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빌라 9이닝 101구 무실점 완봉, SSG 3276일 만의 기록
"야구를 시작하고 처음 완봉승을 해봤다."
9월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101구를 다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온 남자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그리고 곧바로 던진 다음 문장이 진짜 폭탄이었어요.
"SSG에 영원히 남는 건 장담할 수 없지만, 2년은 꼭 여기서 던지고 싶다."
그런데 지금 포털에서 같이 튀어오르는 이름은 정작 이 선수가 아니라 코디 폰세거든요.
왜 그런지부터 짚고 갈게요.
"2년은 꼭 여기서 던지고 싶다" — 이 말을 한 사람은 폰세가 아니에요
먼저 이것부터 정리하고 갈게요.
지금 검색어에 코디 폰세가 같이 뜨는데, 9월 4일 완봉승을 던진 건 폰세가 아니거든요.
주인공은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페드로 아빌라입니다.
폰세는 기사에서 "지난해 MVP인 그 선수보다 낫다"는 비교 기준으로만 등장했어요. 지금 폰세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이고요.

솔직히 저도 제목만 보고 3초 정도 헷갈렸어요.
"폰세가 돌아왔나?" 했다가 본문 열고 아, 아니구나 했거든요 (매체 제목 장인들 참 대단하십니다).
그래서 오늘은 2026년 9월 4일 인천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이 재계약 얘기가 어디까지 진짜인지를 한 번에 갈라놓을게요.
한눈에 보는 9월 4일 인천
- 누가 : 페드로 아빌라(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 언제·어디서 : 2026년 9월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두산전 선발
- 기록 : 9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101구 완투 완봉 / 팀은 4-0 승
- 의미 : SSG 랜더스 창단(2021년) 이후 구단 최초 완봉승, SK 시절 포함하면 구단 통산 19번째
- 공백 : 직전 완봉승은 2017년 9월 15일 스캇 다이아몬드 — 3276일 만
- 말 : 경기 후 본인이 "2년은 꼭 여기서 던지고 싶다"며 재계약 의사 공개

"8회 끝나고 한 이닝만 더 던지겠다고 했어요"
경기 흐름이 진짜 드라마였어요.
8회초 만루 위기가 걸렸는데, 타구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본인도 홈 송구는 생각도 못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박성한이 그냥 홈으로 던져버렸고, 그게 통했습니다.
아빌라가 인터뷰에서 박성한 얘기를 굳이 먼저 꺼낸 것도 그 장면 때문이에요. "되게 열심히 하는 프로페셔널한 선수"라고요.
그리고 8회가 끝나고, 본인이 먼저 감독·코치에게 한 이닝 더 던지겠다고 했대요.
9회초에 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올 때 속으로 뭐라고 빌었는지 아세요?
"제발 교체만 아니었으면."
다행히 올라온 코치의 말은 교체가 아니라 "홈런 맞아도 2점이니 타자와 승부에 집중하라"였고요.

야구를 시작하고 처음 완봉승을 해봤다. 이 순간을 위해 지금까지 노력했던 게 많이 떠오른다.
— 페드로 아빌라, 경기 후 인터뷰(OSEN)
여기서 제일 웃겼던 건 아내 얘기예요.
완봉승 하겠다고 늘 큰소리를 쳐왔는데, 직전 등판에서 7이닝만 던지고 내려왔더니 아내가 "왜 2이닝을 더 못 던졌냐"고 했다는 거죠.
그래서 다음엔 무조건 보여준다고 했고, 그걸 진짜 해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투수 코치는 아내였던 걸로.

트리플A 7.50에서 KBO 1.40까지 — 숫자로 보면 더 이상해요
이 선수가 왜 화제인지는 커리어 수치를 나란히 놓고 보면 바로 이해가 돼요.
불과 얼마 전까지 마이너에서 두들겨 맞던 투수가, 지금 KBO에서 리그 최강 소리를 듣고 있거든요.
그리고 사람들이 자꾸 폰세를 소환하는 이유도 이 표를 보면 납득이 갑니다.
| 구분 | 리그·소속 | 주요 성적 |
|---|---|---|
| 2025시즌 | NPB 야쿠르트 스왈로스 | 평균자책점 4.04 — 두각 없었음 |
| 2026시즌 초반 | 마이너리그 트리플A | 한때 평균자책점 7.50까지 상승 (일간스포츠 보도) |
| 2026시즌 KBO | SSG 랜더스 | 9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1.40 |
| 참고 · 후반기 | KBO 리그 순위 | ERA 1.65로 리그 2위 (1위 고영표 1.64, 머니투데이 요약) |
| 비교축 · 코디 폰세 | 2025 한화 → 현 토론토 | 2025시즌 17승 1패 ERA 1점대, 정규시즌 MVP |
1년 전 NPB에서 4점대였고 올해 트리플A에서 7점대까지 갔던 투수가, 지금 KBO에서 1.40을 찍고 있습니다.
이게 대체 외국인선수로 들어온 케이스라는 게 더 웃겨요.
2025년 7월 초, 앤서니 베니지아노 대체로 총액 40만 달러(연봉 38만 + 옵션 2만, 약 5억 원)에 왔거든요.
요즘 KBO 외국인 몸값 생각하면 거의 땡처리 코너에서 명품 건진 수준입니다.

