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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 계약 12억 상향, 키움이 먼저 나선 이유

서건창 계약 12억 상향, 키움이 먼저 나선 이유

KBO ·

야구 보다가 이런 소식에 괜히 마음이 뭉클해진 적 있으세요?
2024년 겨울에 방출 통보를 받았던 선수가, 1년 반 만에 구단으로부터 "돈을 더 드리겠다"는 말을 듣는 장면이요.
키움이 8월 31일 서건창과의 계약 총액을 6억원에서 12억원으로 두 배 올린다고 발표했어요.
선수가 요구한 게 아니라 구단이 먼저 꺼낸 얘기고, 방식도 KBO에서 전례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뭐가 확정이고 뭐가 아직 안 밝혀진 건지, 차근차근 갈라볼게요.

일단 이것만 알고 가셔도 돼요

8월 31일 키움이 발표한 내용을 한 문단으로 압축하면 이래요.
이미 체결돼 있던 2년(2027~2028년) 총액 6억원짜리 비FA 다년계약에, 계약 기간은 그대로 둔 채 옵션 특약만 얹어 총액을 최대 12억원으로 올렸다는 겁니다.
선수가 재협상을 요구한 게 아니고, 구단이 먼저 제안했어요.
서건창 본인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제안이라 처음에는 놀랐다"고 했을 정도니까요.

정리하면 이 세 줄이에요.
① 계약 기간·기존 조건은 그대로, 옵션만 추가 → 총액 6억원 → 12억원.
② 이 '기존 계약에 옵션 특약을 추가하는' 방식이 KBO에 전례가 없다고 구단이 설명했어요.
③ 체결식은 8월 31일 서울 신도림 더링크 호텔에서, 위재민 대표이사와 허승필 단장, 서건창과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고요.

빨간색 캡을 쓴 남성 선수가 KIWOOM 유니폼을 입고 베이스 주행 중인 현장 장면
빨간색 캡을 쓴 남성 선수가 KIWOOM 유니폼을 입고 베이스 주행 중인 현장 장면

그래서 뭐가 확정이고 뭐가 아직 안 나온 건데요

이런 뉴스는 며칠 지나면 꼭 이상하게 변형돼서 돌아다니거든요.
"서건창 12억 다년계약 신규 체결"이라든가, "옵션 조건이 몇 안타래" 같은 말이요.
지금 시점에서 확정된 것과 아직 확인 안 된 걸 딱 갈라놨어요.

  • 계약 총액 최대 6억원 → 최대 12억원 상향 8월 31일 키움 구단 공식 발표, 체결식까지 진행 완료.
  • 계약 기간은 2027~2028년 2년 그대로 유지 기간 연장이 아니라 금액만 조정, 구단 발표에 명시.
  • 최초 계약은 5월 20일 체결(연봉 5억+옵션 1억) 5월 시점 보도로 확인된 세부 내역, 8월 31일 기사엔 미기재.
  • 옵션 세부 트리거는 비공개 구단은 "선수가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만 설명 — 타율·안타 수 등 구체 기준은 미확인.
  • 사실상 12억 전액 보장이라는 해석 구단 설명을 근거로 한 매체·팬 관측이지, 구단이 확언한 표현은 아니에요.

여기서 제일 헷갈릴 만한 지점 하나 더 짚을게요.
계약 기간이 2027~2028년이라 "그럼 올해 잘한 건 왜 돈으로 돌아오지?" 싶으실 텐데요.
구단 코멘트를 그대로 읽으면 2026시즌 활약에 대한 재평가앞으로의 동기부여가 섞여 있어요.
어느 쪽 비중이 더 큰지는 구단이 말한 적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단정 안 할게요).

빨간 모자의 남성 2명이 야구 유니폼을 입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소통하는 현장 장면
빨간 모자의 남성 2명이 야구 유니폼을 입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소통하는 현장 장면

솔직히 이 방식이 진짜 신기한 부분이에요

금액만 보면 놀랄 규모는 아니에요.
올해 2월 노시환이 한화와 11년 307억원짜리를 찍었잖아요.
12억은 그 옆에 놓으면 반올림 오차처럼 보이죠.

근데 이건 액수 싸움이 아니에요.
보통 계약 조건을 올리려면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 쓰거나, 다음 시즌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반영하는 게 상식이거든요.
그런데 키움은 이미 살아 있는 계약을 건드리지 않고, 그 위에 옵션 특약이라는 층을 하나 더 얹었어요.
구단 설명으로는 KBO리그에 이런 전례가 없다고 합니다.
계약서를 리모델링한 게 아니라 증축한 셈이네요.

