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복귀 첫 경기 벤치 대기, 선발 제외 배경
지난겨울에 김하성이 애틀랜타에 남는다는 소식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설렜거든요.
단기 고액 계약으로 한 시즌 제대로 보여주고 다시 FA로 나가겠다는 그림이 꽤 그럴싸했으니까요.
그런데 2026년 8월 5일, 로스터 복귀 발표가 난 지 하루 만에 마이애미전 라인업 카드에 그 이름이 없었어요.
유격수 자리는 신인 짐 자비스가 그대로 지켰고요.
반년 사이에 그림이 이렇게까지 뒤집힐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 김하성한테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요?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8월 4일 애틀랜타가 김하성을 26인 로스터로 불러올렸고, 바로 다음 날 마이애미전 선발 라인업엔 그 이름이 없었어요.
유격수 자리는 신인 짐 자비스가 그대로 지켰고요.
같은 날 구단은 호르헤 마테오를 방출 대기(DFA)로 정리했는데, 불과 이틀 전만 해도 현지에선 "마테오를 남기고 김하성을 DFA 해야 한다"는 얘기가 돌던 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구단은 남기는 쪽을 택했고, 감독은 라인업에서 뺐어요.
같은 팀 안에서 나온 두 결정이 이렇게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것도 흔한 그림은 아니죠.
- 김하성·션 머피 26인 로스터 복귀, 마테오는 DFA 8월 4일(한국시간) 애틀랜타 구단 공식 SNS 발표
- 8월 5일 마이애미전 선발 라인업 제외, 벤치 대기 아주경제·뉴스핌 등 보도. 주전 유격수는 짐 자비스 유지
- 김하성 활용 방안은 구단 내부 논의 단계 월트 와이스 감독 "그 부분은 내부적으로 논의가 있을 것"
- 좌완 상대 제한적 출전 정도만 주어질 거란 전망 MLB.com 마크 보우먼 기자 관측 — 구단이 밝힌 계획 아님

복귀 오피셜까지 났는데, 왜 하루 만에 벤치였을까요?
답은 좀 잔인할 정도로 단순해요.
지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수가 잘하고 있거든요.
짐 자비스는 김하성이 오른손 중지 염증으로 IL에 오른 7월 3일에 트리플A에서 콜업된 좌타 신인인데, 올라오자마자 11경기 타율 0.314·OPS 0.819를 찍었어요.
"반짝이겠지" 했는데 아니었어요.
누적 26경기 타율 0.263, 1홈런 10타점, OPS 0.702 근처.
화려한 숫자는 아니지만 신인 유격수한테 이 정도면 코칭스태프가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성적이죠.
와이스 감독도 "자비스는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수비에서는 매우 훌륭했다"고 했고요.
공백을 메우러 올라온 선수가 그 자리를 자기 걸로 만들어버린 겁니다.

반대편 숫자는 차마 두 번 읽기 힘들어요.
김하성의 2026시즌 메이저리그 기록은 27경기 82타석, 타율 0.068(73타수 5안타), OPS 0.239, 장타 0개.
재활 기간 트리플A 성적도 25경기 타율 0.241에 그쳤고, 최근 귀넷 18경기는 0.219로 다시 떨어졌습니다.
감독 입장에서 라인업 카드를 채울 명분이 마땅치 않은 상태예요.

이번 벤치가 처음이 아니라고요?
여기가 이 사건을 제대로 보는 열쇠예요.
'복귀 첫 경기 벤치'는 갑자기 튀어나온 사건이 아니라, 올 시즌 내내 똑같은 모양으로 반복된 장면의 네 번째 판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앞선 세 번이 어떻게 끝났는지를 나란히 놓고 보면, 이번이 유독 무거운 이유도 같이 보이더라고요.
| 시점 | 그때 상황 | 유격수 자리 | 이후 전개 |
|---|---|---|---|
| 5월 21일 | 시즌 7경기 .087/.192/.087 | 마우리시오 듀본 대체 출전 | 하루 뒤 8번 유격수로 복귀, 3타수 1안타 1도루·2경기 연속 멀티출루 |
| 6월 초 | 타율 1할대 재붕괴 | 호르헤 마테오 | 벤치행 재통보. "310억 안겼는데 벤치 멤버" 보도까지 나옴 |
| 7월 3일 | 오른손 중지 염증 재발로 IL | 짐 자비스 콜업 | 자비스가 11경기 .314·OPS .819로 자리를 굳힘 |
| 8월 5일 | 시즌 27경기 .068·OPS .239 | 짐 자비스 유지 | 로스터 복귀 첫 경기 선발 제외, 벤치 대기 |
차이가 보이시죠.
5월엔 하루 만에 라인업으로 돌아왔고, 6월엔 경쟁 상대가 대주자 성격이 강한 마테오였어요.
그런데 이번엔 마테오가 아예 방출 대기로 정리됐는데도 자리가 안 돌아왔습니다.
경쟁자가 바뀐 게 아니라, 경쟁의 성격 자체가 바뀐 거예요.

