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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축구 4연패 도전, 15일 카타르전 관전포인트

아시안게임 축구 4연패 도전, 15일 카타르전 관전포인트

축구 국가대표 ·

1997년 9월, 도쿄에서 왼발 중거리슛 하나가 한일전 판을 뒤집던 그 장면 기억하시나요.
그 골을 넣은 24살 청년이 29년이 지나 감독이 되어 다시 일본 땅에 서 있어요.
이민성 감독의 아시안게임, 그것도 대표팀 계약이 끝나는 마지막 무대예요.
한국 남자축구는 내일 카타르를 만납니다.

지금 상황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래요.
29년 전 도쿄대첩 결승골의 주인공이 감독이 되어, 대표팀 계약 만료를 앞둔 마지막 무대에서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합니다.
경기는 9월 15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나고야 미즈호공원 럭비경기장에서 열려요.

먼저 굵직한 것만 훑고 갈게요.
D조는 한국·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 3개팀뿐이라 조별리그가 딱 2경기예요.
2차전 사우디전은 9월 22일 오후 7시. 2위 안에 들면 8강행이에요.
한국 남자축구는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까지 3회 연속 금메달을 땄고, 이번에 이기면 처음으로 4연패가 됩니다.

이민성 감독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 1명이 화면 중앙에 클로즈업되어 있으며, 여러 마이크와 스폰서 배너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모습
이민성 감독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 1명이 화면 중앙에 클로즈업되어 있으며, 여러 마이크와 스폰서 배너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모습

이민성 감독은 14일 나고야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목표로 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시즈오카 사전캠프부터 나고야에 온 뒤까지 훈련이 잘 진행됐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말이 짧고 단단하죠. 변명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말투예요.

확정된 것과 아직 아닌 것부터 갈라볼게요

대회 직전엔 기사가 쏟아지는데, 그중 어디까지가 오피셜이고 어디부터가 관측인지 섞여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먼저 선을 그어둘게요.

  • 9월 15일 19시 30분 카타르전, 나고야 미즈호공원 럭비경기장 개최 대회 공식 일정으로 다수 매체 보도(9/14)
  • 와일드카드 3인 포함 23명 최종 명단 확정, 해외파 전원 합류 완료 7월 명단 발표 후 9월 8~10일 순차 합류(한겨레 9/11)
  • 이민성 감독,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계약 만료 세계일보 9/14 보도, LA올림픽팀은 이미 김은중 감독 체제 전환(한겨레 9/11)
  • 카타르전 중계 채널 확보된 자료엔 명시되지 않았어요. 경기 전 편성표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 "결승은 한국과 일본" 전망 김대길 해설위원의 예상(한겨레 9/11)일 뿐, 대진은 8강부터 열려봐야 알아요
  • "수중전이면 한국에 유리" 이민성 감독 본인 해석(세계일보 9/14) — 근거 있는 자신감이지 확정된 이점은 아닙니다

마지막 항목이 재밌어요.
연합뉴스TV는 13일 나고야 폭우를 두고 숙소 침수, 교통 마비까지 얹어 '악조건' 쪽으로 그렸거든요.
근데 감독은 태연하게 "시즈오카 훈련 기간에도 비가 계속 내려 내일 수중전이 된다면 우리에게 유리할 거로 생각한다"고 받아쳤어요.
같은 비를 보고 한쪽은 재난, 한쪽은 훈련 효과 (이게 감독이구나 싶더라고요).

남자축구 대표팀 훈련 장면. 여러 명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초록색 필드에서 훈련 중이며, 노란색 조끼와 검정색 조끼, kt 스폰서 로고가 보인다
남자축구 대표팀 훈련 장면. 여러 명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초록색 필드에서 훈련 중이며, 노란색 조끼와 검정색 조끼, kt 스폰서 로고가 보인다

이민성이라는 사람의 29년

여기서부터는 이 대회를 그냥 경기 하나로 못 보게 만드는 이야기예요.
1997년 도쿄 국립경기장, 24살의 이민성이 왼발로 때린 공이 골망을 흔들면서 한일전이 2-1로 뒤집혔어요.
그날 이후 '도쿄대첩'이라는 말이 생겼죠.

선수 유니폼을 벗고 나선 길은 화려하지 않았어요.
2010년 용인시청 플레잉코치로 시작해 광저우 헝다, 강원, 전남, 울산, 창춘 야타이까지 11년을 코치로만 돌았거든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김학범 감독 옆자리에서 봤고요.
감독 명함은 2021년 대전하나시티즌에서 처음 받았고, 이듬해 팀을 K리그1으로 올렸어요.

