였고요.
그런데 제일 마음에 남은 건 선배 얘기였어요.
먼저 가 있는 설영우에게 물어봤더니 돌아온 답이 "적응이 힘들 거다"였다는 거예요.
보통 이럴 때 "괜찮아, 할 만해"라고 해주지 않나요.
그 말을 듣고도 가겠다고 한 열여덟 살이라는 게, 저는 좀 멋있게 읽혔어요.

출국 준비 얘기도 소박했어요.
"아버지가 같이 가신다. 영어로 인사 정도는 할 줄 안다."
세르비아어는 이제부터 배워야겠죠 (아버지 동행이라니 괜히 안심됩니다).
왜 EPL 빅클럽 유스가 아니라 세르비아냐는 질문에는, 팬덤이 이미 답을 알고 있는 분위기였어요.
양민혁·김지수·윤도영처럼 빅리그로 직행한 어린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벤치와 임대를 오갔다는 이야기가 최근 K리그 팬덤에서 계속 나왔거든요.
그래서 "즉시 1군"이라는 옵션이 오히려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커뮤니티 반응 중엔 "맨시티 유스 대신 즈베즈다 성인팀 선택한 것도 괜찮은 듯"이라는 댓글이 눈에 띄었어요.

"91년에 마르세유를 이기고 챔스 우승한 그 팀"
즈베즈다가 어떤 팀인지 모르는 분도 계실 텐데요.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최상위 명문이고, 유럽대항전 단골이에요.
단장은 전 독일 국가대표 마르코 마린이고, 지금 설영우가 주전 풀백으로 뜁니다.
황인범이 침체기에서 반등해 페예노르트, 포르투로 넘어간 발판이 된 팀이기도 하고요.
팬들 사이에선 이 클럽 역사 얘기도 재밌게 오갔어요.
"1991년 파팽의 마르세유를 이기고 유러피언컵을 우승한 팀"이라는 반가움과, "유고 내전 이후 위상이 내려앉아 이제는 챔스 진출만으로도 감지덕지"라는 냉정한 평가가 동시에 나오더라고요.
둘 다 맞는 말이에요.
그래서 이번 이적은 "빅리그 데뷔"가 아니라 "쇼케이스 무대 확보"에 가깝다고 보는 게 정확할 거예요.

구단 쪽 계산도 세르비아 현지 매체를 통해 흘러나왔어요.
모차르트 스포츠는 즈베즈다가 김예건의 기량과 성장 가능성을 오랫동안 관찰해 왔다고 전했고, 일부 매체는 향후 거액 이적료를 통한 재판매 수익까지 염두에 뒀다는 관측을 실었습니다.
냉정하게 들리지만, 사실 선수 입장에선 나쁠 게 없어요.
구단이 되팔아 이득을 보려면 선수를 실제로 뛰게 해야 하니까요.
오늘 저녁 7시 30분, 전주에서
뉴스1 보도대로라면 8월 22일 저녁 7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울산 현대가더비가 김예건의 마지막 K리그 경기가 됩니다.
데뷔골을 넣었던 그 매치업에서 작별 인사를 하게 되는 거예요.
이런 각본은 좀 반칙 아닌가요.

기록을 보면 프로 통산 9경기 1골, 준프로 시절 K3에서 11경기 3골.
U-17 대표팀에서는 31경기 9골을 넣었고, 7월 20일엔 U-20 대표팀에 월반 소집됐어요.
숫자만 놓고 보면 아직 시작도 안 한 커리어죠.
170cm, 공격형 미드필더와 오른쪽 윙을 오가는 선수가 발칸의 거친 리그에서 어떻게 버틸지는 솔직히 저도 모르겠어요.

다만 확실한 건 하나예요.
지금 이 순간까지 우리가 손에 쥔 건 "합의됐다는 보도"지 "오피셜"이 아니라는 것.
메디컬을 통과하고 사인이 끝나야 이 이야기는 진짜가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오늘 밤 그가 전주에서 어떤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걸어 나오는지를 본 다음에야 이어서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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