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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등급 매기면 F급" 나고야 운영 작심 비판 이유

유승민 "등급 매기면 F급" 나고야 운영 작심 비판 이유

축구 국가대표 ·

대한체육회장이 대회 기간 중에 개최국 조직위를 공개 저격했어요.
유승민 회장이 9월 24일 나고야 메인미디어센터에서 "ABC 등급을 매기자면 F급", "낙제점"이라고 말했거든요.
축구는 버스가 야구장으로 갔고, 농구는 결승전 당일 훈련이 통째로 취소됐고, 야구는 세탁 때문에 외부 업체를 따로 계약했어요.
그런데 같은 날 조직위는 "대회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지금 확정된 사실과 아직 추측인 것만 한 줄씩 갈라서 정리해볼게요.

F급, 낙제점, 심각한 무능

대회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참가국 체육회장이 개최국 조직위를 공개 저격했어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9월 24일 나고야 메인미디어센터(MMC) 기자회견에서 이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운영을 두고 "ABC 등급을 매기자면 F급"이라고 했거든요.
외교적 완충어 없이 그냥 F예요.
IOC 위원까지 지낸 분이 대회 기간 중에 이 표현을 꺼냈다는 건,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남성 1명이 화면 중앙에 기자 인터뷰를 받고 있으며 상반신까지 보인다. 마이크를 들고 있는 기자 손이 좌측 프레임에 부분적으로 나온다.
남성 1명이 화면 중앙에 기자 인터뷰를 받고 있으며 상반신까지 보인다. 마이크를 들고 있는 기자 손이 좌측 프레임에 부분적으로 나온다.

발언을 그대로 옮기면 이래요.
"초반보다는 나아지고 있지만 숙소, 수송 배차, 훈련 환경 등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낙제점을 줄 만하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갔죠.
"이런 이슈들이 계속 발생한다면 심각한 무능", "조직위원회가 핑계를 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나고야 대회 현장에서 마이크를 들고 있는 중년 남성 1명이 화면 중앙에 클로즈업되어 있고, 좌우로 관계자와 언론인들 약 10여 명이 둘러싸인 브리핑 현장 장면
나고야 대회 현장에서 마이크를 들고 있는 중년 남성 1명이 화면 중앙에 클로즈업되어 있고, 좌우로 관계자와 언론인들 약 10여 명이 둘러싸인 브리핑 현장 장면

확정 사실과 아직 아닌 것

이 이슈는 기사가 워낙 쏟아져서 뭐가 공식이고 뭐가 관측인지 뒤섞이기 쉬워요.
그래서 확정도부터 갈라놨습니다.
여기부터 보시면 나머지 내용이 훨씬 편하게 읽혀요.

  • 유승민 회장 "F급·낙제점" 공식 발언 9월 24일 나고야 MMC 기자회견, KBS·중앙일보·뉴스1·이데일리 등 다수 매체 공통 보도
  • 남자 농구대표팀, 결승 당일 오전 훈련 전면 취소 9월 20일 훈련용 셔틀버스 미배차 — 그리고 일본을 67-57로 꺾고 12년 만의 금메달
  • 축구대표팀 버스가 경기장 아닌 야구장으로 이동 9월 15일 카타르전 당일, 미즈호 럭비장 대신 인근 야구장행으로 30분 지연
  • 조직위, 하키 경기서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 오재생 후 사과 9월 18일 한국-방글라데시전, 조직위 관계자가 당일 밤 선수단 사무실 방문 사과
  • KBO, 호텔 세탁 지연으로 외부 업체 자체 계약 9월 24일 머니투데이 등 보도 — 일본·대만·중국도 동일 문제
  • 조직위 개선 여부 같은 날 마쓰오 유타 부국장은 "대회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입장 유지 — 실제 개선 확인 안 됨
  • 세탁 지연 기간 3~4일 vs 24시간 이상 머니투데이는 "3~4일", 스포츠조선은 "24시간 이상"으로 전해 수치가 매체별로 다름
  • 유 회장 발언의 정확한 워딩 다수 매체는 "F급", 머니투데이는 "C까지면 C, F까지면 F" 취지로 뉘앙스가 소폭 다름

정리하면 사고 사례는 거의 다 공식 확인된 사실이고, 불확실한 건 오히려 '앞으로 나아지느냐' 쪽이에요.
대회는 10월 4일까지고, 아직 반환점도 안 돌았거든요.