그리고 2025년 5월, 연령별 대표팀 지휘봉을 잡습니다.
결승골 넣던 청년이 감독으로 일본에 돌아오기까지 29년.
드라마로 썼으면 작가가 너무 뻔하다고 욕먹었을 전개예요.

검은색 모자를 쓴 중년 남성의 얼굴이 화면 중앙 좌측에 클로즈업되어 있고, 우측 배경에는 빨간색 배너가 흐릿하게 보인다. 남성은 약간 옆을 보고 있는 상태이다.
검은색 모자를 쓴 중년 남성의 얼굴이 화면 중앙 좌측에 클로즈업되어 있고, 우측 배경에는 빨간색 배너가 흐릿하게 보인다. 남성은 약간 옆을 보고 있는 상태이다.

다만 이 서사가 마냥 훈훈하지만은 않아요.
올해 1월 AFC U-23 아시안컵에서 이민성호는 조별리그 우즈베키스탄전 0-2 패, 4강 일본전 0-1 패, 3·4위전 베트남과 승부차기 패로 무너졌거든요.
그때 흔들린 팬 신뢰가 아직 완전히 돌아오진 않았죠.
이번 대회가 '명예회복 무대'라고 불리는 이유예요.

본인도 그 무게를 알고 있는 듯했어요.
14일 회견에서 계약 만료 얘기가 나오자 이렇게 답했거든요.

천안에서 소집했을 때부터 하루하루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라는 생각에 모든 순간이 소중했다. 내일 카타르전을 비롯해 남은 경기 하나하나를 소중한 마음으로 치르며 최선을 다하겠다.

9월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국내파 13명과 첫 소집을 했을 때도 비슷한 톤이었어요.
"지금껏 해온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그게 큰 보약이 됐을 것"이라고요.
순탄치 않았다는 표현에 지난 1월이 통째로 들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남자축구 대표팀 훈련 현장. 코칭스태프 2명이 화면 상단에 서 있고, 선수들이 파란색 KOREA 유니폼을 입고 훈련 중인 모습
남자축구 대표팀 훈련 현장. 코칭스태프 2명이 화면 상단에 서 있고, 선수들이 파란색 KOREA 유니폼을 입고 훈련 중인 모습

화려한 공격진, 그런데 뒤가 불안하다는 말

선수 구성은 솔직히 설렙니다.
해외파 9명에 K리거 14명, 배준호(스토크시티)·양민혁(베스테를로)·김지수(브렌트포드)·박승수(뉴캐슬)·이현주(아로카)·이영준(그라스호퍼)·김영준(헹크)이 이름을 올렸고, 와일드카드 3장은 양현준(셀틱)·엄지성(스완지시티)·이기혁(강원FC)에 썼어요.
이 정도면 아시안게임 엔트리 치고 과한 거 아닌가 싶을 만큼 앞선이 두툼하죠.

그런데 전문 매체들의 시선은 살짝 갈려요.
한겨레(9/11)는 '3각편대'라며 공격력에 방점을 찍은 반면, 서울경제(9/12)의 축생축사 칼럼은 "공격력은 최고인데 조직력이 불안하다"는 쪽으로 더 세게 짚었거든요.
합류 일정을 보면 이 걱정이 괜한 게 아니에요.
해외파 5명이 9월 8일, 엄지성과 배준호는 9월 10일에야 합류했어요. 손발 맞출 시간이 열흘도 안 됐다는 뜻이죠.

감독도 이 부분을 정확히 인지하고 준비 순서를 짰어요.
"수비 조직력을 빠르게 다진 뒤 해외파 합류에 맞춰 전체 전술 조합을 완벽히 다듬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습니다.
먼저 수비를 굳히고 나중에 화력을 얹는 방식. 짧은 소집 기간에 쓸 수 있는 현실적인 카드예요.

파란색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남성 선수 1명이 화면 중앙에 상반신까지 보이며 경기장에서 움직이고 있는 모습
파란색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남성 선수 1명이 화면 중앙에 상반신까지 보이며 경기장에서 움직이고 있는 모습

선수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 보여요.
강상윤(전북 현대)은 "형들이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직접 봤는데 나도 아시안게임을 준비할 때 이를 대입시킬 것"이라고 했고요.
골키퍼 김준홍은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긴장도 되지만 잘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어요.
확신, 이라는 단어를 골키퍼가 쓰면 좀 든든하죠.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함께 모여 있는 단체사진. 선수들은 'Korea' 글자가 적힌 진한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있고, 노란색 조끼를 입은 관계자들이 함께 있다. 약 15명이 화면에 나오고 앉아있는 선수들과 서있는 선수들이 섞여있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함께 모여 있는 단체사진. 선수들은 'Korea' 글자가 적힌 진한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있고, 노란색 조끼를 입은 관계자들이 함께 있다. 약 15명이 화면에 나오고 앉아있는 선수들과 서있는 선수들이 섞여있다.

