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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폭염 취소 2경기, 하루 만에 뒤집힌 이유

KBO 폭염 취소 2경기, 하루 만에 뒤집힌 이유

KBO ·

오늘 KBO 5경기 중 2경기가 통째로 지워졌어요.
8월 1일 오후 6시 예정이던 사직 삼성-롯데전, 창원 KIA-NC전이 폭염으로 취소됐거든요.
그리고 같은 날 KBO는 경기 시작을 최대 1시간까지 미룰 수 있게 하는 긴급 대책까지 내놨습니다.
어제는 그 더위에 경기를 강행해놓고 왜 오늘은 취소했느냐, 이 질문부터 순서대로 풀어볼게요.

도로에 물을 분사하는 화물차로 폭염 대응 장면
도로에 물을 분사하는 화물차로 폭염 대응 장면

오늘 KBO 5경기 중 2경기가 사라졌어요.
8월 1일 오후 6시 시작 예정이던 삼성-롯데(사직)KIA-NC(창원)가 폭염으로 취소됐고, 수도권 등 나머지 3경기는 예정대로 열렸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KBO가 폭염 긴급 대책을 따로 발표했어요.
야구 일정표가 더위한테 밀린 하루였습니다.

시간 순서부터 한 번 훑고 갈게요.

  • 7월 31일 오후 3시경 — 사직구장 지열 71도(열화상 기준). 물을 뿌린 뒤에도 인조잔디 62도, 천연잔디 42도
  • 7월 31일 저녁 — 삼성-롯데전 강행. 롯데 손성빈이 1회 종료 후 미열·두통·구토 증상으로 2회 교체
  • 8월 1일 오후 2시 9분 — 경남 양산 41.6도. 하루 만에 국내 최고기온 재경신(전날 41.4도)
  • 8월 1일 오후 2시 30분경 — 창원 38.5도, 부산 사직동 38도인 상태에서 취소 논의
  • 8월 1일 오후 — 사직·창원 2경기 취소 확정, KBO 폭염 대책 동시 발표

41.6도를 표시하는 온도계와 거리 분수대에서 피서하는 시민들
41.6도를 표시하는 온도계와 거리 분수대에서 피서하는 시민들

숫자가 좀 비현실적이죠.
부산 금정구가 40.5도, 창원 40.4도, 김해 40.6도까지 올라갔고 양산은 41.6도를 찍었어요.
종전 기록이 2018년 강원 홍천의 41.0도였으니까, 이틀 연속으로 관측 기록이 갈아엎힌 셈입니다.
이런 날 야외에서 아홉 이닝을 뛴다는 게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얘기였어요.

'프로야구 폭염취소 8월 1일 사직·창원 2경기 취소' 타이틀 이미지
'프로야구 폭염취소 8월 1일 사직·창원 2경기 취소' 타이틀 이미지

어제는 하고 오늘은 안 한 이유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이 이거예요.
규정부터 보면 KBO는 폭염경보(일 최고기온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 예상) 기준이 충족되면 경기 취소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폭염주의보는 33도 이상 2일 기준이고요.
그러니까 규정상 요건은 이미 전날에도 성립해 있었다는 지적이 여러 매체에서 나왔어요.

결정 주체도 갈려 있어요.
경기 시작 에는 KBO 경기운영위원이, 시작 에는 심판위원이 기상청 상황을 확인해 판단합니다.
이번 8월 1일 취소에 대해 KBO는 "경기 개시 시각에도 기온이 37도 이상 지속된다는 예보에 따라, 관람객과 선수단의 안전 및 건강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혔어요.
매체별로 어느 기준이 결정적이었는지 강조점이 조금씩 다른데, 실제로는 두 기준이 같이 적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2026년 8월 1일 토요일 KBO 경기 일정표
2026년 8월 1일 토요일 KBO 경기 일정표

롯데 자이언츠 스타디움에 '폭염으로 인한 경기 취소' 안내 메시지 표시
롯데 자이언츠 스타디움에 '폭염으로 인한 경기 취소' 안내 메시지 표시

2024년 첫 폭염 취소와 나란히 놓고 보면

KBO 1군에서 폭염으로 경기가 취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2024년 여름에 이미 겪었고, 그때와 올해 수치를 나란히 놓으면 상황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구분2024년 (첫 폭염 취소)2026년 8월 1일
해당 경기롯데-LG (울산 문수)삼성-롯데(사직), KIA-NC(창원)
그라운드 상황잔디 온도 50도까지 상승 보도사직 지열 71도(7/31 열화상), 물뿌림 후에도 인조잔디 62도·천연잔디 42도
지역 최고기온확인되지 않음양산 41.6도, 김해 40.6도, 부산 금정 40.5도, 창원 40.4도
취소 결정 시점 기온확인되지 않음창원 38.5도, 부산 사직동 38도(오후 2시 30분경)
시즌 내 폭염 취소총 4차례이번 2건 (역대 누적 5·6번째)
당시 대책혹서기 더블헤더 금지, 야간경기 우선 편성경기 시작 최대 1시간 지연, 중대경보 지역은 취소도 검토

2024년 문수구장 잔디가 50도였는데 2년 만에 사직 지열이 71도예요.
21도가 더 올라간 겁니다.
기록 경신이라는 말이 이렇게 반갑지 않은 분야도 드물어요.