참고로 후반기 ERA 1.65와 고영표와의 0.01 차이는 OSEN 원문이 아니라 2차 요약 자료에서 확인된 수치예요.
완봉승 피안타 수도 OSEN 원문은 3피안타인데 일부 요약본은 2피안타로 나옵니다.
이런 건 굳이 하나로 우겨서 쓰기보다 원문 기준(3피안타)을 우선하는 게 맞다고 봐요.
완봉승이 왜 이렇게 난리냐면요
요즘 야구에서 완봉승은 정말 안 나옵니다.
이번 게 KBO 리그 통산 874번째 완봉승이고, 2026시즌으로는 세 번째예요.
4월 24일 아담 올러(KIA), 5월 24일 양창섭에 이어 103일 만에 나온 거고요.
구단 입장에서는 더 큽니다.
SSG 랜더스라는 이름이 생긴 2021년 이후로 완봉승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SK 와이번스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나오는데, 그게 2017년 9월 15일 잠실 두산전 스캇 다이아몬드입니다.
그 사이가 3276일. 계산해보면 9년 가까이 되는 시간이에요.

그러니까 이번 완봉승은 "잘 던졌네" 수준이 아니라, 구단 역사책 한 줄이 새로 써진 날인 거죠.
매체들이 제목에 "9개 구단 초비상"을 박아넣은 것도 이 맥락이에요.
SSG 빼고 나머지 아홉 팀 입장에선 이런 투수가 내년에도 인천에 남는 게 반가울 리가 없으니까요 (물론 이건 매체의 해석적 표현이지 실제 구단 코멘트는 아닙니다).
그래서 재계약, 어디까지가 진짜예요?
여기가 제일 헷갈리는 부분이라 단계별로 갈라놨어요.
본인이 "2년 더"라고 말한 건 사실이지만, 그게 곧 계약은 아니거든요.
- 9월 4일 두산전 9이닝 무실점 101구 완봉승, SSG 4-0 승 OSEN 등 매체 경기 기록 보도 — 확정 사실
- 2025년 7월 초 대체 외국인선수로 총액 40만 달러 SSG 입단 구단 계약 건, 당시 발표 기준
- 본인이 "2년은 꼭 여기서 던지고 싶다"며 잔류 의사 공개 9월 4일 경기 후 OSEN 인터뷰 — 선수 개인 희망 표명 단계
- 이숭용 감독 "계약을 잘해서 내년 풀타임 소화하는 모습 보고 싶다" 같은 날 경기 전 코멘트 — 현장 희망이지 프런트 발표 아님
- 메이저리그 복귀 가능성 제기 재계약 요청 이전 일각에서 나온 관측, 구체적 구단·오퍼 확인된 바 없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구단 프런트의 공식 협상 개시나 금액 관련 발표는 아직 없어요.
지금 나온 건 선수 본인의 희망 + 감독의 희망, 딱 두 개예요.
물론 그 둘이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건 협상 시작 전 분위기로는 꽤 좋은 신호긴 하죠.

아빌라는 지금 KBO리그에 와있는 외국인투수 중에 가장 안정감이 있다. (…) 우리가 계약을 잘해서 내년 시즌 꼭 풀타임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 이숭용 SSG 감독, 9월 4일 경기 전(OSEN)
여기서부터는 제 생각인데요.
감독이 경기 전에 이미 "계약을 잘해서"라는 표현을 쓴 게 저는 좀 인상적이었어요.
보통 이 정도 표현은 구단 내부에서 어느 정도 방향이 잡혀 있을 때 나오거든요.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뉘앙스 읽기고, 외국인 선수 계약은 시즌 끝나고 뒤집히는 일이 워낙 많으니 확정처럼 받아들이진 마세요.
"영원히는 장담 못 하지만, 2년은요"
저는 이 발언의 화법이 좋았어요.
영원히 남겠다고 했으면 오히려 빈말처럼 들렸을 텐데, 굳이 "영원히는 장담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2년이라고 못을 박았잖아요.
딱 자기가 책임질 수 있는 만큼만 말한 거죠.
1년 전 NPB에서 4점대였고, 올해 초 트리플A에서 7점대까지 갔던 사람이 하는 말이라 무게가 더 실립니다.

대체 선수로 5억에 왔던 투수가 구단 9년 만의 완봉승을 던지고, 자기 입으로 "2년 더"를 말했어요.
이제 공은 인천 프런트로 넘어갔습니다.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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