축구 — 3일 연속, 그리고 야구장

순서대로 보면 헛웃음이 나요.
9월 14일 U-23 남자 축구대표팀 관계자의 기자회견 이동 차량이 숙소에 오지 않아 일정이 밀렸고요.
9월 15일 카타르전 당일에는 팀 버스가 경기장인 미즈호 럭비장이 아니라 인근 야구장으로 갔어요.
예정보다 30분 늦게 도착했죠.

여기서 웃픈 포인트.
그 야구장에서는 이번 대회 야구 경기가 열리지도 않아요.
야구는 나고야시가 아니라 아이치현 내 다른 도시에서 진행 중이거든요.
그러니까 "야구장이라 착각했다"는 변명도 성립이 안 되는 구조예요.
다음 날인 16일에는 회복 훈련장 가는 차량이 아예 배정 안 돼서 대체 차량으로 20분 지각했습니다.
3일 연속이에요. 이민성 감독 속은 어땠을까요.

여성 1명이 빨간색 옷을 입고 화면 좌측에 짐을 끌고 있으며, 남성 2명(파란색·빨간색 옷)이 우측에 짐을 들고 있다. 공항 복도 같은 실내 장소로 보임. 상반신 위주로 노출.
여성 1명이 빨간색 옷을 입고 화면 좌측에 짐을 끌고 있으며, 남성 2명(파란색·빨간색 옷)이 우측에 짐을 들고 있다. 공항 복도 같은 실내 장소로 보임. 상반신 위주로 노출.

입국 단계부터 예고편이 있었어요.
9월 17일 도코나메 주부국제공항에 들어온 한국 선수단이 셔틀버스 배정 지연으로 최소 3시간을 기다렸고, 탁구 등 일부 종목은 5시간을 넘겼습니다.
조정 대표팀은 기다리다 지쳐 사비로 택시를 탔어요.
국가대표가 택시비를 각자 내고 이동하는 아시안게임이라니.

남성 1명이 카누를 타고 물 위에서 패를 저으며 스포츠 경기 중이다. 흰색·검은색 유니폼 착용, 클로즈업 각도로 상반신까지 보인다.
남성 1명이 카누를 타고 물 위에서 패를 저으며 스포츠 경기 중이다. 흰색·검은색 유니폼 착용, 클로즈업 각도로 상반신까지 보인다.

농구 — 결승 당일에 훈련이 사라졌다

제일 충격이었던 건 9월 20일 남자 농구예요.
결승전 당일 오전, 훈련용 셔틀버스가 배정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어요.
결국 오전 훈련이 전면 취소됐습니다.
결승. 상대는 개최국 일본. 그 아침에 훈련을 못 했어요.

그런데 결과는 67-57 승리,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금메달이었어요.
이건 진짜 소리 질렀습니다.
유 회장도 같은 날 이 얘기를 꺼냈죠.

환경이 선수를 지배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환경을 지배해야 한다. 남자 농구대표팀이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9월 24일 MMC 기자회견)

솔직히 저는 이 말이 멋있으면서도 좀 씁쓸했어요.
선수가 환경을 이겨야 하는 상황 자체가 정상은 아니니까요.
일본 현지에서도 같은 온도였나 봐요.
닛칸스포츠 보도가 올라간 야후재팬 댓글창에서 일본 네티즌들이 "홈팀 일본이 금메달을 따더라도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취지로 조직위를 비판했다고 스타뉴스가 전했습니다.
개최국 팬이 자기 조직위를 까는 그림, 흔치 않죠.

흰색·검은색 유니폼의 한국 선수단 남녀 약 15명이 금메달을 들고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펼치며 단체 기념촬영하는 장면. 정면에서 촬영.
흰색·검은색 유니폼의 한국 선수단 남녀 약 15명이 금메달을 들고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펼치며 단체 기념촬영하는 장면. 정면에서 촬영.

세탁 전쟁 — 여기서 KBO가 달랐다

이번 대회 별칭이 하나 더 붙었어요. 세탁 전쟁.
대만 야구대표팀 사정이 제일 딱했습니다.
주장 천민츠의 말이 이래요.