비율로 보면 더 재밌어요.
6억에서 12억이면 상향 폭 100%예요.
계약 규모가 시즌 도중에 두 배가 된 사례, 저는 기억이 잘 안 나요.

KIWOOM 유니폼을 입은 5명의 남성 선수가 배경 무대 위에 나란히 서 있고 중앙에 손을 모아 일렬로 배치되어 있으며, 좌측 텍스트에 '7대 감독' 관련 표기가 있는 현장 이미지
KIWOOM 유니폼을 입은 5명의 남성 선수가 배경 무대 위에 나란히 서 있고 중앙에 손을 모아 일렬로 배치되어 있으며, 좌측 텍스트에 '7대 감독' 관련 표기가 있는 현장 이미지

키움이 이런 구단이었나 싶어서 두 번 봤어요

여기가 이 뉴스의 아이러니 포인트예요.
키움은 모기업 없이 후원사 중심으로 굴러가는 구단이라, 오랫동안 '짠물'이라는 별명을 달고 살았거든요.
그런 팀이 선수가 요구하지도 않은 6억을 자발적으로 얹었어요.

게다가 참고삼아 적어두면, 이번에 올라간 총액 12억은 설종진 감독의 정식 계약 총액(2년 6억원)의 2배예요.
감독님 이거 보시면 기분이 좀 묘하실 것 같은데요 (물론 감독 계약과 선수 계약은 성격이 다르니 단순 비교는 안 되죠).
어쨌든 이 팀이 지금 서건창을 어느 급으로 보고 있는지는 확실히 읽혀요.

키움 상황을 알면 더 이해가 가요.
2025시즌 최하위, 감독·단장·수석코치 동반 경질이라는 초유의 인사를 겪고 설종진 감독 체제로 갈아탄 팀이에요.
젊은 선수 위주 리빌딩 한복판에서, 최고령 1번 타자가 매일 라인업 맨 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요.
구단 관계자도 "베테랑으로서 팀에 기여하는 모습을 높이 평가했다"고 딱 그 지점을 짚었어요.

남성 5-6명이 덕아웃에서 나란히 서 있거나 동료를 응원하는 모습. 회색 코트 입고 있고 우측에 빨간 양말이 보임
남성 5-6명이 덕아웃에서 나란히 서 있거나 동료를 응원하는 모습. 회색 코트 입고 있고 우측에 빨간 양말이 보임

숫자를 보면 구단 판단이 이해가 가요

발표 시점 기준 서건창의 2026시즌 성적이에요.
85경기 107안타 3홈런 31타점 56득점, 타율 0.323.
그리고 팀 내 야수 WAR 1위(2.73).
1989년생 서른일곱이 이걸 하고 있어요.

안타 107개라는 숫자도 그냥 지나칠 게 아니에요.
한 시즌 100안타를 넘긴 게 2021년 이후 5년 만이거든요.
최근 4년간은 한 시즌 100경기, 250타석조차 채우지 못했던 선수예요.
부활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데이터로 딱 떨어지는 경우도 흔치 않죠.

올해 장면 중에 제일 오래 기억날 건 8월 11일일 것 같아요.
폭염 브레이크 끝나고 재개된 LG전에서 카라스코가 퍼펙트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4회에 서건창의 내야안타 하나가 그걸 끊었어요.
서른일곱이 다리로 만든 안타요.
솔직히 저는 그 타구 뜨는 순간 아웃인 줄 알았습니다.

남성 1명이 화면 중앙에서 우측으로 바팅 스윙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상반신이 클로즈업된 야구 경기 장면. 로떼 자이언츠 유니폼 착용
남성 1명이 화면 중앙에서 우측으로 바팅 스윙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상반신이 클로즈업된 야구 경기 장면. 로떼 자이언츠 유니폼 착용

2년 전 겨울을 기억하면 이게 더 크게 와요

서건창이라는 이름을 처음 각인시킨 건 2012년 신인왕이었어요.
신고선수 출신이 신인왕을 받은 것부터가 이미 한 편이었죠.
그리고 2014년, KBO 최초로 단일시즌 200안타(201안타)를 때렸어요.
2024년 롯데 레이예스가 202안타로 넘기기 전까지 10년간 이 기록의 주인은 이 사람 혼자였습니다.
같은 해 세운 135득점도 2024년 김도영(143득점) 전까지 최고 기록이었고요.