야구장 그라운드 온도 영상(73.4도 최대, 65.8도 최소)
야구장 그라운드 온도 영상(73.4도 최대, 65.8도 최소)

전날 그라운드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

어제 사직에서 나온 장면들이 오늘 결정의 배경이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거예요.
롯데 손성빈은 8번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1회가 끝난 뒤 미열과 두통, 구토 증상을 보였고 2회부터 유강남으로 교체됐습니다.
구단은 "경과를 지켜보았으나 2회에도 증상이 이어져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 진행했다"고 설명했어요.
황성빈도 1회말 내야안타 뒤 주루 중 어지럼증을 호소했는데, 수분을 섭취하고 경기를 이어갔고요.

폭염 중 경기장에서 롯데 포수 선수가 물을 마시는 모습
폭염 중 경기장에서 롯데 포수 선수가 물을 마시는 모습

경기 뒤 인터뷰가 더 셌어요.
프로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말하는 경우, 흔치 않거든요.

"솔직히 경기 하기 싫었다. 이런 더위는 살면서 처음이었다."
"바람도 안 불고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빨리 해가 졌으면 좋겠다" — 구자욱(삼성), 7월 31일 경기 후 (OSEN)

전병우도 "연습할 때부터 날씨가 무더워서 걱정이 많았다", "상대 팀도 우리 팀도 어지러움증을 호소했는데 끝날 때쯤 힘들긴 했다"고 했어요.
창원 쪽도 사정은 같았습니다.
NC 이호준 감독은 "애들이 숨이 턱턱 막히니까 밖에서 훈련을 아예 시킬 수가 없다"고 했고, KIA 이범호 감독은 "1시간 거리 차이인데도 아래 지역이 확실히 덥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어요.
NC 권희동의 대책은 이거였고요. "얼음찜질을 하든지... 그렇게 버텨야 할 것 같다."

NC Dinos 현장에서 39.7도 폭염 중 물 분사로 경기장을 식히는 장면
NC Dinos 현장에서 39.7도 폭염 중 물 분사로 경기장을 식히는 장면

KBO가 새로 꺼낸 카드

8월 1일 발표된 대책의 핵심은 두 줄로 정리됩니다.
첫째, 고척스카이돔을 제외한 모든 구장에서 KBO 경기운영위원과 구단 경기관리인 협의를 통해 경기 시작을 최대 1시간까지 지연할 수 있게 됐어요.
둘째,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지역은 지연 개시뿐 아니라 취소 여부까지 적극 검토합니다.
KBO는 "관람객과 선수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경기 진행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라고 밝혔어요.

KBO 긴급 대응안으로 '최대 1시간 지연' 등 신규 대책을 설명하는 텍스트
KBO 긴급 대응안으로 '최대 1시간 지연' 등 신규 대책을 설명하는 텍스트

여기서 '폭염중대경보'는 기상청이 올해 신설한 단계예요.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이어지는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이거나 최고기온 39도 이상일 때 발령됩니다.
부산은 7월 31일에 이미 이 경보가 걸려 있었고요.
기존 폭염경보보다 한 단계 위 기준이 야구 규정과 맞물리기 시작한 겁니다.

35도 폭염 기준과 KBO 경기 취소 조건을 설명하는 상세 인포그래픽
35도 폭염 기준과 KBO 경기 취소 조건을 설명하는 상세 인포그래픽

KBO 로고와 '폭염중대경보' 텍스트가 있는 인포그래픽
KBO 로고와 '폭염중대경보' 텍스트가 있는 인포그래픽

지금 확정된 것과 아직 아닌 것

  • 8월 1일 사직 삼성-롯데전, 창원 KIA-NC전 취소 KBO가 당일 오후 결정, 스포츠경향·머니투데이 등 다수 매체 보도
  • 경기 시작 최대 1시간 지연 운영(고척돔 제외) 8월 1일 KBO 발표문에 명시된 내용
  • 취소된 2경기의 재편성 일정 KBO는 추후 편성한다고만 밝혔고, 구체적 날짜는 아직 나오지 않았어요
  • 원정 경기 고척돔 이전·돔구장 확대 요구 여론 차원에서 언급되는 얘기일 뿐, 이번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삼성과 창원 경기장의 온도 비교(38.5도 vs 37.9도)와 KBO 폭염 취소 정책 설명
삼성과 창원 경기장의 온도 비교(38.5도 vs 37.9도)와 KBO 폭염 취소 정책 설명

팬들이 화난 지점은 조금 다릅니다

취소 자체보다 통보 시점이 문제였어요.
7월 31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50대 삼성 팬 최모 씨는 "경기를 보기 위해 대구에서 이곳까지 왔다. 취소가 되면 너무 허무할 것 같다"면서도, "취소를 할거면 팬들이 경기장으로 출발하기 전인 오전에 취소하는 게 합리적일 것 같다"고 했습니다.
30대 김모 씨도 "예상되는 기온이 정해져 있는 만큼 미리 판단해 경기를 취소해야 한다"고 했고요.
대구에서 부산까지 왔는데 오후 2시 반에 취소 소식을 들었다고 생각하면, 화가 안 날 수가 없죠.

야구장 관중석에서 물을 맞는 관객들의 모습
야구장 관중석에서 물을 맞는 관객들의 모습

참고로 해외는 통일 규정 자체가 없어요.
MLB와 일본프로야구는 구단·심판 재량에 맡기는 구조인데, 일본은 최근 2군 경기에서 온열질환으로 경기가 중단·취소된 사례가 나오면서 선수회가 돔구장 편성 확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준을 문서로 갖고 있다는 점에서는 KBO 쪽이 오히려 앞서 있는 셈이에요.
문제는 그 기준을 언제 누르느냐였고요.

폭염으로 건조한 해바라기 꽃
폭염으로 건조한 해바라기 꽃

결국 어제의 71도가 오늘의 대책을 만든 하루였네요.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표기 단계가 바뀌면 이 글도 갱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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