한국전을 치른 후 선수들이 새벽까지 빨래하느라 모두 늦게 잤다. 빨래를 마치니 새벽 3~4시였다. 오전 6~7시쯤 다시 일어나야 해서 사실상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 대만 야구대표팀 주장 천민츠 (차이나타임스 등 보도)

프로 선수가 국제대회 경기 끝나고 유니폼을 손으로 빨다 새벽 4시를 맞았다는 거예요.
그 상태로 22일 태국전에 나갔고요.
같은 팀 팡창융 선수는 유니폼·양말 세탁 불가 통보를 듣고 "유니폼이 물에 녹는 옷인가"라고 했대요.
이 한마디에 현장 분위기가 다 담겨 있죠.

야구 선수들 남성 5명이 하얀색·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나란히 서서 악수하며 인사하는 장면. 카메라 정면에서 촬영.
야구 선수들 남성 5명이 하얀색·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나란히 서서 악수하며 인사하는 장면. 카메라 정면에서 촬영.

그런데 한국 야구대표팀은 이 사태를 비껴갔어요.
KBO가 사전답사 때 세탁 문제를 미리 파악하고 외부 세탁업체를 자체 섭외해둔 덕분이에요.
호텔 서비스는 세탁물 회수까지 3~4일(스포츠조선 기준으로는 24시간 이상)이 걸렸는데, 우리 대표팀은 그 줄에 안 섰던 거죠.
이번 대회에서 제일 칭찬받아야 할 실무가 이거라고 봐요.
사고를 막은 건 티가 안 나서 기사도 잘 안 나오지만요.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 7-8명이 필드에서 나란히 서 있거나 걷고 있는 장면. 흰색 유니폼에 'Korea' 표기, 경기 중 또는 인터뷰 진행 중인 무드컷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 7-8명이 필드에서 나란히 서 있거나 걷고 있는 장면. 흰색 유니폼에 'Korea' 표기, 경기 중 또는 인터뷰 진행 중인 무드컷

류지현 감독의 야구대표팀은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했고, 21일 대만전도 잡았어요.
같은 날 밤 상대는 새벽 4시까지 빨래를 했고, 우리는 잤습니다.
승패의 전부는 아니지만 무관하다고도 못 하겠네요.

조직위 해명 — "선수들이 안 나온 경우도 있었다"

여기서 이 글의 긴장 구도가 나와요.
유 회장 회견이 있던 9월 24일 오전, 조직위 숙박 담당 마쓰오 유타 부국장도 MMC 브리핑을 했거든요.
기조가 정반대였습니다.

그는 "대회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유지했어요.
수송 문제 원인에 대해서는 "각국 선수단의 요구가 다르다", "버스를 배차했으나 선수들이 나오지 않은 경우도 곳곳에서 있었다"고 했습니다.
선수들이 안 나왔다는 쪽으로 무게를 옮긴 표현이죠.
물론 "각국 선수단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고 있다"는 말도 함께 했어요.

유 회장이 앞서 지적한 지점이 정확히 여기예요.
"대회 조직위원회의 입장이 제각각 다르다. 하나의 목소리로 전달되지 않는다."
같은 날 오전과 오후에 정반대 진단이 나온 걸 보면… 회장님 말이 맞았네요.

남성 1명이 화면 중앙에 오른쪽을 바라보며 인터뷰 중이고, 상반신까지 노출된다. 좌측 프레임에 마이크를 드는 기자 손이 부분 보인다.
남성 1명이 화면 중앙에 오른쪽을 바라보며 인터뷰 중이고, 상반신까지 노출된다. 좌측 프레임에 마이크를 드는 기자 손이 부분 보인다.

한국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

이 대목은 짚어야 공정해요.
피해를 본 게 우리만이 아니거든요.
태국 올림픽위원회 부사무총장 찰릿랏 찬드루벡사는 AFP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크루즈선과 호텔 객실 수는 실제 선수단 규모와 맞지 않는다", "정말 혼란스럽다"고 했어요.
태국은 의료진이 숙소 문제로 나고야에서 1시간 30분 떨어진 곳에 머물렀다고 하고요.
솔직히 우리보다 더 심각한 케이스입니다.