그 뒤로는 좀 아팠어요.
2021년 키움에서 LG로 트레이드, LG에서 두 시즌 뒤 방출, KIA에서 두 시즌.
2024년 한국시리즈 우승 로스터에 1루수로 이름을 올렸는데, 그 시즌이 끝나고 KIA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어요.
우승 반지 끼고 짐 싸는 겨울이 어떤 기분일지는 저는 상상도 안 되네요.

그래서 친정 복귀 첫 시즌 인터뷰가 좀 뭉클했어요.

"집에 돌아온 것처럼 편하다. 그게 기운나는 첫번째 이유같다."
"마지막으로 꾸준히 출전했던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아서, 솔직히 지금 이런 하루하루가 즐겁다. 날마다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게 재미있다."
— 서건창, 2026년 6월 경향신문 인터뷰

사실 올해도 순탄하진 않았어요.
시범경기 기간에 손가락을 다쳐서 개막 전 재활부터 시작했고, 5월 9일 KT전에서야 선발 라인업에 돌아왔어요.
5월 12일 한화전부터 1번 타자로 고정됐고, 6월엔 7경기 28타수 13안타(0.464)를 몰아쳤죠.
그리고 5월 20일에 첫 다년계약, 8월 31일에 그 계약이 두 배가 됐고요.
넉 달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는 게 아직도 좀 안 믿겨요.

남성 2명이 나란히 서 있으며 좌측 선수는 빨간 야구 유니폼, 우측은 회색 까운을 입고 있음. 화면 중앙에 상반신이 보임
남성 2명이 나란히 서 있으며 좌측 선수는 빨간 야구 유니폼, 우측은 회색 까운을 입고 있음. 화면 중앙에 상반신이 보임

본인은 돈 얘기를 거의 안 하더라고요

계약 소감에서 서건창이 한 말이 이거예요.
"금액을 떠나 선수로서의 가치와 지금까지의 모습을 좋게 평가해주신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바로 책임 얘기로 넘어가요.
"개인 성적에만 집중하기보다 후배들을 잘 이끌고 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히어로즈가 다시 한 번 강팀 반열에 올라설 수 있도록 경기장 안팎에서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요.

6월 인터뷰에서 몸 관리 얘기하던 것도 같이 떠오르네요.
"젊었을 때 얘기 자꾸 하기 싫은데, 전에는 매순간 전력을 다했다면 지금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를 잘 구분해야 하는 것 같다."
"전에는 그냥 막 들이대도 다음날 회복됐는데, 지금은 안 된다.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닐 것."
이 대목, 서른 넘긴 분들은 다들 어딘가 찔리셨을 거예요 (저도요).

좌측 패널에 파란색 유니폼의 투수가 투구 모션을 취하는 장면, 우측 패널에 빨간색 유니폼의 투수가 투구하는 두 개의 분할 화면
좌측 패널에 파란색 유니폼의 투수가 투구 모션을 취하는 장면, 우측 패널에 빨간색 유니폼의 투수가 투구하는 두 개의 분할 화면

남은 궁금증과, 그럼에도 응원하고 싶은 이유

솔직히 아직 안 풀린 게 있어요.
옵션 트리거가 뭔지 우리는 모릅니다.
구단이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만 했으니, 사실상 보장에 가깝다는 해석이 도는 거고요.
이건 관측이지 확정이 아니라는 것만 기억해두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KBO 다른 구단이 이 방식을 따라 할지도 아직 아무도 몰라요.
다만 '계약 중간에 구단이 먼저 조건을 올려준다'는 선례가 하나 생겼다는 건, 앞으로 잘하는 베테랑들에게 꽤 의미 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커뮤니티 반응은 5월 계약 때부터 대체로 따뜻했어요.
신고선수 출신이 신인왕과 200안타를 찍고, 트레이드와 방출을 거쳐 친정에서 살아난 서사를 두고 "낭만"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왔더라고요.
동시에 전성기 때 부상과 슬럼프로 태극마크나 해외 무대 기회를 놓친 걸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함께 있었고요.
(8월 31일 발표 직후의 실시간 반응은 아직 충분히 모이지 않은 상태라, 여기까지만 옮길게요.)

저는 이번 발표에서 액수보다 이 문장이 오래 남았어요.
"현재 보여주고 있는 가치에 걸맞은 대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선수가 싸워서 받아낸 게 아니라, 팀이 먼저 알아본 거잖아요.
남은 시즌 다치지 말고, 2027년 1번 타자석에 그대로 서 있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이 계약 어떻게 보셨어요?
구단의 파격이라고 느끼셨는지, 아니면 이 정도 활약이면 당연한 대우라고 보시는지 궁금하네요.
서건창의 어느 시절이 제일 기억에 남는지도 댓글로 같이 얘기해주세요.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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