클럽하우스는 방출을 원했다는데, 단장은 왜 남겼을까요?
이 대목이 이번 주 제일 서늘했어요.
MLB.com 애틀랜타 담당 마크 보우먼 기자가 8월 2일 SNS에 이렇게 썼거든요. "단호하고 냉정한 결정을 내릴 배짱이 있다면, 마테오를 로스터에 남기고 김하성을 지명 할당해야 한다"고요.
그러면서 "이것이 현재 클럽하우스 내부의 많은 이들이 원하고 있는 결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본인도 "이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고, 실제로 구단은 반대로 갔어요.
알렉스 앤소폴로스 단장의 말은 짧고 분명했습니다.
"김하성을 내보낸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구단 공식 입장과 라커룸 온도가 이렇게 대놓고 갈리는 것도 드문 일이죠.

돈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김하성은 지난 1월 1년 2,000만 달러(약 286억 원)에 사인했는데, 이런 보장 계약은 방출해도 연봉이 그대로 나갑니다.
즉 내보내든 안 내보내든 지출은 확정이에요.
그러니 구단 입장에선 "어차피 나갈 돈, 반등 가능성에 한 번 더 걸어본다"가 계산상 이상하지 않죠.
현지 반응이 다 같지는 않아요.
스포르팅뉴스는 방출 보류 결정을 두고 "재정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경기력을 보면 납득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주전보다 백업 자원에 가깝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자비스의 활약 자체를 원인으로 짚는 시선도 있고요.
같은 결론(주전 탈환은 어렵다)에 다른 이유를 대는 셈입니다.

남은 두 달, 기회는 정말 없는 걸까요?
단정할 수는 없어요.
다만 지금 나와 있는 근거만 놓고 보면 출전 폭은 좁아 보입니다.
보우먼 기자는 "좌완 투수를 상대할 때 무언가 보여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제한적인 기회 정도만 얻게 될 것 같다"고 봤고, 와이스 감독의 활용 방안 언급도 "내부 논의"에서 멈춰 있어요.
애틀랜타는 8월 초 기준 67승 45패로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고, 트레이드 마감 시한엔 레인 토마스·베일리 폴터 같은 전력을 더 채웠습니다.
승부를 보는 팀이 굳이 실험대를 넓게 열어줄 이유는 크지 않죠.

거취 쪽 정리도 해둘게요.
8월 4일 오전 7시(현지시간)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지나면서, 김하성 관련 트레이드는 결국 성사되지 않았어요.
시즌 중반 "잔여 연봉 일부를 부담하면 유망주와 묶어 보낼 수 있다"던 현지 전망은 그대로 빗나갔고요.
일단 잔류는 확정, 그리고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 자격을 얻습니다.

반등의 실마리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에요.
5월 22일 마이애미 원정에서 8번 유격수로 나가 3타수 1안타 1도루, 2경기 연속 멀티출루를 만들었던 날이 있었잖아요.
그날 컨디션이 계속 이어졌다면 지금 이 글도 없었겠죠.
수비만큼은 이 선수의 이름값이 남아 있고, 대수비·좌완 상대 대타 같은 좁은 문이라도 결과를 내면 문은 다시 넓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팬 입장에서 이 시즌은 뭐였나요?
부진의 뿌리는 사실 개막 전에 이미 박혀 있었어요.
국내 체류 중 빙판길에서 넘어져 오른손 중지 힘줄이 파열됐고, 수술 뒤 스프링캠프를 통째로 날렸고, 마이너 재활 9경기만 거치고 빅리그로 올라왔거든요.
준비가 부족한 채로 등판대에 오른 셈이라, 다수 매체가 시즌 초 0.068의 근본 원인으로 이 대목을 지목합니다.
우리도 겨울 다치고 나면 봄 내내 몸이 안 돌아오잖아요. 그게 메이저 타석에서 벌어진 겁니다.

지난겨울 이 선수는 다른 팀의 장기 계약 제안을 마다하고, 1년에 승부를 거는 단기 고액 계약을 골랐어요.
한 시즌 제대로 보여주고 더 좋은 조건으로 다시 나가겠다는 계산이었을 겁니다.
그 계산의 8월이 지금, 라인업 카드에 이름이 없는 자리예요.
남은 두 달이 이 계약의 결론을 쓰는 시간이 됐습니다.

야구는 길고, 아직 시즌은 안 끝났어요.
저는 여전히 그 이름이 8번 타순에라도 적혀 있는 날을 기다리는 쪽입니다.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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