운영 오류 목록도 종목을 안 가려요.
9월 18일 하키에서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나왔고요.
19일 여자 핸드볼 한국-홍콩전에서는 양국 국가 연주가 생략됐고 전광판 점수·퇴장 시간 오류까지 났어요.
22일 근대5종 시상식에서는 금메달을 딴 한국을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으로 소개했다가 정정했습니다.
23일에는 e풋볼 한국-카타르전에서 대기실 안내 오류로 카타르가 DNS(경기 불참) 처리됐어요.
일주일 사이입니다. 일주일.

왜 이렇게 됐나 — 선수촌이 없다

여기가 이 사태의 뿌리예요.
이번 대회는 별도의 대규모 선수촌 없이 숙박을 컨테이너 숙소·호텔·대형 크루즈선(코스타 세레나호) 세 곳으로 쪼갠 구조입니다.
체육계 관계자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하계 아시안게임 중 선수촌 없이 치르는 건 이번이 유일해요.
숙소가 세 군데로 흩어지면 수송은 자동으로 난이도가 올라가죠.
버스가 엉뚱한 데 가는 사고가 우연이 아니라 설계의 결과라는 얘기예요.

위에서 촬영한 항공 사진으로, 주차장과 임시 컨테이너 건물들이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고 일렬로 배치된 조용한 시설 장면.
위에서 촬영한 항공 사진으로, 주차장과 임시 컨테이너 건물들이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고 일렬로 배치된 조용한 시설 장면.

배경에는 돈이 있어요.
조직위는 애초 예산보다 약 3,700억엔(한화 약 3조 2,000억원)이 초과됐다는 이유로 운영비 절감을 강조했습니다.
그 절감분이 어디로 갔냐면, 숙박·수송·세탁 부족분을 각국 선수단이 자기 돈으로 메우는 쪽으로 갔어요.
KBO가 세탁업체를 따로 계약한 것도, 조정팀이 택시비를 낸 것도 다 이 구조의 결과입니다.
비용은 줄었는데 그 비용이 사라진 게 아니라 이사 간 거죠.

참고로 이번 대회는 1994년 히로시마 이후 32년 만의 일본 하계 아시안게임이에요.
앞서 크루즈선 접안 기념행사에서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형상화한 인물이 등장해 대한체육회가 유 회장 명의로 OCA·조직위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한 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조직위가 운영한 '무장 역할놀이 포토스폿'에 도요토미 관련 콘텐츠가 또 등장해 추가 논란이 됐어요.
재발 방지 요구 뒤에 재발. 이러니 "핑계"라는 단어가 나오는 거예요.

남은 열흘, 그리고 전주 올림픽

유 회장은 이번 대회 목표 금메달을 40~45개로 제시했어요.
대회 초반 성적이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목표 달성은 가능하다고 봤고요.
그리고 한마디 더 붙였죠.
"이런 이슈에 관해서는 1초도 늑장 대응하지 않겠다."

같은 회견에서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얘기도 나왔어요.
전북 단독 개최 추진이 난항인 상황에서 분산 개최 가능성에도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나고야에서 벌어지는 일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지금, 이 발언이 그냥 행정 멘트로만 들리지는 않더라고요.
규모를 줄이면 돈은 아끼는데 선수는 어디서 자고 어떻게 이동하냐는 질문이 남으니까요.

남성 1명이 화면 중앙에서 약간 좌측을 바라보며 인터뷰하고 있으며 상반신까지 보인다.
남성 1명이 화면 중앙에서 약간 좌측을 바라보며 인터뷰하고 있으며 상반신까지 보인다.

아무튼 우리 선수들은 이 난장판 속에서도 결과를 냅니다.
버스 없이 결승 아침을 보낸 농구는 12년 묵은 금메달을 가져왔고, 야구는 9월 25일 일본과 슈퍼라운드 1차전을 치러요.
노시환과 대표팀, 이번엔 최소한 잠은 푹 자고 나갈 수 있겠죠.
대회는 10월 4일까지예요. 남은 기간 부상 없이, 버스만 제때 오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이번 대회 운영에 몇 점 주시겠어요? F가 과했다고 보시는지, 아니면 오히려 후하다고 보시는지 댓글로 알려주세요.

확정되면 이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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