카타르전을 만만하게 보면 안 되는 이유

여기가 오늘 글에서 제일 강조하고 싶은 대목이에요.
카타르 상대 역대전적이 1승 5무 2패로 한국이 열세거든요.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2024 AFC U-23 아시안컵 예선에서도 0-2로 졌고요.
"동남아·중동 팀이니까 이기겠지" 하는 감각이 요즘 아시아 축구엔 안 먹혀요.

게다가 D조는 2경기가 전부라 한 경기 삐끗하면 만회할 구간이 없어요.
이민성 감독은 이 구조를 양쪽으로 다 읽었습니다.
"한 경기를 이기면 8강에 갈 확률은 더 높다. 다른 조와 똑같다고 생각한다. 매 경기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임하겠다"고요.
기회이면서 동시에 외줄타기라는 얘기예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 관계자와 선수들로 보이는 약 8명이 경기장 외부 앞에 일렬로 서 있는 장면. 왼쪽부터 정장을 입은 인물, 스포츠웨어를 입은 선수들이 순서대로 서있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 관계자와 선수들로 보이는 약 8명이 경기장 외부 앞에 일렬로 서 있는 장면. 왼쪽부터 정장을 입은 인물, 스포츠웨어를 입은 선수들이 순서대로 서있다.

주변 상황도 잠깐 훑어두면

이번 대회는 현장 여건이 좀 험해요.
조직위가 비용을 아끼려고 선수촌을 따로 짓지 않고 크루즈선·컨테이너·호텔에 각국 선수단을 분산 수용했는데, 하필 9월 8~9일 나고야 일대에 시간당 100mm 넘는 폭우가 쏟아져 숙소가 침수되고 대중교통이 마비됐거든요.
대표팀은 9월 6일 일본으로 건너가 시즈오카에서 캠프를 차렸고, 9월 12일 나고야에 들어와 마지막 담금질을 했어요.

북한 선수단도 화제였죠.
일본의 대북 독자제재로 원칙상 입국이 막혀 있지만 국제 스포츠대회 예외 조항이 적용돼, 9월 11일 북한 남자축구 선수단 1진 약 30명이 간사이국제공항으로 들어왔어요.
다만 북한은 B조(중국·UAE·이란)라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만날 일은 없습니다.

한 가지만 짚고 갈게요.
"아시안게임 4연속 금메달"이라는 말이 요즘 야구 쪽에서도 자주 나와서 헷갈리기 쉬운데, 축구는 2014 인천부터 3연속이고 이번이 4연패 도전이에요.
종목도 감독도 다른 얘기니까 섞어 읽지 마시길.

아시안게임 축구 4연패 도전, 15일 카타르전 관전포인트

같은 날 성인 A대표팀 쪽도 시끄러웠어요.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홍명보 감독이 물러나고 들어선 로베르토 모레노 임시감독이 9월 14일 첫 소집 명단을 발표했거든요.
양현준·엄지성·이기혁처럼 아시안게임에 차출된 선수들이 그 명단에서 빠지면서, 두 대표팀 이슈가 같은 날 맞물려 굴러갔습니다.

아시안게임 축구 4연패 도전, 15일 카타르전 관전포인트

내일 볼 것 세 가지

정리하면 내일 카타르전에서 눈여겨볼 건 이 정도예요.
첫째, 열흘 남짓 맞춘 수비 라인이 첫 실전에서 버텨주는지.
둘째, 배준호·양현준·엄지성으로 이어지는 앞선이 조직력 공백을 개인 능력으로 덮어버리는지.
셋째, 비가 오면 감독 말대로 정말 한국에 유리하게 흘러가는지.

아시안게임 축구 4연패 도전, 15일 카타르전 관전포인트

그리고 하나 더.
이민성 감독에게 이 대회는 명예회복이자 고별전이에요.
계약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끝나고, 2028 LA올림픽팀은 이미 김은중 감독 체제로 넘어갔거든요.
29년 전 도쿄에서 골을 넣은 사람이 이번엔 나고야 벤치에서 어떤 그림을 그릴지, 그거 하나만으로도 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아시안게임 축구 4연패 도전, 15일 카타르전 관전포인트

킥오프는 15일 오후 7시 30분.
이겨도 져도, 90분 뒤에 할 말은 많아질 거예요.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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